공공기관, 막대한 부채는 ‘뒷전’ 직원 학자금 지원 ‘펑펑’

최병춘 / 기사승인 : 2013-10-21 13: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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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산하기관, 특목고 고액학자금도 전액지원

[토요경제=최병춘 기자]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국가 공사 및 공공기관이 임직원 자녀에게 무한 학자금 지원을 하는 등 무분별한 복리후생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부채가 심하기로 손꼽히는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들의 경우 임직원 자녀의 자립형사립고·특수목적고의 학비를 전액 지원하는 등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또 각 항만공사에도 과도한 학자금 문제가 드러나면서 공공기관의 전반에 걸쳐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규정 어기면서까지 학자금 무한지원 나서

국토교통부 8개 산하기관은 중·고등학교 학자금 지원시 일반고에 비해 최대 5배까지 많은 자사고·특목고 학자금을 전액 지급하고, 의무교육인 일반중학교와는 달리 자사중·특목중에도 전액 학자금 지원을 하여 형평성 논란과 함께 복지후생비의 과도한 지출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에게 국토부 12개 산하기관들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국토부 12개 산하기관은 임직원에게 중·고등학생 학자금으로 총 80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산하기관은 임직원의 복리후생을 위해 자녀들의 중·고등학교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고보다 최대 5배이상 학비가 비싼 자사·특목고도 전액 지원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산하기관의 1인당 연평균 학자금 지원을 분석해 보면, 일반고가 120만원이 지원되는 것에 비해 자사고·특목고는 220만원이 지원됐으며,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 일반중학교는 학자금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사중·특목중에 다니는 경우 연평균 270만원씩이 지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주택보증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일반고 자녀들에게 1인당 100만원을 지원했는데, 자사고·특목고는 1인당 480만원으로 약 5.3배 많이 지원했고, 한국도로공사는 일반고 120만원, 자사고·특목고는 450만원을 지원하여 약 3.75배 차이가 났다.

의무교육인 중학생 학자금으로도 한국공항공사가 1명에게 580만원, LH는 20명에게 1인당 연평균 240만원, 한국도로공사는 19명에게 410만원을 지급하는 등 최근 5년동안 산하기관은 중학생 82명에게 총 2억 1970만원을 지급했다.

특히, 2012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은 A국제중에 다니는 학생에게 842만을 지원했고, 올해에는 대한지적공사가 B특목중에 다니는 학생에게 학자금지원으로 762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산하기관은 ‘복리후생규정’에서 복리후생비를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기재부의 ‘2009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지침’에서도 주택대출금, 학자금, 개인연금 등은 과도한 복리후생이 되지 않도록 합리적으로 편성하도록 규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자사·특목고 전액지원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

기재부 지침뿐 아니라 자체규정마저 어기고, 고등학교 학자금 지원시 한도를 정하지 않은 기관은 대한지적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대한주택보증 5곳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수자원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3곳은 일반고의 약 2배인 400만원 정도를 한도로 정하고 있다.

의무교육인 중학교 학자금 지원을 계속 하고 있는 기관은 LH,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교통안전공단, 대한지적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대한주택보증 등 9곳이나 된다.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공무원 자녀의 고등학교 학자금은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만 지원하고 있으며, 서울시에 있는 국·공립 및 사립 고등학교의 평균 지급액(2012년 180만원)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심재철 의원은 “복지후생비는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며 “국토부 산하기관은 고등학교 학자금 지원시 자사고‧특목고 자녀들에게 과도한 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일반고 기준에 맞춰 한도를 정해야 하고, 의무교육인 중학교는 학자금 지원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의원은 “국토부와 기재부는 국토부 산하기관에 대하여 과도한 복리후생비가 사용되는지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익감소·부채증가에도 과도한 복리후생 ‘여전’

국토부 산하기관 뿐 아니라 각 항만공사에도 무분별한 학자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은 부산, 인천, 울산, 여수·광양 항만공사는 기획재정부의 예산 편성 지침을 무시한 채 학자금을 무상대여하고, 주택자금 저리 대출 등 편법적인 복리후생을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지침에 의해 2009년부터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학자금 무상지원이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4개 항만공사에서는 무이자 대여라는 편법적인 방법을 이용해 최근 3년간 10억 원을 넘게 지원했다는 것이다.

이들 공사는 또 지난해 주택자금 대출 연평균 금리는 4.63%임에도 불구, 시중금리 절반도 되지 않는 2%라는 저리로 대출을 해줬다. 최근 3년간 대출 총금액만 26억이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항만공사들은 공기업 가운데서도 대졸 초임이 최상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30개 공기업 중 울산항만공사와 여수광양항만공사의 대졸 초임 연봉은 인천공항공사(3918만원)에 이어 2, 3위로 각각 3692만원, 3501만원으로 분석됐다. 부산항만공사 역시 연봉 상위 10개 공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항만공사들이 받는 혜택에 비해 생산성은 턱 없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간 부산, 울산, 여수·광양 항만공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1년 대비 각각 32%, 39%, 48% 대폭 감소했으며 부채는 7조원를 넘어섰다. 이자 또한 최근 3년간 3168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만공사의 경우 하루 부채이자만 약 2억원에 달했으며, 여수·광양항만공사 1억7000만원, 인천항만공사도 9500만원의 이자를 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항만공사들이 당기순이익 감소와 많은 부채에도 불구하고 편법적인 복리후생의 이자금액까지 떠안아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는 일반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 ‘신의 직장’ 논란을 빚는 항만공사들의 방만 경영을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제재와 경영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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