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지난 1일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없이 선택 광고비만 받던 기존 정액제 방식에서 주문 1건 당 수수료 5.8%를 부과하는 정률제로 요금정책을 개편했다.
배달의민족 기존 수수료 체계인 '울트라콜'은 광고 1건 당 월 8만8000원의 정액제였다. 문제는 1개의 업체가 여러 개의 울트라콜을 사용해 배달의민족 모바일 앱 화면 노출을 늘리는 이른바 '깃발꽂기'가 논란이었다. 1개의 업체가 많은 광고료를 지불하고 앱 화면을 독식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달의민족은 일부 업체들이 소위 ‘깃발꽂기’식으로 광고를 대량 주문해 독식하는 폐단을 막기 위한 요금 체계를 변경했다는 입장이다. 물론 취지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자칫 또 다른 논란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실상을 들여다보면 입점 업체들은 또 다른 리스크를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배민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지난 3일 논평을 통해 기존 울트라콜을 3~4건을 사용하면 한 달에 26~35만원을 냈지만, 정률제인 오픈서비스 시행 이후 월 매출 1000만원인 업소는 한 달에 58만원을 내야한다며 사실상 수수료 인상을 위한 정책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특히 “월매출 3000만원의 경우, 현행 26만원보다 670% 인상된 174만원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며 “1명 분의 인건비나 임대료 수준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으로 엄청난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수수료를 많이 내느냐 적게 내느냐를 놓고 양쪽이 의견을 달리하고 있어 앞길이 순탄치만 않아 보인다.
양측이 대립각을 형성하면서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자 삐걱거리는 작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치권이 칼을 꺼내 들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수수료 체계를 문제 삼고, 공공배달 앱 개발을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지자체에서도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한 수수료 걱정 없는 ‘공공배달 앱’ 개발에 나섰다.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전북 군산시의 ‘배달의명수’ 배달 앱을 필두로 비슷한 앱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아예 이번 총선 공약으로 수수료율 인하를 내 걸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배민 사태를 수수방관하게 될 경우 1등의 ‘갑질’은 더 심해지고,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증가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 의미다. 배민만 쳐다보다가 누군가는 나락으로 떨어지기 십상이다.
누가 뭐래도 배민의 주 고객은 소상공인이다. 그리고 상당수 열악한 자영업자들이 배민과 동반자적 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도 현실이다. 배민의 수수료 정책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사업 성패가 갈릴 수 있다. 독점적인 사업자인 배민이 수수료 인상으로 분위기를 몰고 가면 시장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 배민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이런 논란 속에서 수수료 개편은 시기상조다.
소비자들도 코로나19 사태에 어려워진 현 경제 상황 속에서, 이번 수수료 개편 정책은 요금 인상을 꾀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공생’ 중심의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민생경제가 바닥으로 치닫는 시기에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인상이 아무리 계획된 작업이었다고 해도 비상시국을 읽어내지 못한 점, 동반자인 소상공인들의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지 못한 점에 대해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함께 win-win 할 수 있는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 수수료 개편은 그 이후에 해도 결코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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