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 불모지 한국, 경기도가 나선다

박태석 / 기사승인 : 2012-06-08 14: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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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ㆍ아주대 병원 연계 하여 1년간 69명 살려내

중증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와 아주대병원이 운영 중인 중증외상환자 더 살리기 프로젝트, 이른바 석해균 프로젝트가 지난 1년간 63명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중증환자 더 살리기 프로젝트 1년 추진 성과분석에 따르면 63건의 사고 중 교통사고와 산악사고가 각각 19건으로 전체 사고의 60%를 차지, 헬기이송 응급구조 프로그램이 환자 생명 소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의 경우 팔다리 절단 및 복합골절, 내부 장기 손상 등 중증외상환자가 많아 신속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심각한 사후 장애는 물론 자칫 생명까지 위험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산악사고의 경우에도 전체 19건 중 9건이 추락과 낙상으로 인한 두부 손상 및 복합골절 등으로 중증 외상을 입어 EMS(Emergency Medical Service : 응급진료)소방헬기가 아니면 적절한 이송이 곤란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 이번 프로젝트에서 특히 EMS(Emergency Medical Service : 응급진료)헬기이송 응급구조 프로그램이 환자 생명 소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악사고의 경우에는 산행도중 갑작스런 호흡곤란 및 심장마비 증세 등으로 이송된 경우도 10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자신의 체력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산행에 대한 등산객들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악사고와 교통사고 다음으로 많은 원인은 개인질환 12건 이었으며 산업사고 6건, 기타 생활안전사고가 각각 8건을 차지했다. 산업현장 안전사고는 기계사용 부주의에 의한 신체 절단사고(3), 공사장 추락사고(1), 붕괴(1) 및 감전사고(1)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으며, 일상생활 안전사고는 낙상사고(4)와 화상사고(1), 수영미숙으로 인한 익수사고(1)와 자해사고(2) 등이었다.


중증환자 더 살리기 프로젝트는 교통사고, 추락사고, 산업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는 물론 심정지 등 각종 급성질환으로 신속한 응급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를 경기도 EMS소방헬기로 긴급 이송하면, 사전 대기하고 있던 전문 의료팀이 즉각적인 수술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는 정책이다. 특히, 경기도처럼 전문의사가 직접 헬기에 탑승해 환자이송을 책임지는 체계는 전국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기 어려운 모범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


한편 경기도는 헬기를 이용한 응급구조 사업 등 증가하고 있는 도내 각종 특수재난사고에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1월 소방재난본부에 특수구조ㆍ생활안전ㆍ항공팀 등 3담당 40명, 북부본부 18명 등 총 58명의 최정예 구조대원으로 구성된 전국 최대 규모의 특수대응단을 창단한 바 있다.


이양형 소방재난본부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에는 365일 24시간 대기 중인 특수대응단과 이국종 외상팀의 헌신과 상호 신뢰가 밑바탕이 되고 있다”라며, “휴일까지 반납하며 소명의식을 보이고 있는 이국종 교수팀과 야간비행의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도 소방항공대의 희생정신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 국내 중증외상계 현실은?
한해 3만명이 외상으로 사망한다. 자살기도에 따른 낙상, 교통사고나 학교폭력으로 인한 부상도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 중 1만명 정도가 살 수 있는 환자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겉으론 가벼워 보이는 외상일지라도, 심각성 여부를 판단해 전문 중증외상센터로 환자를 이송, 생존율을 높이는 선진 의료체계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중증외상센터가 단 한 곳도 없어 외상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경우가 하루 27.4명에 이른다.


하지만 석해균 선장의 기적 같은 회생으로 이슈가 되면서 당시 짓기 시작한 중증외상센터가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멈춰 서 있다. 정부와 국회는 명분보단 실리를 놓고 저울질하느라, 대형 의료계에선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외상센터에 대한 관심을 끊은 게 바로 그 이유다.


“이대로라면 더 이상 '제2의 석해균'은 없을 것”이라며 외상분야를 지키는 의료진들의 이야기한다. 그나마 이번 경기도의 ‘석해균 프로젝트’로 한국 중증외상분야가 조금은 진일보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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