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 예정대로…"인사와 무관하게 진행"
16∼20일 내년도 사업전략 논의…"사장단 유임 가능성 커져"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삼성전자가 사장단 인사 없이 16일부터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미래 먹거리 사업을 두고 닷새간 이른바 끝장토론을 벌인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존재하고, 이로 인해 삼성전자 주요 사업에 대한 우려의 시선 역시 여전한 상황에서 내년 사업 계획을 점검하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함이다.
통상적으로 '12월 회의'는 '사장단 인사' 뒤 개최되는 게 관례지만, 올해는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과 관계없이 진행됐다. 삼성전자의 '연말 임원 인사'가 예년보다 늦어지면서 여러 추측과 해석이 난무한 가운데, 각 사업 부문장이 주재하는 글로벌 전략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된 것.
삼성은 지금까지 12월 초, 인사와 조직개편을 동시에 실시하며 재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반기 글로벌 회의는 개편 이후 진행됐다.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은 통상적으로 전략 회의에 불참해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부문별 주요 임원과 해외 법인장 등 전세계 고위급 임원 400여 명을 소집해 내년도 사업 방향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16∼18일은 IM(IT·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 부문 회의가, 18∼20일에는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회의가 각각 열린다. IT·모바일, CE 분야는 수원 본사에서, DS 부문은 기흥·화성사업장에서 진행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상·하반기에 한차례씩 열리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경영전략 논의 행사로 각 부문장 주재하에 한 해 성과를 돌아보고 내년 전략에 대해 논의한다.
사장단 인사에 앞서 회의가 열리는 건 '최순실 게이트' 검찰 수사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가 유예된 상태에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했고, 이듬해 5월 임원 인사를 단행한 뒤에도 12월까지 사장단 인사는 없었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는 상반기에 소폭 축소됐던 것과는 달리 예년 수준의 규모로 회복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6월 회의에서는 CE 부문이 국내에서 회의를 열지 않았다.
특히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는 각 사업 부문장이 주재하고 있는 까닭에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부문장 모두가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DS 부문장은 김기남 부회장, IM 부문장은 고동진 사장, CE 부문장은 김현석 사장이 각각 맡고 있다.
'하반기 전략회의'가 지난 한 해를 냉철하게 평가하고 비판하는 자리가 아닌 다음 해 전략을 수립하는 자리인 까닭에 김기남, 고동진, 김현석 사장이 그대로 회의를 진두지휘한다는 것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유임될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목소리가 고조되면서 삼성전자의 내년도 사업 계획 역시 '보수적'으로 잡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번 회의에서는 내년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0'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메모리반도체 수요 회복에 대한 대응과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 확대 방안, 폴더블 스마트폰 차기작 출시 시점과 물량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전략회의가 끝나자마자 내년 1월 CES에 참가하고, 2월에는 갤럭시S11 언팩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른 기업과 180도 다른 차별화 전략으로 신흥시장까지 공략을 강화해 15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지켜가겠다는 전략을 수립한 삼성전자 입장에선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올 하반기 출시한 프리미엄폰 갤럭시노트10과 폴더블(접히는·Foldable)폰 '갤럭시 폴드'의 판매 현황을 점검하고 내년 선보일 갤럭시S11과 2세대 갤럭시폴드 제품의 개발 현황과 판매 및 마케팅 전략 등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주력인 반도체 분야에 대해서도 논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의 핵심 화두는 올해 4월 발표한 '2030년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선언으로, 이러한 선언 이후 관련 부문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내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전략에 대한 중지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의 사장단 인사가 늦춰지는 것과 관련,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사건(9일)과 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13일) 관련 법원 선고에 이어 오는 17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선고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즉 삼성 사장단 인사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 선고 이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 사장단 인사 일정은 사실상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즉 인사와 조직개편은 삼성전자라는 거대 기업의 근본적 변화와 연관성이 있는데, 이를 서둘러 해결하지 못하고 삼성전자가 전략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해외 상황과 '혼돈의' 국내 상황이 얽히고 설킨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0월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여러 업종의 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지속성장의 토대를 보수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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