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금융혁신 아이콘' 부상

송현섭 / 기사승인 : 2015-02-06 17: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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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인수의지 여전…"좋은 기회가 오면 다시 시작"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최근 수년동안 이어지고 있는 저금리 기조로 신규 수익원 창출이 벽에 부딪힌 금융권이 을미년 새해 '금융혁신'이란 화두를 꺼내들고 있다. 특히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를 추진하다 대내외적 문제로 막판에 아쉽게 입찰을 포기했던 만큼 올해 인수전에 재도전할 의지를 표명했다. 앞서 최 회장은 우리은행 인수를 위해 전 세계를 순회하며 글로벌 투자자를 직접 모집하기까지 했던 열정을 갖추고 있으며,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남다른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다. - <편집자 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저금리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금융권에서 첫 어슈어뱅크(보험사가 소유한 은행) 출범 및 금융지주체제 전환을 위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달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은행 인수의 꿈을 접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유보한 것일 뿐 좋은 기회가 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 지난해 실패한 우리은행 인수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지난 2000년 5월 취임이래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며 회사경영을 이끌고 있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소탈하게 활짝 웃고 있는 모습.


앞서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30% 인수를 추진했으나 대내외 여건을 감안해 최종 입찰마감을 앞두고 불참을 결정해 이번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경영권 지분과 투자지분을 나눠 투트랙으로 진행됐던 지난번 우리은행 민영화계획은 저조한 흥행과 최소 2곳이상 응찰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유효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무산돼 재추진으로 방향이 잡혔다.


◇ "매각조건 신중히 검토해 추진할 것"


교보생명은 당초 신 회장이 직접 투자자 모집을 위한 해외 로드쇼를 진행하는 등 각별한 인수의지를 보였으나, 응찰이 유력하던 상황에서 갑자기 불참하자 일각에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당시 금융권 일각에선 매각조건과 전체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금융당국이 입찰에 개입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기도 했다.


특히 신 회장은 국내 보험업계 최상위권에 랭크된 현 상황에만 안주하려는 유혹을 뿌리치고 혁신을 위해 과감한 도전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금융권은 신 회장이 위험을 감수하고 은행업에 진출해 체제전환 시도하는데 대해 '금융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또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거대한 조직과 막대한 자본을 갖고도 투자성과를 내기 위한 리스크 부담을 피하려는 보수적인 분위기와 사뭇 다른 측면이 엿보이기도 한다. 가급적 위험부담을 회피하는 보수적 조직 속에 성장한 CEO(최고경영자)나 재정관료 출신들이 대거 포진한 여타 금융사와 달리 오너가 있기 때문이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우리은행 매각관련) 조건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며 "장기투자이기도 하고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신 회장은 우리은행 인수대신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려는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 없다"고 단언하며 "교보생명은 자회사 라이프플래닛이 있어 일종의 핀테크(Fin-Tech)사업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난 2008년 8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임직원들에세 "지난 50년은 고객과 함께해온 도전과 열정의 역사였다"며 "앞으로의 시간은 존경받는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밝히고 있다.


한편 신 회장은 올 보험업계 경영환경에 대해 "작년처럼 많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작년 480여명의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듯 "추가적인 인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역마진 대비한 신속한 공시이율 조정 '눈길'


실제로 신창재 회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0%로 낮아지고 올 상반기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공시이율을 낮췄다. 특히 신 회장은 최근 교보생명 임원진에 대해 2015년 경영방침을 하달하면서 "역마진 이슈는 단기적이 아닌 미래 지향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눈앞의 영업을 위해 높은 공시이율를 제시했다가 낮추는 것보다 기존 운용자산의 규모를 가지고 길게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공시이율을 공격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결국 소비자에게 거짓말하는 셈"이며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선제적인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교보생명은 지난 1월 연금을 비롯해 저축성보험과 보장성 상품 등 모든 공시이율을 일제히 인하했다. 연금상품 공시이율을 예로 들자면 작년 1월 4.00%수준에서 12월 3.65%, 올 1월에는 3.37%로 내렸다.


저축성 상품 공시이율의 경우 같은기간 4.01%에서 3.67%, 3.60%로 인하됐고 보장성 상품 역시 4.01%에서 3.66%, 올 1월 3.60%로 내려갔다. 이 같은 교보생명의 조치는 저금리로 인해 자산운용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당장 영업수익 제고에만 나서기보다 시장여건에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대응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주목된다. 이를 반증하듯 연금상품 공시이율은 생명보험사들 중 하락폭이 가장 컸고 가장 낮은 수준인데 교보생명은 앞으로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 공시이율을 추가로 인하할 계획이기도 하다.


참고로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연 평균 6% 성장에 그치고 앞서 기존 2.75%의 기준금리 유지를 전제로, 2013년부터 오는 2017년까지 전체 업계의 2차 누적 역마진은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만 보더라도 2013 회계년도 평균 부담금리 5.4%, 운용자산이익률 4.9%로 역마진이 0.5%P였으며, 2012 회계년도 3분기에도 역마진이 0.6%P에 달했다.


◇ 신계약보다 고객보장 중심 보험문화 선도


아울러 신 회장은 올 들어 신계약보다 기존고객의 보장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생명보험 문화를 선도해 고객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자고 역설했다. 특히 신 회장은 정신을 집중하고 전력을 다하면 돌에도 화살이 깊숙이 박힌다는 의미의 '중석몰촉(中石沒鏃)'이란 사자성어를 인용, 임직원들에게 어려운 경영환경을 당당히 견뎌낼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신 회장은 "고객에게 충분한 보장을 제공하고 이를 잘 유지하도록 고객보장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며 "고객을 진심으로 보살피고 진정으로 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직원과 컨설턴트가 고객들이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게될 때 진정한 보험인으로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2010년 5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루츠 베이커 몽블랑 인터내셔날 CEO에게 '2010년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또한 교보생명 임직원들은 앞서 2011년 '고객보장 넘버원(No.1)'을 핵심모토로 제시된 '비전 2015' 목표 달성에 매진하고 있는데, 신 회장은 "100리 가는 사람에게 반은 50리가 아니라 90리로 나머지 10리의 여정은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며 "비전 목표달성까지 1년이란 시간이 남은 만큼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붙잡고 부단히 노력해 목적지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의 리더십 주목


부친인 故 신용호 창업주의 아들로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의학을 전공,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의사출신 경영자다. 실제 산부인과 의사로 활약하며 1987년부터 10년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했으나 1996년 故 신용호 창업주의 뜻에 따라 의사로서의 경력을 마치고 교보생명에 전격 입사했다.


2000년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된 뒤 현재까지 CEO로 재직하고 있다. 신 회장은 취임이래 15년간 국내 보험업계를 이끌어온 오너 경영자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생명보험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는 경영철학을 구체화시켜왔다. 따라서 교보생명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해오면서 재무 건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고객중심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보험업계 전반의 선진화에 기여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신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위기상황에 직면했던 교보생명에 큰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면서 내실성장을 이뤄 신용평가사 무디스에서 A2, 피치에선 A+ 등 국내 금융권 최고의 등급을 받는 기업으로 전환시켰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평생든든서비스'를 선보이며 보험업계의 문화를 영업위주에서 고객보장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서비스는 재무 설계사가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정기 방문을 통해 매년 A/S(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으로 지난 2011년이래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여타 보험사나 금융기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면서 보험산업 문화에 근본적인 변화를 촉진시키고 있기도 하다.


◇ 미래세대에 꿈과 희망 주는 경영자


이와 함께 신 회장은 고객과 임직원, 투자자,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이 공동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상생적 성장전략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모범적으로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교보생명 토크콘서트에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정명훈 지휘자와 함께 직접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소탈한 모습으로 음악을 공부하는 청소년들과 함께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기념활영을 위한 포즈를 취한 모습은 세간에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행사는 교보생명 고객과 고객의 자녀 300여명을 초청해 진행됐는데, 신 회장은 '큰 바위 얼굴, 미래의 큰 꿈을 이루는 방법'이란 강연에서 "눈앞의 달콤함을 참고 길게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 회장은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등장하는 주인공 앨리스와 체셔캣과의 대화를 거론,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갈 길이 달라지며 먼저 미래의 큰 꿈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 회장은 그레그 레이드의 명저 '10년 후'를 인용해 "꿈을 날짜와 함께 적어놓으면 목표가 되고 목표를 나누면 계획이 된다"며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미래의 꿈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신 회장은 토크콘서트에서 "회사를 경영하면서 슬럼프를 겪을 때면 운동이나 산책도 도움이 됐지만 경영자로서 사명감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교보생명, '비전 2015'으로 일대도약 추진


신 회장은 생보사 오너일가들 가운데 독특하게 직접 경영에 참여해 각종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올해 일대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내실경영으로 다져진 교보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신 회장은 수차례 은행 인수를 시도했고, 지난해 아쉽게 무위로 끝났지만 우리은행 인수 재추진 의사를 시사하고 있다.


▲ 어슈어 뱅크 설립과 금융지주사 체제전환을 추진하며 금융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앞서 신 회장은 지난 2008년 교보생명 창립 50주년을 맞아 2015년까지 교보생명을 자산 100조원, 연간 당기순이익 1조원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2015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상위 생보사들 중 유일하게 기업공개(IPO)를 않고 있는데 이같이 외부 경영간섭에 민감한 것은 해외주주 지분이 높은 특성상 경영권 방어가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이 그동안 탄탄대로로 달려온 것이 아니라 회사 경영에 처음 참여했을 때 내부적인 반발은 극심했다.


심지어 지난 2006년에는 회사 임원들이 신 회장의 경영방침에 반발, 집단사의를 표명하는 사건이 발생한 적도 있다. 신 회장은 각고의 노력 끝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2010년 포브스가 '의사출신 경영자가 교보생명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내용의 커버스토리를 싣기도 했다.


금융권에선 신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만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에 이어 2번째로 재산이 많은 총수로 알려졌으며, 금융-산업간 벽이 높은 국내 재계의 구조상 대표적인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가입하거나 활동하고 있지 않다. 다만 지난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의 부대행사로 진행된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금융분야 우리나라 대표를 맡은 바 있다.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1953년 서울생 ▲경기고 졸업 ▲서울대학교 의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 석사·박사 ▲대산문화재단 이사 ▲교보생명 이사회 부회장 ▲교보생명 이사회 회장 ▲교보생명 이사회 의장 ▲교보생명 대표이사 이사회 회장 ▲G-20 비즈니스서밋 금융분야 한국대표 ▲현 대산문화재단 이사장 ▲현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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