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과를 국내무대로 옮겨오기 위한 각 종목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자프로농구를 비롯해 배구가 2014-15시즌에 들어갔고, 11월 들어 마지막으로 여자농구가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 ‘레알 신한은행’ 시대를 종식시킨 우리은행이 3연패에 도전하는 이번 시즌은 지난 두 시즌 보다 강력해진 외국인 선수의 가세로 인해 최근 들어 가장 치열한 시즌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건실한 우리은행, 성장하는 KB스타즈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주목을 받고 있는 팀은 역시 우리은행이다. 지난 시즌, 국내선수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하며 외국인 선수 싸움에서 다소 열세를 보였음에도 통합 2연패를 달성했던 우리은행은 선수들이 이기는 농구를 할 줄 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외국인 선수 선발도 만족스럽게 이루어졌다.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맡아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고, 주전 선수 전원이 대표팀을 넘나들며 충분한 팀 훈련을 맞추지 못했다는 위험요소가 있고, 선수층이 두터운 편은 아니지만 이은혜-박언주-김단비가 비시즌 동안 꾸준히 성장했으며, 인사이드에 양지희-강영숙이라는 국가대표 듀오가 번갈아 출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은행의 독주를 막을 가장 강력한 대항마는 KB스타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빠른 농구’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던 KB스타즈의 전술적인 안정도는 올해가 더욱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높이에 대한 갈증을 외국인 선수 선발을 통해 해결했고, 무엇보다 홍아란-심성영의 기량 성장이 눈에 띤다. 그러나 부상으로 개막전 합류가 불투명한 김수연의 회복 여부가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삼성블루밍스, 변화의 결과는 과연?
한편 지난 해 준우승 팀이었던 신한은행은 연고지를 인천으로 옮김과 동시에 오랫동안 팀을 맡으며 통합 6연패의 영광을 일궜던 임달식 감독 시대를 마쳤다.
다시 WKBL로 돌아온 정인교 감독 체제로 접어든 신한은행은 여전히 최윤아-김단비-하은주로 대표되는 가장 화려한 스타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부상과 대표팀 후유증을 극복해야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또한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던 전임 감독 색깔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타일에 적응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WKBL 출범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탈락의 충격파를 맞이했던 삼성생명은 모 기업이 바뀌면서 용인 삼성블루밍스로 팀명을 새롭게 했다. 이호근 감독 체제에서 오랫동안 팀을 함께 이끌었던 정상일 코치와 외국인 지도자였던 커크 코치가 팀을 떠났다.
FA시장에서 박하나와 허윤자를 영입했지만 전력적인 상승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지난 시즌 팀 전체를 의미했던 이미선에 대한 비중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변수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에 이미 기량이 검증된 모니크 커리와 캘리 케인을 선택했다. 기량에서는 이미 국내무대에 적응이 된 선수들이지만 수비에서 약점이 있고, 다루기가 쉽지 않은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조직력과 팀 디펜스를 중심으로 했던 삼성이 어떻게 융화를 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KDB생명, 하나외환 … 명예회복과 자존심 싸움
화려한 선수 구성에도 불구하고 몇 년째 기대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는 KDB생명은 시즌을 개막하기도 전에 외국인 선수 암초를 만났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데브루 피터스에게서 부상이 발견되어 교체를 하게 된 것. 연습과정에서 안세환 감독은 “피터스가 기대 이상”이라고 밝히며 높은 기대를 나타냈던 바 있어 아쉬움은 더욱 클 전망이다. 그래도 1번과 5번에서 이경은과 신정자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다.
박종천 감독-신기성 코치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는 하나외환은 외국인 선수와 기존 선수들 간의 조합이 문제다.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앨리사 토마스는 물론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한 유일한 외국인 선수 가드인 오디세이 심스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심스가 투입됐을 때 국내 선수의 조합이 어떻게 받쳐줄 수 있느냐가 문제다. 하나외환으로서는 FA시장에서 영입한 정선화가 부상 이전의 몸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내년 3월까지 7라운드로 진행되고 팀당 35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시즌은 충분히 길다. 그러나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은 초반 9연승의 기세로 인해 사실상 정규리그의 페이스를 흔들림 없이 주도했고, 막판 대반격에 나섰던 삼성은 초반의 부진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등으로 WKBL 선수 중 23명이 대표팀을 소화했던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초반 분위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합 3연패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은 감독과 코치는 물론 주전 선수 전원이 대표팀에 차출되어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 길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던 우리은행은 초반, 박혜진이 ‘미친 활약’을 선보이며 뜻밖의 독주를 이어갔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어느 한 명의 폭발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또한 사령탑이 바뀐 신한은행과 하나외환은 시즌 초반에 만족스러운 내용을 보이지 못할 경우 시즌 내내 혼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시즌 준우승에 그치며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큰 신한은행의 경우는 코칭스태프가 받을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하나외환이 젊은 지도자 보다는 검증된 감독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부분에서의 노련함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들 역시 팀은 물론 WKBL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다. 따라서 올 시즌도 초반 2라운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팀이 이후 안정적인 리그 운영을 통해 주도권을 잡고 시즌을 여유있게 마지막까지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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