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축' 시리아, 국제사회 제재 받나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6-29 15: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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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반 시리아 공세' 합류

최근 시리아의 터키 전투기 격추 사건으로 터키와 시리아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33명의 시리아군 관계자들이 가족들과 함께 시리아에 망명을 요청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시리아군 공격으로 격추된 터키 전투기의 수색 작업을 하던 터키 항공기가 또 시리아군의 공격을 받아 양국 간의 긴장감이 더해 가고 있다.


전투기 격추 사건과 관련해 터키 정부는 나토 차원의 공식 논의를 요청, 지난 26일 북대서양위원회(NAC)가 열렸다. 터키는 이번 사태에 대한 나토의 개입을 촉구하는 한편 자국 차원의 독자적인 대(對) 시리아 제재를 가동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나토회의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대 시리아 대응에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시리아 병사ㆍ가족 33명 망명
시리아군 준장이 최근 터키에 망명했다고 터키 외무부 관리가 지난 25일 밝혔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2011년 3월 반정부 시위 이후 시리아 정부 망명자 가운데 최고위 인물로 기록된다. 지금까지 병사 수천 명이 시리아를 이탈한 바 있으나 대부분 계급이 낮은 징집병이다. 터키에 본부를 둔 시리아 반군 '자유시리아군'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를 무력으로 전복하려는 이탈자들 로 구성돼 있다.


앞서 이날 터키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전날 밤 33명의 시리아 병사들이 가족들과 함께 국경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모두 224명이 터키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터키ㆍ시리아 국경을 넘어 터키에 망명을 요청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장성 한 명과 대령 두 명이 포함돼 있다며 이들은 현재 국경 인근의 난민 수용소에서 보호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터키 정부 관리는 망명 신청자 중에 장성은 없다고 밝혀 혼선이 일고 있다.


한편 이 사건은 지난해 3월 시리아의 소요사태가 발생하기까지 맹방이었던 두 나라 사이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시리아의 유혈사태가 점차 국경을 넘어 번질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터키는 시리아 내전 이후 시리아 정권을 가장 강력히 비판하는 나라로 바뀌었고, 시리아 난민과 반군들을 수용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으로 있다가 반군인 자유시리아군으로 투항한 병력도 수용하고 있다.


◇ 터키, 또 수색ㆍ구조 항공기 시리아 공격 받아
터키 정부는 지난 25일 시리아군 공격을 받고 격추된 터키 전투기의 수색 구조활동을 벌이던 항공기가 또 시리아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불렌트 아린체 부총리는 TV로 방송된 기자회견에서 시리아군이 터키의 RE-4E 정찰기 격추에 이어 또 CASA 수색ㆍ구조 항공기에 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아린체 부총리는 시리아 사격은 터키군의 경고를 받고 멈췄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 한 대변인은 터키는 국제법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전투기 격추 사건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터키는 시리아에 대한 전력수출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정부는 RE-4E 정찰기가 지난 22일 실수로 시리아 영공에 들어간 뒤 국제공역에서 격추됐으며 첩보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터키 외무장관은 구조 수색팀이 실종된 두 명의 조종사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색 작업이 시리아 측과 조율된 가운데 이뤄지고 있으나 "합동" 작전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터키의 뉴스 채널들은 수색팀이 지난 22일 시리아에 의해 격추 당한 터키 전투기 잔해를 시리아 영해의 바다 밑 1300m 깊이에서 발견했다고 지난 24일 정보원 언급 없이 보도했다.


◇ EU 외무장관들, 시리아의 격추 건에 대해 터키에 자제 요청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지난 25일 군 정찰기를 격추시켰다며 시리아를 비난하고 있는 터키에게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한 압력을 높일 것이라며 진정하라고 요청했다. 캐서린 애쉬턴 EU 외교정책 위원장은 "일어난 일과 두 실종 조종사의 가족들을 염려해 마지 않는다"며 "우리는 터키가 반응을 자제해 줄 것을 분명하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외무장관들은 지난 22일 일어난 이 사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논의하기로 한 26일의 나토 회동에 하루 앞서 룩셈부르크에서 정기 회동을 가졌다. 터키는 당시 사건이 국제 영공 상에서 경고 없이 일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회원국이지만 EU 가입 후보국일 따름이다.


EU는 이날 시리아에 대한 제재 대상에 시리아인 1명과 6개 기업체 등을 추가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압력의 가중을 요청하면서도, 전투기 사건이 근본적으로 시리아 상황을 변경시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터키의 타입 에르도안 총리는 호전적인 언사를 피하고 있으며, 군사 대응을 시사하던 태도에서 크게 물러나 있다. 만약 에르도안 총리가 나토 회의에서 보복성 행동을 바랬다면, 그는 긴급 회동의 나토 조항에 이어 상호 방위에 관한 조항을 언급했을 것이나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나토회의에서 BBC 등에 따르면 불렌트 아린츠 터키 부총리는 “나토 동맹국에 대한 공격은 나토 가입국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며 “터키가 적대적 행위에 대해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린츠 부총리는 “시리아가 국제공역에서 의도적으로 열추적 미사일로 공격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터키와 터키가 속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이 군사적 보복에 신중한 입장이어서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될 공산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지난해 리비아 공습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마무리로 여력이 없는 서방은 시리아를 규탄하면서도 군사적 개입에는 선을 긋고 있다.


◇ 클린턴, 시리아 정치 변혁 위해 터키와 협력
최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가 터키 전투기를 격추한 것에 대해 “뻔뻔스럽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고 미국은 시리아의 정치적 변혁을 위해 터키와 밀접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전날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과 회담한데 이어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가능한 한 가장 강한 어조로 시리아의 터키 전투기 격추 행위를 '뻔뻔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한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이어 시리아가 터키의 F4 팬텀 정찰기를 격추시킨 것은 국제 기준과 인명, 평화와 안보를 무시하는 시리아의 행태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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