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오전 영진약품 본사와 영업본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국세청은 일부 부서의 PC 외장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국세청의 압수수색의 초점이 어디에 맞춰져 있냐는 것이다. 이날 수십명의 국세청 조사관이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본사와 길동 영업본부를 동시에 조사한 정황으로 봤을 때 정기 세무조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며 수사 배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조사 배경이나 리베이트와의 관련성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명확하게 국세청 압수수색 배경에 대해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이 의약사 등에 금품을 제공한 불법 리베이트와 연관돼 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영진약품 모기업인 KT&G 조사와 관련 있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일부 사업 매각에도 불구하고 500%대 이상 고성장 배경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스러운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고공 성장 영진약품, 압수수색 배경은?
최근 매출 1500억원대를 돌파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영진약품으로선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영진약품이 지난 13일 발표한 공시에 따르면 작년 매출은 1566억2268만원으로 전년 동기(1376억8840만원) 대비 13.8%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69억1653만원 전년동기 32억6775만원 111.7%나 상승했다. 순이익은 117억4233만원으로 전년 동기 17억9423만원보다 무려 554.5% 상승하는 등 고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대부분 제약사들이 고강도 리베이트 수사에 따른 영업규제와 약가일괄인하 등 악재로 고전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영진약품은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영진약품 측은 수출제품 다변화와 원가절감,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익을 실현했고 고정자산 매각을 통한 처분 이익으로 매출액이 상승과 손익구조 개선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진약품은 지난해 10월 드링크를 생산하던 익산공장을 141억원에 LG생활건강에 매각한 바 있다. 익산공장의 매각으로 1963년 시장에 나와 50년 동안 영진약품 주력제품으로 인기를 모은 자양강장제 구론산 시리즈 등 드링크제품의 생산설비와 재고자산, 상표권 등을 매각했다.
주력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익산공장 매각에도 불구하고 영진약품은 지난해 고공성장을 이뤄냈다. 이 회사의 성장은 처방약과 원료약 등이 수출시장에서 선전하면서 고성장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특히 영진약품이 지난해 약국매출은 줄어든 대신 병원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을 보면 수출에서 60%, 병원에서 50% 이상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의 악화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급성장을 이끌어낸 영업력은 ‘미스터리’할 정도”라며 “이번 수사가 이 회사의 고공 성장이 국세청 압수수색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리베이트’ 중소제약사 확산 우려
또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이 리베이트 수사로 확산될까 우려하는 눈치다. 갈수록 강도를 높이고 있는 보건당국의 리베이트 규제 화살이 대형 제약사에 이어 중소제약사라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지난해 동아제약, 동화약품, 일동제약 등 대형 제약사들이 보건당국에 강도 높은 리베이트 수사로 곤혹을 치렀다.
동아제약의 경우 막대한 과징금 뿐 아니라 당시 쌍벌제를 적용하면서 리베이트에 연루된 의사들마저 법적처벌을 받으면서 의료계와 갈등으로 비화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이 외에도 삼일제약, JW중외제약 등 중견 제약사들도 당국의 강도 높은 리베이트 수사에 덜미를 잡히며 영업규제에 따른 매출 피해와 비난 여론으로 기업 이미지 타격도 컸다.
업계는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했던 리베이트 수사 방향이 중소 제약사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더군다나 이달 초 복지부가 의약품 리베이트 적발 시 건강보험적용 자격을 박탈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등 리베이트 근절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KT&G에서 튄 불똥?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영진약품 모기업인 KT&G의 일부 경영진의 조사나 세무조사 등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T&G그룹은 지난해 3월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아 같은해 11월 총 448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추징 규모는 과거 정기세무조사 때에 비해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다.
당시 국세청은 KT&G의 사업 다각화, 상품 유통, 세금탈루,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들여다 본 것으로 알려졌다.
KT&G는 2011년 소망화장품, 바이오벤처기업인 머젠스(현 KT&G 생명과학) 등을 잇따라 인수했고 숙박업 진출도 준비 중이었다.
또 지난해 초 KT&G는 민영진 사장의 연임을 앞두고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1실장의 친인척인 권영재 씨가 사장으로 있는 ‘상상애드윌’을 자회사의 광고용역회사로 무리하게 선정해 90억 원대 광고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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