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에서 대통령까지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6-15 18: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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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출마선언 ‘초읽기’
▲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민주통합당 내외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오는 7월 김 지사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을 끌고 있다.

나이 서른에 경남 남해의 작은 마을 이어리 이장을 맡았던 한 청년은 37세 되던 해에 최연소 군수에 당선됐다. 그 후 행정자치부 장관을 거쳐 경남도지사를 맡고 있는 그가 대권으로 눈을 돌려 한 걸음 씩 나아가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는 김두관 경상남도지사의 이야기다. 아직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으나, 저서 <아래에서부터>를 통해 “룰라 브라질 전 대통령이 내 롤 모델”이라고 밝히는 등, 대권 출마를 암시한 바 있다. 지난 11월엔 원혜영 의원 등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 11인이 김 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김 지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원혜영 등 민주통합당 의원 11인 “김두관 나와라”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싱크탱크인 ‘자치분권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의원 11명이 지난 11일 김 지사를 대선후보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원 의원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당에는 유능하고 다양한 후보군이 잠재돼있고 그 후보군 중에 우리는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지역주의와 정면으로 맞서왔고 양극화 극복과 경제정의라는 시대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해왔다”며 “또 섬김의 정치를 실현해왔고 소통과 통합의 지도력을 보여 왔다”고 김 지사의 강점을 소개했다.


아울러 “김 지사가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한다면 국민들은 희망의 새싹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남도민들도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려는 그의 용기에 격려를 보내고 국민들도 정권교체의 가능성에 주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혜영 의원은 “민주당 내 타 대선 후보들은 출마가 기정사실화돼있고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지만 김 지사는 경남 도정에 전념하고 있다”며 “중앙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지지선언 배경을 밝혔다.


문병호 의원은 “6월11일 11시 11명의 의원이 서명에 동참했다. 묘한 인연이다. 1자의 의미도 좋다”며 “이번 대선은 무엇보다도 특권층과 서민의 싸움이다. 당내에서 가장 서민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고 살아온 과정 자체가 서민인 김 지사가 대선 경쟁에 나선다면 당에 큰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천 의원도 “김 지사가 대의를 위해 대선 후보 경쟁 시장에 뛰어들어 폭발적 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란다”며 “김 지사는 보통 사람의 코리안 드림을 실천하며 시대정신을 담보하는 정치 주자”라고 평가했다. 이날 김 지사 지지선언에는 원혜영 의원을 비롯해 강창일ㆍ김재윤ㆍ안민석ㆍ김영록ㆍ문병호ㆍ민병두ㆍ배기운ㆍ최재천ㆍ김승남ㆍ홍의락 의원이 동참했다.


◇ 영남 출신 인사들의 지지 선언도 잇달아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 등 영남 출신 인사들의 지지도 이어졌다. 김 전 총장을 비롯한 영남 출신 전직 국회의원 및 장관급 인사 16명은 “서민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스토리가 풍부한 김두관 경남도지사만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두관 경남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다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지난 2002년의 ‘노풍(노무현 바람)’에 버금가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현재 민주당 상황으로는 대선 승리를 기약할 수 없다”며 “우리는 민주당의 잠재적 후보군 모두가 당내 후보경선에 나서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영남 지역을 기반으로 국정에 몸담아왔기에 누구보다 영남의 정치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상임고문도 훌륭한 후보”라며 “문 상임고문과 김 도지사 등 영남후보들이 대선경선에서 힘을 겨루면 국민의 관심과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김 지사가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는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라며 “기자회견을 김 지사와 따로 논의한 것은 아니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고르다보니 김 지사를 지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현재 지지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김 지사가 출마 결심을 하면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자신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초기에는 지지율이 2%에 불과하지 않았나. 그보다는 김 지사가 높다”고 대답했다.


◇ 김두관 “7월에 입장 밝힐 것”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대권 출마 선언 촉구에 대해 김두관 경남지사는 “6월 일정을 정리한 뒤 7월 쯤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 지사는 “경남도의 주요 투자와 관련한 중국 출장도 있고, 18개 시ㆍ군 순방도 진행해야 하는 등, 도지사로서의 업무에 충실해야 하기에, 6월 중으로는 입장 발표가 어렵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만약 대선에 출마하게 된다면 지사직은 당연히 정리할 것”이라면서 “결심이 선다면 현재 공동지방정부를 꾸리고 있는 민주도정협의회를 비롯한 시민단체에 먼저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민선5기 4년 임기 가운데 2년을 마무리하는 6월30일 직후 경남도정 운영을 지속할 것인지, 야권의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통합당 경선에 참여할 것인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 “브라질 전 대통령 룰라 닮겠다”
김두관 지사는 지난 12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자신의 저서 <아래에서부터> 출판기념회를 갖고 정치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김 지사가 이 책을 통해 ‘노무현을 넘어서는 더 큰 정치’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는데, 이를 두고 정계에서는 그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김 지사는 저서를 통해 ‘서민대통령’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정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김대중과 노무현을 뛰어넘어 서민과 중산층이 주인 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공한 서민정부는 부자와 권력자만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닌 모두가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정부다. 지난 15년간 우리를 사실상 지배해온 특권과 기득권이 판치는 신자유주의로부터 벗어나려면 우선 집권 세력의 교체가 필요하다. 그리고 신자유주의보다 정교하고 사람 중심적인 체제에 대한 연구와 믿음이 필요하다”며 책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김 지사는 저서에서 8년의 재임기간 중 전 국민의 10%를 서민에서 중산층으로 끌어올린 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을 자신의 롤 모델로 제시했다. 그는 “내가 룰라에게서 배우고자 했던 것은 구체적인 그의 정책보다도 그가 보여준 서민에 대한 애정과 문제해결의 리더십”이라고 언급한 뒤 “프레스에 잘려나간 룰라의 왼쪽 새끼손가락을 항상 생각하며 특권과 기득권에 맞서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서민정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나는 한국 정치가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그래서 앞으로 반드시 극복해야 할 다음 장벽을 양극화 해소와 남북평화, 지역 간 균형발전으로 본다”며 “다음 대통령은 이 3대 목표를 가장 먼저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판기념회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제가 살아온 과정을 봤을 때 우리 사회에서 힘들고 소외된 계층, 서민과 노동자ㆍ농민ㆍ영세상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가까이에서 살필 수 있는 게 저의 강점이라 생각한다”며 “오는 8∼9월 민주통합당 경선 룰이 정해지면 정책 토론을 통해 누가 본선경쟁력이 있는지, 표의 확장성이 있는지, 박근혜 후보를 꺾을 수 있는지 등을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안철수와 대립각 세우기도
김두관 지사는 “무소속 후보가 국정을 맡기에는 많이 힘들다”며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김 지사는 “정치에 있어서 집단 질서는 당이고, 정당 정치가 잘 뿌리내리는 것이 한국 정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다. 특히 국정은 한 사람의 선지자에 의해서 잘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충분한 정부 운영 경험과 민주적인 정당 활동 경험을 갖춰도 힘든 것이 국정 운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안 교수와의 단일화를 의식한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의 2단계 후보단일화론에 대해서도 “일단은 우리 당 경선의 흥행을 먼저 생각할 때”라며 “제1야당의 대선 경선의 논의가 당 밖에 있는 단일화를 전제로 시작하는 것이 제1야당의 위상에 맞지 않는 것 같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손학규 전 대표, 문재인 고문과의 차별성을 묻는 질문에 “손 고문은 우리 당이 어려울 때 두 번이나 당 대표를 맡아서 선당후사를 몸소 실천한 그런 분이시고, 문 고문은 그야말로 워낙 합리적인 소유자이고 참여정부 시절 노 대통령한테 국정을 책임졌던 분”이라면서도 “저는 훌륭하신 두 분 선배님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마을 이장이나 군수 또 행자부장관 등을 겪어오면서 생활 현장에 있었다. 그래서 국민에 대한 감각이 두 분과는 다르다. 이런 것이 제 강점이자 약점”이라고 말했다.


◇ 민주통합당의 유력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두관 지사는 누구?
이립의 나이에 남해군 이어리 이장에 당선됐고, 37세에 최연소 민선 남해군수가 된 후. 노무현 정부 시절 45세의 나이에 행정자치부 장관에 발탁된 것은 잘 알려진 그의 이력이다. 얼핏 승승장구한 듯 보이지만 이장과 군수 선거를 제외하곤 주요 공직선거에서 계속 쓴 잔을 들었다. 국회의원(남해-하동) 선거에 세 번 나와 모두 떨어졌고 2002년ㆍ2006년 경남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연패했다.


그러나 “부모를 때려죽인 원수도 아니고 경남 분들이 한번은 알아주겠지”라는 마음으로, 민주당적까지 버리고 무소속으로 2010년 다시 도전했다. 그 결과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7%포인트 차로 누르고 경남지사 당선에 성공했다. 빈농의 아들로 전문대를 졸업한 이장 출신이 도지사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1958년 10월 경남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에서 태어난 그는 77년 남해종합고를 졸업하고 2년간 마늘농사를 짓다가 경북 영주 경북전문대에 입학했다. 고교 졸업 후 국민대에 합격했으나 등록금이 없어 포기했다. 전문대 졸업 후 동아대에 편입한 그는 현역으로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제대 후 민주화운동을 하다 86년 구속됐고 출소한 뒤 농민운동을 하다 88년 고향 이어리 이장에 선출됐다.


지난 1995년 당시 최연소 단체장으로 남해군수에 오른 김 지사는 군청 기자실을 폐쇄한 적도 있다. 자신이 직접 기자실 문에 못질을 한 것이다. 군청에 상주하는 지역기자들이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지역 유지로 활동하면서 각종 폐해를 낳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6년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거 때의 ‘십자가 연설’로도 유명하다. 전당대회 연설에 나선 그는 ‘두 팔을 벌리고 두 눈을 감고’ 연설 했다. 패배에 굴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노무현 정신’으로 돌아가자고 역설하는 장면은 당시 크게 회자됐다. 이 연설로 그는 3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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