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홀로서기 해법찾기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5-18 15: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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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전투’ 패배 등…문재인 리더십 의구심 증폭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를 펼친다. 문 고문은 지난 총선과 이번 이해찬-박지원 연대결성 등 과정에서 정치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문 고문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에 대해 언급하면서 연합 공동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문 고문이 안 원장에게 공동정부 수립을 전제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공개 제안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문 고문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빼면 뭐가 남는냐’는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간의 행보에 따른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 고문이 노무현의 그림자를 벗어 던지고 대선주자로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노무현 3주기 직후 대선 출마선언”


최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인 오는 23일 이후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이날 광주 무등산에서 열린 노무현 3주기 추모산행에 앞서 지난 12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3주기 추모행사를 마무리 지은 뒤 가급적 빠른 시기에 대권도전을 선언하겠다”며 “대선후보가 되면 보다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오는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연합 전선이 바람직하지만 일부 보도는 와전된 부분이 있다”며 “누구든지 민주통합당 후보가 되면 안 원장과 함께 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미에서 제안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이번 총선 결과가 의회권력을 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대선을 위해서는 결코 나쁘지 않다”며 “12월 대선은 10년 민주정부의 맥을 잇는 민주개혁정부를 만들어 내야 한다. 2차례 민주정부를 탄생시킨 광주의 역할과 선택이 다시 한번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 보수진영에서 제기하는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의 프레임을 깨트려야 한다”며 “국민의 정부 세력과 참여정부 세력이 힘을 모아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정체성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에서 노무현을 빼면 무엇이 남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그동안에는 정치(권) 밖에 있었고 출마선언을 하게 되면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과거의 정치문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나는 자유롭다. 전혀 새로운 정치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야당이 어려움에 처할 때 마다 해결사를 자처하며 나섰던 문 고문은 의욕만큼 만족스런 성과를 올리지 못해 대선주자로서의 정치력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문 이사장은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논란은 야권 전체의 동반추락을 가져오고 있다”며 “재창당 개념의 반성이 있어야 하고 진통이 있겠지만 통합진보당이 이대로 주저앉아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 1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묘비석을 붙잡고 묵념을 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지난 13일 측근들과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ㆍ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했다. 문 이사장은 방명록에 “민주주의의 위기속에서 다시 ‘광주’를 생각합니다”라고 썼다. 이어 광주 동구 증심사 입구 문빈정사 앞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무등산 노무현길 전국산행대회’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시민들과 함께 무등산을 등반했다”며 “그 만큼 광주는 노 전 대통령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이 올랐던 길을 시민들과 함께 걸으며 추모하는 마음을 나눈다는 것 만으로도 흐뭇하다”며 “광주정신의 뿌리인 무등산에서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사람사는 세상’의 실현을 다짐하며 뜻 깊은 산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노 전 대통령과 문 이사장 지지자 1000여 명이 함께해 장불재까지 산행을 했다. 한편 문 이사장은 오는 23일 추모행사를 끝으로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사퇴할 예정이며 후임에는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광주 서구의회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 문재인, 안철수와 공동정부 구성 제시


문 고문이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안 원장과의 공동정부 구상을 밝혔다고 한겨레가 지난 11일 보도했다. 문 고문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진행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안 원장과의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텐데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후보가 되고 정권을 장악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연합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19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처럼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은 대통령, 한 명은 국무총리를 맡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문 고문은 안 원장에 대해 “정권교체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우리 사회의 방향이나 가치, 시대정신 등에서 많이 가깝다. 얼마든지 합칠 수 있다”며 “(공동정부 구성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집권할 경우에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충 등 여러 가지 계획들을 안정적으로 끌어가는 세력 기반을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또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체성이 전혀 다른 세력과 연합정치를 도모해야 했지만 지금은 민주개혁 세력만 제대로 단합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해 민주세력 전반을 아우르는 민주연립정부 구상을 내비쳤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 문재인 좋은일자리 본부장, 김한길 민생공양실천특위 보편적복지 본부장,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좌측부터)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민생공약실천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공동정부론’ 속내와 반응?


한편 문 고문의 ‘공동정부론’이 정치권에 파문을 몰고 온 가운데 당내에서는 ‘너무 앞서 간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박 연대 담합에 대한 후폭풍 영향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번 공동정부론이 나온 것에 대해 문 고문의 정치적 메시지가 숨어 있을 거란 분석이다. 이-박 연대로 타격을 받은 문 고문이 자신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서 공동정부론을 내세웠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번 공동정부론에 대해서 대권 도전을 선언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서울 수유리 국립 4ㆍ19묘지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동정부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안 원장은 지금 세력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며 “공동정부론은 허상”이라고 말했다고 이 장관의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의원은 “민주통합당은 지금 정당 체제가 갖춰져 있는 상태인 반면 안 원장측은 세력이 안나타나고 있다”며 “공동정부체제가 되려면 안 원장 쪽에서도 세력이 나타난 뒤 국정 운영의 비전과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이 갖춰진 상태에서 운영을 해야지 세력이나 정체성이 부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동정부를 거론)하는 것은 말로만 하는 것”이라며 “공동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제안한 분권형 대통령제를 받아들이면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당대표에 출마하는 이해찬 상임고문은 지난 16일 올해 대선 전망과 관련, 조건만 잘 갖춰진다면 해볼만 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범야권을 잘 아우르는 후보와 젊은 층의 투표 참여, 좋은 정책이 뒷받침 된다면 상당한 투표율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지방선거 때보다 (지지율이) 10% 가까이 올라갈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대선은 한 번 치러볼 만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재인-안철수 공동정부론에 대해서는 “연대를 하면 책임을 같이 져야 하기 때문에 공동정부는 당연히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후보단일화 시기와 관련, “가능하면 민주당의 후보를 먼저 확정하고 이후 안 교수와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문재인 상임고문이 제시한 서울대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공동정부론’과 관련, “‘우리 갖고는 안된다’며 스스로 자포자기 하는 것은 지금부터 할 필요 없다”고 비판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치개혁모임과의 간담회에서 “(때 이른 자포자기는) 당원과 지지자로 하여금 ‘민주당 만으로는 안된다’고 기대를 낮추게 하고, 이로 인해 나 자신의 사명감도 낮아지게 마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긍지와 자존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당이 지자자에게 정의로운 복지사회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 공평 분배를 하면서도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민주통합 국회의원 당선자는 “20일 첫 치러지는 울산 당대표 경선에서 이변(승리)이 일어난다면 12월 대선 승리를 확신한다”고 밝히면서 문재인 상임고문의 안철수 원장 쪽 공동정부 구성 제안에 대해선 “시기적으로 이른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 지난 16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 심포지움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대선 지지율…호남권 안철수, 문재인 順


야권의 대선 주자로 떠오른 문 고문과 안 원장의 지지율은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지난 15일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정당지지도·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은 47.0%의 지지도를 나타내 1위를 지켰다.


이어 안철수 원장 15.2%, 문재인 상임고문 14.2%, 김문수 경기지사 4.3%, 김두관 경남지사 4.2%,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2.5%,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2.1%,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권역별 조사에서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은 권역은 경북권으로 70.9%를 나타냈다. 호남권에서는 안철수 원장, 문재인 상임고문이 각각 34.3%, 31.0% 순으로 가장 높은 지지도를 나타냈다.


정당 지지도별로는 새누리당 지지 응답자 79.9%가 박 전 위원장을 지지했다. 민주통합당 지지 응답자는 31.3%가 안철수 원장을, 통합진보당 지지 응답자는 43.4%가 문재인 상임고문을 각각 선택했다.


이민호 모노리서치 이사는 “야권의 총선 결과에 대한 실망과 통합진보당 사태 등의 영향으로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도가 소폭 하락하거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가운데 “사실상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은 박 전 위원장의 지지도는 여론조사에서 만큼은 부동의 대선주자로 자리를 잡아가는 흐름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응답자들의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48.4%, 민주통합당 25.6%, 통합진보당 4.2%, 자유선진당 0.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4월12일 조사보다 13.5%p 지지도 상승률을 보인 반면,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은 각각 7.7%, 3.6% 포인트 하락했다. 야권의 사실상 총선 패배, 통합진보당 사태 등의 여파가 가져온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584명을 대상으로 IVR 전화설문 일반전화 RDD전화 RDD(무작위 임의걸기)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46%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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