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을 뒤흔들었던 보금자리주택의 열기가 시들해졌다. 2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결과 서울 강남권 2개 지구는 높은 경쟁률에 조기 마감됐지만 경기권 4개 지구에서는 미달물량이 양산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보금자리주택의 최대 장점인 ‘저렴한 분양가’가 희석됐다는 것이다.
또 비강남권 보금자리주택 지구는 입지적 메리트도 떨어진다는 평이다. 전매제한, 실거주 의무 등의 과도한 규제를 감안한다면 민간 분양보다도 못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강남권만 ‘북새통’…경기권은 미달 ‘수두룩’
지난 11일 마감된 3자녀 및 노부모 특별공급은 앞서 공급됐던 시범지구 보금자리주택에 비해 경쟁률이 크게 저조했다.
총 1840가구를 모집한 3자녀 특별공급은 2497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4대 1에 불과했으며 노부모 특별공급은 913가구에 842명만이 청약, 평균 0.9대 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앞서 지난해 10월 사전예약을 실시했던 시범 보금자리주택 지구는 3자녀(707가구)의 경우 평균 3.7대 1, 노부모 부양(1421가구)은 평균 1.8대 1을 기록했다.
그나마도 사전예약 첫날 전량 마감된 서울 서초내곡 및 강남세곡2 지구 등 강남권 2개 지구를 제외하면 경쟁률은 더욱 초라해진다.
총 217가구가 공급된 서초내곡과 강남세곡2 지구는 1783명이 청약해 각각 7.6대 1, 8.9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사전예약 첫날 전 유형이 마감됐다. 특히 강남세곡2 지구의 3자녀 특별공급 84㎡형은 28가구 공급에 331명이 몰려 11.8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418가구가 배정된 구리갈매는 559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이 1.3대 1을 기록했으며 부천옥길은 531가구 모집에 406명이 청약, 0.8대 1을 기록했다.
또 남양주진건은 913가구 모집에 388명만이 신청해 0.4대 1에 그쳤으며 674가구를 공급한 시흥은계는 신청자가 203명에 불과해 0.3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청약 신청자가 단 한명도 없는 주택형도 많았다. 노부모 특별공급의 경우 남양주진건에서 B-2블록 84㎡(28가구)와 B-5 74㎡(4가구)가, 구리갈매에서는 S-1블록 74㎡(6가구)의 청약자가 제로(0)였다.
또 부천옥길 B-2블록 74㎡(11가구)와 시흥은계 S-1블록 74㎡(8가구), S-4블록 51㎡(6가구) 등도 신청자가 없었다.
3자녀 특별공급에서는 시흥은계 B-2블록 74㎡(23가구)가 청약률 제로를 기록했다. 이 밖에 청약자가 한두 명에 그친 평형도 수두룩했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 가장 큰 원인
마감된 3자녀 및 노부모 부양 외에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 등도 미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사전예약 첫날인 12일까지 서초내곡과 강남세곡2 지구는 총 221가구에 5393명이 몰려 24.4대 1로 전 유형이 마감됐지만 경기권 4개 지구는 2543가구에 1860명 만이 신청. 0.7대 1에 그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경기권 지구의 미달사태에 대해 “3자녀와 노부모 부양 가구의 절대수가 부족하고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기 때문”이라며 “경기 및 인천 거주자도 서울지역 청약이 가능해짐에 따라 당첨확률이 높은 청약자들이 서울지역으로 몰린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권 보금자리주택의 흥행실패는 더 이상 저렴하지 않게 된 분양가 탓이 가장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주변시세의 60% 이하로 여전히 ‘반값 아파트’의 메리트를 갖고 있지만 경기권은 가격적 장점이 많이 희석됐다는 것이다. 수도권 집값 하락세로 인근 시세가 떨어지자 보금자리주택과의 가격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당초 국토부는 경기권 4개 지구의 분양가가 3.3㎡당 750만~990만 원 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경기권 2차 보금자리주택 지구의 추정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비싼 곳도 있었다.
3.3㎡당 추정분양가가 990만 원이었던 구리갈매의 경우 주변 인창동 아파트 시세가 978만 원으로 보금자리주택보다 저렴했다. 부천옥길의 경우도 추정분양가는 3.3㎡당 870만 원인데 반해 인근 소사본동 아파트는 862만 원으로 가격이 더 낮았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주택경기 침체로 청약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에서 가격적인 장점마저 발휘되지 못한 점이 흥행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최장 10년에 달하는 전매제한과 5년간의 실거주 의무도 가격적인 메리트가 축소된 상황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보금자리주택의 희소성이 예전만 못하게 됐다”며 “일반공급은 수요층이 넓어 특별공급과 같은 미달사태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남양주 별내에 비해 입지가 떨어지는 진건지구나 주변 시장 상황 자체가 좋지 않은 시흥은계, 부천옥길 등은 청약열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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