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 국내 고객 차별 첫 조사의지 표명 ‘관심’
국정감사, 누수결함·계열사 부당지원 등 집중성토
국내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내 소비자에 대한 가격과 서비스 차별 문제로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그동안 해외 판매차와 현격히 다른 가격 차이와 서비스로 종종 소비자들의 불만이 대상이 됐던 국내외 차별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이에 현대차의 국내 고객 차별에 대해 공정거래위가 처음으로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귀추가 주목된다. 또 차량 누수결함과 계열 금융사 부당지원 행위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등 현대차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가 한꺼번에 불거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내수시장 독·과점과 이를 이용한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A/S-에어백 등 여전한 국내외 고객 차별, “국민생명은 옵션인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내수점유율은 75% 이상으로 국내 자동차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 이날 감사에서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독과점으로 국내소비자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신 의원에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에쿠스의 경우 여전히 해외 판매가와 400만원 정도 차이가 있으며, 쏘나타나 그랜저 등은 눈에 보이는 가격차이가 없다하더라도 에어백과 A/S 등에서 외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실제적으로 아직도 국내소비자가 외국 소비자들에게 비싸게 사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A/S 차별의 경우 미국에서는 동력계통 부품을 10년 10만마일(16km), 일반부품은 5년 6만마일(9만6천km) 까지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동력계통 부품의 경우 5년 10만km, 일반 부품은 3년 6만km 수준이 불과했다.
또 부식장치의 경우 미국에서는 7년간 거리무제한으로 보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부식보증은 아예 명시돼 있지 않았다.
그 외에도 미국에서는 고장 뿐 아니라 사고시에도 24시간 출동긴급서비스를 5년 거리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음에도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명시된 규정은 없지만 3년 6만km를 보장하고 있다. 이 또한 오로지 차 자체 문제시에만 인정하고 사고시에는 안되는 실정이다.
또한, 현대차는 미국의 규정을 들어 4세대 에어백을 장착시키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규정미비를 이유로 들어 고급차종을 제외하고는 2세대 에어백을 사용하고 있다. 4세대 에어백을 선택하고 싶어도 고급차가 아니면 국내 소비자들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 의원은 “싼타페 물새는 것을 비유한 수타페 문제라던가 사고시 에어백이 미작동되는 것도 고객과실로 돌리고 있다”며 “현대기아자동차의 독과점으로 인한 시장 왜곡으로 외국자동차도 현대자동차와 똑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이어 신 의원은 “현대차에게 미국 국민의 생명은 필수고 우리나라 국민의 생명은 옵션인가”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현대자동차의 김충호 대표는 “국내 소비자를 더 우선시 하고 있다”며 차별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김 대표는 “에어백의 경우 국내와 미국의 법규차이에 의한 것”이라며 “AS 정책도 국가별 자동차 시장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양해 바란다”고 해명했다.
현대차의 독과점에 따른 국내외 고객 차별 논란은 이를 규제할 책임을 가진 공정거래위원회로 넘어갔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현대자동차가 국내외에서 가격과 서비스, 제품차별 행위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해 불공정거래 행위 해당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노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 출석, 현대차의 국내외 차별 문제가 불공정 거래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관련 법규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다면 합리적 차별이지만 소비자에 따른 차별이 불공정 거래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신 의원은 “현대차 문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장은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금지 또는 제5장 불공정 거래행위 제23조 제1항 제1호의 거래상대방을 차별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지난 2007년 현대차 및 기아차의 시장지배적 남용해위에 따른 제니시스 등의 미국과의 가격차별 신고에 대해 2009년 무혐의 통보한 전력이 있어 이번 공정위의 현대차 조사 방침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 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또 노 위원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캐피탈 부당지원 행위 여부와 관련해 위법성 여부를 최종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현대차의 압박이 가중 될 것으로 보인다.
노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 출석, 현대캐피탈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민주당 김기준 의원의 질의에 노 위원장은 “현대캐피탈 할부금융과 관련한 문제는 이미 지난 5∼8월 조사를 마치고 현재 마지막 위법성 검토 중이며 신속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량 할부고객 정보를 빼 현대캐피탈 이용을 강제했는지 문제와 아울러 현대차의 부당 지원행위가 있었는지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기준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캐피탈이 취급한 자동차 할부금융 51만3천816건 중 현대·기아차종이 50만6천247건으로 98.5%를 차지했다며 현대차의 부당지원 행위를 지적했다.
◇누수결함 거짓해명·계열사 부당지원 등 질타 이어져
이번 국정감사에서 현대차의 질타는 계속됐다. 특히 ‘수타페’라 불리는 신형 싼타페 누수 결함 문제를 현대차가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언론에 거짓해명을 한 것으로 지적됐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현대 싼타페(DM)은 올해 7월 5일 누수현상 조사가 실시됐으나 누수차량 조사시 제출된 해명자료를 살펴보면, 현대 측은 무상수리 실시 이전에 이미 실내 누수 문제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심 의원은 “지난 7월 5일 언론사 대응에서도 현대 측은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거짓 해명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현대차의 대응을 질타했다.
공단이 지난 7월 싼타페 누수 현상 조사를 시작하고서 현대차로부터 받은 해명자료에 따르면 일부 차량에서 차체 판넬 이음부 실러 작업불량, 테일게이트 웨더스트립 조립 불량으로 인해 실내로 물이 유입되는 현상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상수리 실시 이전인 2013년 6월 4일에 이미 수밀검사를 강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무상수리를 밝힌 시점이 7월 16일임을 감안하면 누수 결함을 인지하고 한달이 지나서야 관련 대책을 내놓은 셈이다.
심 의원은 “언론보도와 무상수리 결정 이전에 이미 현대가 자동차 제작결함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누수에 대한 언론보도로 인해 누수신고가 급증하자 무상수리를 실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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