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아마존 한국 시장 점령, 관련 업체 喜悲 교차

김수정 / 기사승인 : 2014-02-05 11:33:10
  • -
  • +
  • 인쇄
국내유통업계, ‘좌불안석’ vs. "한국선 미비할 것"

▲ 뉴스와이 캡춰


[토요경제=김수정 기자]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이 빠르면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는 국내 소비자가 해외 사이트를 통해 직접 구매하는 규모가 최근 2조원에 가까이 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의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직접 경쟁할 업체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 반해 새로운 시장 확대를 계획하던 연관 업체들은 화색을 표하고 있다.


아마존은 세계에서 ‘온라인 쇼핑의 구글’로 불린다. 정보를 검색할 때는 구글을 먼저 사용하듯 온라인 쇼핑을 할 때엔 아마존부터 검색한다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아마존의 지난해 매출액은 611달러로 세계에서 가자 규모가 큰 유통업체다. 책을 포함한 미디어 사업의 매출 비중은 33% 뿐이고 상품 유통은 6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마존이 취급하는 상품 종류는 책만 300만개다.


미국 대학의 학생들이 교재를 주문할 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기서 책을 산다. 새 책, 중고책 등 가격대 별로 소비자간 직접 거래를 할 수 있다. 단지 책뿐만 아니라 상품까지 합하면 판매 상품의 종류가 1000만 가지가 넘는다.


◆ 아마존 국내진출 가시화…국내 온라인 시장 ‘덜커덩?’


아마존은 지난 달 초 염동훈 전 구글코리아 사장이 아마존 한국 법인의 신임 지사장으로 영입됐다. 지난해 5월 한국법인 ‘아마존 코퍼레이트 서비시스 코리아’를 설립했다. 아직까진 인터넷 가상공간을 빌려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그쳤지만 아마존 한국 법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솔루션 설계, 지역영업담당, 전문기술영업, 고객관리 담당 등 분야별 한국직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아마존의 한국 진출 설은 몇 년 전부터 불거져 나온 사실이다. 실제 진출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1999년 삼성물산과 업무 협약까지 맺은 바 있다. 당시 일본 시장 진출과 맞물리면서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9년에는 인터파크와 한국진출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마존의 한국 입성이 다른 나라들과 달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유통업계의 한 목소리다. 한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아마존은 해외에서 다양한 물류시스템과 당일 배송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국내는 이미 택배 사업과 당일 배송 경쟁이 보편화돼 있으므로 아마존의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이다”라는 관측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미 한국의 오픈마켓 시장이 포화 상태인데 한국에서 빛을 발휘할지 의문이다”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아마존의 한국 진출이 현실화 되면 기존 오픈마켓 시장 뿐 아니라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까지 아마존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마존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상품 판매자를 중개해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물건을 자체 구매해 창고에 보관하고 배송 등 물류까지 직접 담당하기도 한다. 대량 구매를 통해 대형마트처럼 제품의 가격 인하를 직접 주도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월마트에 진열된 상품의 바코드를 아마존 애플리케이션 ‘프라이스첵’으로 찍어보고 바로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 국내유통업계 서둘러 온라인 사이트 개편…서점가 ‘비상’


좌불안석인 국내 유통업체는 아마존의 한국 진출에 대비해 온라인 사이트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국내 서점가는 매출감소의 직격탄을 맞을까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유통업체인 롯데는 지난해 7월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온라인 사업 전반에 걸쳐 재정비하고 있다. 롯데닷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중복 온라인 몰 부문을 통합하고 차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 역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각각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조만간 통합된 사이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한 국내 대형서점가는 “그렇지 않아도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격이다”고 했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매출이 오프라인 서점에서 3.7% 감소해 전체적으로 2012년에 비해 0.8% 줄었다. 예스24·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시장 점유율을 늘었지만 서점가의 점유율은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마존은 전자책, 영화, 음악콘텐츠, IT 기기까지 ‘원클릭’ 서비스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소비자 구매이력 정보가 담긴 ‘빅데이터’ 마케팅으로 전 세계에서 성공을 거뒀다. 한국출판연구소의 관계자는 “아마존이 보유한 전자책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자책 시장의 경우 아마존의 진출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 전자책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시장의 주도권을 가진 사업자도 아직 없다.


아마존이 일본 시장에 진출했을 때에는 1년 만에 일본 전자책 단말기 시장의 38%를 장악하며 곧바로 일본 내 최대 사업자가 됐다. 아마존이 만약 자체 태블릿 PC인 킨들파이어를 국내에 저가로 유포하면서 국내 전자책 시장을 장악하면 단숨에 1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 아마존, 왜 국내 업계에게 ‘공포’ 일까?


아마존의 국내 진출소식은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의 한국 진출이 알려졌을 당시와 비슷하다. 2011년 이케아가 국내 진출을 선언했을 때 국내 가구업계는 모두 ‘긴장 했다.


한샘ㆍ리바트 같은 국내 가구업체들은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복합매장을 오픈하는 등 오픈하지도 않은 가구업체의 등장에 국내 가구업계 판도가 흔들렸다. 이처럼 아마존이 국내에 본격 진출하면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배송대행업체 모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며 그만큼 아마존이 다루는 소매제품도 다양해 관련업계들이 긴장 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아직 정확한 진출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내에 물류센터를 두고 직진출하는 경로를 예상할 수 있다. 이 경우 1차적으로 국내 배송대행업체들이 영향을 받을 게 분명하다. 아마존 탓에 배송물량은 줄어들 것이고, 이는 매출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마존의 해외직구(해외직접구매) 비중이 워낙 크다. 현재 점령하고 있는 국내 대행업체들의 매출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소셜커머스 업계도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G마켓ㆍ옥션 같은 오픈마켓의 매출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마존이 진출하면 역으로 아마존이 소셜커머스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 아마존닷컴은 자체적으로 ‘투데이딜’이라는 소셜커머스 형태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고 국내 소셜커머스의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