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의혹’ 뇌관 터진다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6-22 17: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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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추적 MB레임덕 빅 이슈

대선을 6개월 앞두고 ‘BBK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세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BBK 사건은 이명박 정권 레임덕의 최대의 빅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검찰은 BBK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편지’의 내막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홍준표 전 의원으로부터 은진수 법률지원단장에게서 가짜편지를 전달받았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신명-양승덕-김병진-은진수-홍준표’라는 편지 전달 과정을 밝혀냈다. 그러나 검찰은 이렇다 할 ‘윗선’ 수사에 대한 소득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BBK 의혹’의 당사자들인 김경준과 에리카 김 남매 가족들의 신변변화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의 이번 조사 결과와 맞물려 새로운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나올거란 관측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BBK 의혹이 자칫 뇌관이 돼 폭발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 檢, “BBK 가짜편지는 대필편지”
‘BBK 가짜편지’ 사건 수사를 마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문제의 편지를 가짜편지가 아닌 ‘대필편지’로 결론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검찰은 BBK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편지’를 공개한 홍준표 전 의원을 지난 2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홍 전 의원을 고발인 겸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가짜편지를 입수ㆍ공개하게 된 경위와 편지 작성에도 개입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은씨로부터 가짜편지를 건네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은 지난 7일 ‘BBK 가짜편지’ 사건과 관련해 검찰을 향해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국기문란조사특별위원회 BBK가짜편지 조사소위 임내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BBK 기획입국설의 단초가 됐던 첫 문제작, 가짜편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던 홍준표 전 의원은 이 편지를 MB캠프의 은진수 법률지원단장(전 감사원 감사위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실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상 위에 놓여있던 편지를 가져왔을 뿐이라며 사건의 의혹을 더 증폭시킨 당사자가 이제 와 의혹이 확대되는 걸 염려해 실토한다하니 참으로 궁색하다”고 꼬집었다.


또 “뿐만 아니라 홍준표 전 의원에게 은진수 위원이 가짜편지를 전달했다는 내용을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소속 의원들(강용석, 고승덕, 김기현, 김정훈, 박희태, 정종복, 최병국)은 다 알고 있었지만 침묵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사건은 단순한 명예훼손 사건이 아니라 상대방 대선 후보를 모해할 목적으로 증거를 위조해 정치공작을 자행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관련자들은 형법 제155조3항의 모해 목적 증거위조죄 등으로 엄히 처벌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검찰은 편지 전달자로 지목된 은진수 전 감사위원과 기획자로 지목된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라”며 “MB 대선캠프 차원의 기획입국 조작 관여 여부 등 국민적 관심사인 BBK 가짜편지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밝힐 것을 검찰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이 발표한 내곡동 수사와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재수사 결과에 대해 특별검사제 도입 내지는 국정조사 실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BBK 수사결과 발표 이후 또 한 번 검찰이 ‘부실수사’라는 비판에 휩싸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다.


▲ 김경준

◇ 김경준-에리카 김 ‘배수의 진’
최근 ‘BBK 의혹’의 당사자들인 김경준(46ㆍ수감중)과 에리카 김 남매 가족들의 신변변화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특히 지난해 2월 김경준 씨 명의 스위스 계좌(알렉산드리아 인베스트먼트)에서 MB의 실소유주 의혹을 끊임없이 받고 있는 (주)다스 측에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준 뒤 내심 미국으로의 재송환을 기대했던 사전계약(?)의 불이행에 불만을 품었는지 이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가 않다.


또 선데이저널이 최근 입수한 연방법정 자료에 따르면 김경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 씨는 끝내 자신의 ‘베버리힐스 저택(924 N Beverly Dr.)’의 소유권을 옵셔널캐피탈 측에 건네야하는 운명을 맞이했다.


아울러 김경준-에리카 김 남매의 부모인 김세영-김영애 부부의 재산 또한 양도 대상으로 확정됨에 따라 그 불똥의 범위는 더욱 확대된 상태다.


한편 371억원의 배상판결을 받아낸 뒤 김경준 씨 가족의 잇딴 항소제기를 어느 정도 잠재운 옵셔널캐피탈 측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에리카 김 씨의 연인 민성우 씨의 채무조사 이행을 촉구하는 등 재산은닉 연계 가능성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상황이 이렇듯 김경준 씨 가족 측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김경준 씨(천안교도소 외국인시설 수감)는 한국에서 분노 표출성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제17대 대통령 선거의 최대 이슈였던 ‘BBK 의혹’을 일으켰던 그가 차기 대선정국에서도 여전히 매혹(?)적인 돌발카드로 부각되면서 벌써부터 정치 쟁점화의 중심에 서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중순 가짜편지의 작성자 신 명 씨, 그의 형 신경화 씨를 상대로 이른바 ‘기획입국 가짜편지’와 관련 명예훼손 및 모해위증 소송을 서울 중앙지검에 제기하며 예기치 못한 파란을 예고했던 김경준 씨.


그간 ‘위조범-거짓말쟁이’로 몰렸던 그의 이력이 무색하리만큼 그의 주장은 최근 사실로 드러나는 등 이른바 ‘전화위복(?)’의 가능성마저 노출되고 있는 상태다. 왜냐하면 ‘김경준 기획입국설 가짜편지’ 과정의 당사자들인 홍준표 전 의원-은진수 전 감사원 위원 등이 입을 열면서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의혹들이 양파 껍질 벗겨지듯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MB의 정권창출 1등 공신 은 전 위원의 경우 2007년 당시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의 법률지원단장이자 한나라당 클린정취위원회 BBK 대책팀장이었다는 점에서 이 사안을 두고 그 누구보다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주목거리다.


이런 가운데 구속수감 중인 은 씨가 최근 검찰 조사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윗선’의 존재를 불면서, 세칭 ‘기획입국 가짜편지’ 사건이 그간 정치권의 풍문 등으로 나돌던 ‘최시중-이상득’ 라인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선데이저널은 김경준-에리카 김 남매가 막바지 궁지에 몰린 또 다른 상황으로 지난해 1월 연방법원으로부터 “김경준 씨 가족 등은 한화 371억원의 배상금을 속히 반환하라”라는 유리한 판결을 받아냈음에도 김경준 씨의 최대 재산목록이라 할 수 있는 스위스 계좌의 자금 140억원이 경쟁자(?)인 (주)다스 측으로 흘러 들어가는 등 예기치 못한 변수에 부딪혔던 상황을 들었다.


이에 따라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옵셔널캐피탈 측은 (주)다스를 압박하는 카드를 빼어들었다. 그러나 (주)다스 측은 이미 투자금 반환에 성공했기 때문에 김경준 씨 가족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가주법원)을 1차적으로 소취하하는 동시에 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 취하를 추진했다.


물론 이에 바싹 열이 오른 옵셔널캐피탈 측 또한 물러서지 않고 이의제기를 거듭했으나 결국 지난해 11월 연방법원은 “이미 (주)다스 측과 김경준 씨 가족은 이면합의를 통해 합법적 송금절차가 이뤄졌다”는 법 해석과 함께 역시 소취하를 승인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옵셔널캐피탈 측은 371억원이라는 배상금 회수에 있어 새로운 돌파구 모색이 절실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김경준 씨 가족인 누나 에리카 김, 부인 이보라, 부모 김세영-김영애 씨의 노출된 재산회수에 나서는 한편, 에리카 김 씨의 연인 민성우 씨와 그의 회사 SM 글로벌로의 재산은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새로운 싸움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 김경준 미국 재송환 기대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씨는 올해 초부터 “미국 법원 제출을 위해 스위스 은행 측에 보내려는 서신이 통제되는 등 수감 중인 상태에서 지나친 통제를 받고 있다”는 식의 불편함(?)을 호소한 바 있으며, 마침내 지난달 28일 대전지방검찰청에 ‘인권유린’을 사유로 천안교도소장을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선데이저널을 밝혔다.


또 이와 같은 사유로 김 씨는 “그간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돼 수많은 검열과 감시를 당했으며, 언론과의 면회 또한 차단됨에 따라 의사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한 김 씨는 “미국에서 3년 반, 한국에서 4년 반 동안 수감했으니, 사실상 지난달 26일 부로 8년간의 형기가 끝이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덧붙이고 있는 상태다.


결국 이같은 김 씨의 행보는 지난해 전격적으로 이뤄진 (주)다스(MB 실소유주 의혹)로의 140억원 송금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마디로 세간에 떠도는 ‘사전빅딜설’의 내용인 “(주)다스로 140억원을 넘기고 김경준 씨의 미국 재송환을 빠른 시일 안에 추진하다”는 내용이 지켜지지 않자 모종의 압박 메시지를 누군가에게 강력히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경준 씨는 평소 친분이 두터워 자주 만남을 갖고 있는 ‘유원일 전 의원(창조한국당)’에게 편지를 보내 “BBK가 이명박 대통령 소유임을 입증하는 새로운 ‘전표 형식’의 증거(7페이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큰 파장을 예고했다.


이같은 김 씨의 행동은 “과연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모종의 최종항변이냐 아니면 실질적인 폭로전의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이냐”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한편 김경준 씨의 천안교도소장에 대한 고소건이 이슈화되자 교도소 측은 뒤늦게 ‘특별관리대상 지정사유’를 해제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오히려 천안교도소 측이 김경준 씨의 주장대로 '과잉감시-검열'을 펼쳤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BBK 의혹’. 아직 해소되지 않은 핵폭탄급 뇌관을 터뜨릴 요소가 충분한 키맨들인 김경준-에리카 김 남매 가족들에게 악재가 겹치면서, 오히려 궁지에 몰린 이들이 과연 차기 대선을 앞두고 써나갈 새로운 폭풍 시나리오에 세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김경준, 명예훼손 혐의로 홍준표 검찰 고소
한편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BBK 의혹’을 제기한 김경준씨가 홍준표 새누리당 의원을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대선에서 기획입국설의 근거로 ‘가짜편지’를 제시한 홍 의원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4월26일 고소했다.


김씨는 고소장을 통해 “편지로 볼 때 김경준이 모종의 대가를 노무현 정부와 대통합민주신당에서 받고 국내로 들어왔다”는 홍 의원의 발표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2007년 12월 청와대와 여당(대통합민주신당)이 BBK 의혹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증거로 김씨의 미국 교도소 수감 동료인 신경화(54ㆍ수감중)씨가 김씨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면서 논란을 일으킨바 있다.


한편 최근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200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옛 새누리당)이 터트린 ‘김경준 기획입국설 가짜 편지’와 관련, “그 해 12월 즈음, 현역 국회의원 한 명이 중앙일간지 편집국장을 찾아가 가짜 편지를 쓴 심명 씨의 형제 심경화 씨를 인터뷰하게 해 줄 테니 1면 머리기사로 실어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가짜편지는 당시 누군가 조직적으로 대통령을 당선시킬 목적으로 기획적으로 꾸민 일”이라며 “몇 명이 여기에 관련됐는지는 모르지만 매우 은밀하게 진행되고 기획됐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BBK 사건과 관련됐던 검사들이 지난 5년간 주요 보직을 받았다”면서 “검찰 내에 BBK 이너서클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혜택을 받았다. 다시 말해 BBK에 대한 보은인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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