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시작된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노사간 임금협상 갈등이 7개월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노조측은 임금 협상과 관련해 미래에셋금융그룹이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사측 대응이 '노조 탄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임금 협상 이전에 그룹측의 노조에 대한 인식 변화와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의 '독단경영' 탈피가 선행돼야 한다고 노조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무엇보다 임금 협상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노조측은 박 회장의 경영과 노조 탄압 문제로 비화해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말해 사무금융연맹에 교섭권을 위임하는 등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은 노조측이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중 유일한 노조인 미래에셋생명 노조는 SK생명의 노조가 그 전신이다. 2005년도 6월, 미래에셋측이 100% 고용을 승계하며 SK생명을 인수하던 해부터 매년 임금협상을 해 왔다.
노조측은 “당시에도 사측은 임금동결을 주장하다가 3년치 임금 교섭을 한꺼번에 하자는 등 상식선에서 어긋난 요구를 했다”며 “합병 후 이듬해에도 업계 최저 수준의 임금을 놓고 사측과 협상을 해야 했다”며 임금협상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사측은 법무법인 ‘남산’에 교섭을 위임하고 노조와 임금타결을 시도해 왔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 여타 생보사 수준의 임금인상 △ 1년 반 사이 절반을 넘고 있는 비정규직 확대 금지 △ 1년에 1번씩 임금협약을 할 것 등을 주장해 왔다.
임금 인상안에서 노조측은 기본급 대비 15% 인상을 주장했고, 회사측은 8% 가까운 성과급 인상을 제시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19일 사측은 임금 협상이 채 완료되기도 전에 비조합원만을 대상으로 평균 3.5% 인상한 임금을 지급했다.
당시 이러한 결정을 놓고 사측에서는 “비조합원이 더 많은 상황에서 임금 지급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고 비조합원이 50%이상일 경우에 선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임금협상이 완료되면 발생 차액을 지급할 것”이라며 임금 지급 과정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노동의 유연성'을 강조해 온 박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라 노조에 압력을 넣으려는 의도라며 “이는 엄연한 부당노동행위로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조합원이라고 해서 불이익한 취급을 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들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고, 근로계약서와 단체협약중 선택할 수 있는 ‘유리 조건 우선의 원칙’에도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두헌 사무금융연맹 정치위원장은 “현재 이와 관련 노동부는 사측에 ‘권고’한 상태로 알고 있다”며 “사측이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불법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일단 유보 상태”라고 말했다. 비조합원만 선지급하는 것은 이례적일 뿐이라는 얘기다.
노조측은 정규직의 비정규직화와 함께 임금협상 도중에 불거진 사측의 이러한 비조합원 임금 지급 사태를 박현주 회장의 '노동유연성’ 경영방침에서 비롯된 '무노조'를 지향한 노조 탄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규직의 비정규직 전환 현황에 대해 사무금융연맹측은 “지난해 6월 28일 당시 정규직 지점장은 1140명이었고, 비정규직은 2명 뿐이었다. 1년 사이에 기존의 약 1200명에 달하는 지점장 중 400여명이 계약직화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전환에 대해 사측은 "400명이 아니라 200명을 계약직화했다. 그러나 이것은 노조에서 투표를 통해 이뤄졌다. 인수한 SK생명의 기존 영업지점장 1000여명에서 200명을 비정규직화한 것"이라며 "이후 비정규직 신규 직원 500명을 고용했고 현재 직원 1300명"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정규직은 총 700명이라는 얘기다.
이두헌 정치위원장은 “미래에셋생명은 기존 정규직원들을 명예퇴직 시키면서 비정규직 신입사원을 받고 있는데, 기존 지점장들을 '사업가형 점포장' 도입으로 비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고 올해 안에 전환이 완료된다”며 “사측의 대대적인 정규직의 비정규직 전환은 ‘점포장’ 도입을 통해서다. 이 '점포장'이란 것이 일단 회사를 퇴직한 후 회사와 2~3년간 계약을 맺는 형태로 재계약 가능성이 희박해 사실상 '계약직'전환”이라고 말했다.
노조측은 또 "비정규직 전환이 가속돼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직원들을 강제로 노동조합에서 탈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이에 대해 "노동시장유연화 부분은 박 회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증권업계 전반이 그렇다"고 전했다.
노조 탄압에 대해 이두헌 정치위원장은 “지난해 12월 한달 새에 노조원 270명 정도가 회사 중간관리자를 통해 강제 탈퇴 당했다”며 “이를 종용했다는 녹취 증거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측 한 관계자는 “당시 지부에 여성 1명씩을 두고 있었는데 ‘너만 탈퇴하면 된다’거나 ‘승진’을 들먹이며 협박했다”고 밝혔다.
이두헌 정치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중순경 교섭을 요구하는 교섭단의 교섭을 거부하면서 26개 연맹 간부를 '업무방해죄'와 '명예훼손죄'로 고소한 것에 이어 지난 26일에는 노조 간부를 징계위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이두헌 정치위원장은 사실 교섭보다 미래에셋측의 노조에 대한 인식 부족에 기인한 각종 탄압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번 미래에셋생명의 임금협상에서 먼저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무엇보다도 회사 경영에 직원은 없고 ‘참고 따라 오라’고 밀어붙이는 박현주식 80~90년대 성과지상주의적 ‘독단’ 경영이 문제의 시발졈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측은 노조를 ‘상생조직’이 아닌 경영의 걸림돌, ‘방해조직’으로 여긴다”며 “노조에 대한 인식전환이 임금협상 전에 해결돼야 할 선행조건”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현재 박현주 회장의 △ 일방적 독단경영의 분쇄 △ 2006년 임금교섭타결 △ 비정규직 전환 중단 등을 놓고 투쟁 중이며, 노조 탄압에 대항해규탄대회와 방카슈랑스 상품 불매와 퇴직연금 계약 등의 금융거래 금지 운동과 더불어 노조간 연대를 강화 중이다.
미래에셋생명 노조측은 사무금융연맹의 대의원 대회를 통해 지난해 12월 교섭권을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사무금융연맹)에 위임하고, 단위노조에서 산별노조 전환을 의결했다.
그러나 사측은 "회사가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는데 판결이 미래에셋생명 산별노조는 무효로 판결났다"며 "내부적으로 노조와 이미 협상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맹측은 "사측이 법원에 산별전환 무효와 연맹에 교섭권 위임을 무효로 하는 두 사항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냈는데, 산별전환은 무효, 연맹 교섭권 위임은 정당하다고 판결이 났다. 노동부와 법원에서도 연맹의 교섭권을 인정했으니 사측은 내부적으로 노조와 임금 협상 중이라고 말하지 말고 공식적인 교섭 요구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 '연맹이 뭐냐'는 등 교섭을 거부하지 말고 미래에셋생명 노조와 사측, 그리고 연맹 간 3자 교섭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두헌 연맹 정치위원장은 “일주일에 한 번씩 교섭 요구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측은 법무법인 ‘남산’에 교섭을 위임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노조측은 “이번 임금협상은 사실 임금 몇 %를 인상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교섭에 소극적인 사측 입장이 바뀌면 원만한 임금 협상은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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