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이제는 전쟁이다”

전성운 / 기사승인 : 2012-06-15 17: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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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에 ‘전면전’ 선포

최근 일고있는 ‘보이스톡’ 논란과 관련해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가 “이통사들에 추가적인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 대표는 “이통3사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무료 인터넷 전화(mVoIP)통화 품질을 고의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4일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 2층에서 열린 ‘카카오톡 보이스톡 논란과 망중립성’ 토론회에서 “추가적인 망 이용대가를 지불할 의향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이동통신사들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한 것으로 향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 이통사들, 3중과금 하겠다?
그동안 카카오톡 운영업체 카카오를 비롯한 구글, 네이버, 다음등 수많은 콘텐츠 제공 업체들과 심지어 삼성전자와 같은 ‘스마트기기’ 제조사들은 통신망을 제공하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망중립성’을 둘러싸고 대립해왔다. ‘망중립성’이란 누구나 차별 받지 않고 인터넷 망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통사들은 “트래픽 과다 유발 사업자는 망 이용 대가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통사가 비용을 투입해 구축한 네트워크에 콘텐츠 제공 업체들이 무임승차했다는 이유다. 반면 콘텐츠를 제공하는 다음, 네이버, 카카오 등은 ‘망중립성’을 제기하며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왔다.


카카오톡이 망 이용대가를 지불할 수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이미 고액의 통신요금으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고 자사 또한 망 임대료를 이미 지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통사들은)무임승차, 망 투자비용 등을 내세우는데 우리도 적자인데도 막대한 망 임대료 내고 있고 이용자들도 통신료를 내고 있다”며 “(망 이용대가를 받겠다는 것은) 3중으로 돈을 받겠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통사들이 콘텐츠 등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여서 수익이 감소한다고 말할지 모르나 이통사가 입맛대로 서비스를 이끌어 나가려는 것은 굉장히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누구나 앱을 제작해 앱스토어에 올려 서비스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모바일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15년 만에 찾아온 아주 소중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 카카오측은 ‘보이스톡’과 관련해 “이동통신사들이 ‘차단’을 하고 있다”며 자료를 자사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카카오 블로그)

◇ ‘이통사 장난질’ 지나치다
이날 논란의 핵심은 “이동통신사들이 고의적으로 보이스톡을 차단하고 있다”는 이 대표의 폭로였다. 이 대표는 “이통사들이 현재 어떤 식으로 보이스톡을 차단하고 있는지 설명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음성데이터가 잘 전달되는지 확인하려고 보이스톡 안에 모니터링 기술을 집어넣어 음성데이터 손실율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면서 “보이스톡 서비스를 오픈한 4일에는 음성 데이터 손실율이 0~1%였는데 서비스 오픈 3일째부터 54요금제(월 5만4000원)이하는 이통 3사에서 다 막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전부터 이통사들이 차단을 풀고 통화는 가능토록 했다. 그런데 음성 퀄리티를 떨어뜨려 데이터 손실율이 적게는 12%에서 많게는 50%까지 발생해 도저히 정상적으로 통화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SK텔레콤 가입자의 데이터 손실율은 정확히 15.6666%로 데이터 패킷(전송량) 6개 중 1개를 고의적으로 누락시켜 사용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 손실률이 떨어진 것은) 우연히 됐다고 볼 수 없다”며 “보이스톡 통화품질 비난의 화살이 우리 쪽으로 날아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로부터 정면 공격을 받은 이통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실명’을 밝히길 거부한 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만을 되풀이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네트워크 부문에 문의한 결과 그런 사실이 없다”면서 “기존대로 54요금제 이상에서는 mVoIP를 허용하고 그 이하는 차단하고 있다”고 (보이스톡 통화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 일축했다.


이날 이석우 대표는 “보이스톡을 전면 허용한다”고 발표했던 LG유플러스에도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LG유플러스는 지난주 아주 중요한 결정을 해놓고 지금은 보이스톡 통화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통3사 중 데이터 손실율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약관 변경을 다음 주 중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후 카카오측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통사들의 장난질’에 관한 자료를 공개하고 공정위에 제소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독점 상황 이용한 명백한 불공정 행위”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비판의 화살이 쏟아졌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는 “이용자들은 무선데이터 통신요금을 지불하고 있는데, 이미 요금을 지불한 서비스를 통신사업자가 차단하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구도를 만든다는 이유로 경쟁시장 진출을 차단하는 것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라고 비판했다.


오픈웹 운동으로 유명한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는 “인류 역사상 과점시장 상황에서 투자 인센티브(유인)가 높아진 역사는 없다”며 “이윤을 확보해야 더 나은 인프라 투자여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이동통신사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투자는 완전한 경쟁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독점상황에서 편안하게 엄청난 이윤을 누리는 이동통신사에게는 투자나 기술혁신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고 덧붙였다.


청년을 위한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조성주 준비위원 역시 “일부 경제지들은 이 문제를 콘텐츠 사업자와 망 사업자 갈등으로 보고 있다 보니 이용자들의 문제와 민주주의의 문제는 프레임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SKT의 경우 2011년 마케팅비용이 3조원을 넘는데 대부분 가입자 빼가기를 위한 단말기 보조금”이라며 “이런데 사용할 바에는 이용자를 위해 보이스톡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열어주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주무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주무 기관인 방통위 관계자가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보이스톡 이후 망중립성 논란은 확산되고 있지만 방통위는 손을 쓰지 못할 정도로 무능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방통위는 이 같은 서비스가 실용화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하지 못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통신 산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갈등을 빚고 있는 카카오와 이동통신사가 합의를 도출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여의치 않으면 향후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양측의 합의를 돕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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