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유명환 기자] 최근 ‘조선 강국’의 이름이 무색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만에 분기 최대 손실 기록을 갈아치우며 올해 누적 적자 3조원을 넘겼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올 3분기에 매출 12조4040억원, 영업손실 1조9346억원이 발생했다. 이는 1973년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냈다.
3분기 1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만큼 경영효율화를 위해 노사 양측이 힘을 모아도 부족한데 노조 집행부의 태도에 이렇다 할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윽고 노조 집행부는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파업찬반 투표를 무기한 연장했다. 교섭도 중단된 상태다.
투표 기간을 무기한 연장하는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 노조 측은 “사측이 조합원들의 투표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섭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투표를 방해한 적이 없다”며 “투표율이 저조하게 나오자 기간을 연장한 것”이라고 했다. 노사가 대립하는 사이 5월에 시작된 교섭은 5개월 가깝게 표류하고 있다.
특히 노조가 지난달 31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7일 2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날 노조는 “회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조합원이 납득할 안을 제시하지 않아 부분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측 입장에서 볼 때 조합원들이 좀 더 현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땀 흘린 만큼 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3조원이라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좀 더 양보하고 노사간 협심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는게 우선일 것이다.
또한 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 만으로는 ‘무언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보다는 우선 노조측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협의 점을 찾아 임단협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는 교섭을 재개해야 한다.
만약 20년 무분규 전통이 깨진다면 해외 수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주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창사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최대 피해자는 조합원이 되는 것이다.
사측은 물론 상당수 조합원들은 조기에 협상을 타결하길 바라고 있다. 파업 후유증을 잘 알고 있어서다. 노조 집행부는 쟁의행위 돌입을 위한 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 서둘러 협상을 타결하지 않으면 고객과 투자자들은 등을 돌리게 된다.
1990년대 후반 현대중공업은 조선업이 불황에 빠졌을 때 생산직·사무직·임원들 할 것 없이 해외 선주를 만나 수주활동을 벌였으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단 한명도 강제로 해고하지 않았다. 그 당시 노사는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합심해 위기를 극복했다.
이번 역시 노사가 합의점을 찾아 20년 무분규 전통이 깨지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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