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베이션, 혈투 끝낼까?

최봉석 / 기사승인 : 2019-09-16 15: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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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혈투' LG화학-SK이노베이션 CEO 첫 회동…입장차만 확인한듯
학철 부회장-김준 사장 "진정성 있는 대화했다"…신경전 관측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가 16일 처음으로 만났다. 양사에 따르면 LG화학 신학철 부회장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유관부서 임원들과 함께 접촉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가 16일 처음으로 만났다. 양사에 따르면 LG화학 신학철 부회장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유관부서 임원들과 함께 접촉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가 16일 처음으로 회동, 그 배경에 관심이 뜨겁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유출과 관련해 이른바 '소송전'을 전개 중인 양사의 CEO가 처음으로 만났기 때문.


양사 최고경영자의 만남인 까닭에 두 CEO는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헤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양사 관계자는 물론, 업계는 나름대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는 분위기다.


양사에 따르면 LG화학 신학철 부회장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유관부서 임원들과 함께 접촉했다. 당초 동석한다고 알려졌던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양사 최고경영자의 첫 만남까지 산업부의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 관계자들은 일제히 "신학철 부회장과 김준 사장은 소송과 관련한 각사의 입장을 이야기했다"면서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2차전지 선두업체'로 자리잡은 LG화학 측은 회동 직후 공식 입장을 통해 "양사 CEO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통화에서 "만났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라며 "저희가 알고 있는 내용도 없고, 또한 진행 중인 사안이라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통화에서 "서로의 입장을 '만나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라며 "언론에서 기대했던 극적 타결이 없었지만, 전문경영진끼리 만나서 의견을 교환했으니, 앞으로는 순리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서로를 '영업비밀 침해'와 '특허 침해'로 고소한 상태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계획적·조직적으로 빼내 가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라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지난 4월 소송을 제기했다.


ITC에는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셀, 팩, 샘플 등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를 요청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법인 소재지인 델라웨어 지방법원에는 영업비밀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맞서 "기업의 정당한 영업활동"이라는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6월 국내에서 제기한 데 이어, 지난 3일엔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이후 두 회사는 충돌 직전까지 향하면서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CEO 회동은 물론이고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SOS을 바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키는 일단 LG화학이 쥐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사과와 재발 방지, 피해배상 논의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CEO 회동에서도 양사 관계자들의 손사래에도 불구하고 소송 문제와 관련한 공방이 오갔을 것이라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유출 자체를 전면 부인 중이다.


그렇다면 CEO선에서 협상은 현실성이 있을까. 양사 안팎에서는 이러한 최고경영자 수준의 협상 자체가 물거품이 될 경우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담판의 승부수를 던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현실적으로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진이 만나서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 오너들이 나설 수도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과거 이번 소송과 관련해 "경쟁사의 부당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해 오랜 연구와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주사위를 던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하지만 '경쟁의 산물'인 시장에서 갈등과 다툼에 대해 총수가 직접 나서 쟁점사안에 대해 합의를 하는 것은 다른 비슷한 소송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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