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연금학회는 새누리당의 의뢰를 받아 공무원 연금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연금학회가 내놓은 개혁 방안의 핵심은 현재 재직 중인 공무원이 내는 기여금(납입액)을 급여의 14%에서 2026년까지 20%로 인상하는 것이다. 즉, 본인 부담률을 현재 7%에서 10%로 늘어난다.
이는 현재의 기여금과 비교하면 50% 가량 더 내는 것이고, 9%인 국민 연금 기여금과 비교해도 2배가 넘는 개혁안이다.
2016년부터 임용되는 신규 공무원의 경우 연금 본인부담률을 국민연금과 동일한 수준(4.5%)으로 낮추고 수령액도 같은 수준으로 낮아진다.
연금 수령액은 납입액의 원리금을 받는 수준으로 낮아지고, 연금 지급 시기도 늦어질 전망이다.
2010년 이전에 임용된 공무원의 지급 시기 연령을 2025년부터 2년마다 1년씩 연장해 2033년에는 65세로 조정키로 했다. 대신 의무 가입기간을 국민연금과 같이 10년으로 줄이고, 퇴직수당도 대폭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은퇴 공무원은 연간 수령액 상승폭을 축소하고, 형평을 고려해 수령액의 최대 3%를 재정안정화기여금으로 부과하도록 제안했다.
공무원들 거센 반발... “받아 들이겠다”
이처럼 다소 파격적으로 보이는 한국연금학회가 마련한 공무원 연금개혁 방안을 당정청은 공무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받아 들이기로 했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김현숙 의원 등은 청와대에서 회의를 열고 공무원연금 개혁 방향과 일정 등을 논의했다.
김현숙 의원은 “공무원 연금 개혁의 시급성과 중요성에 대해서 당정청 회의에서 인식을 공유했다”며 “연금학회 토론회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해 국민과 공직사회의 의견 수렴을 통해 당정청이 공무원 연금 개혁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발 더나아가 공무원 연금에 대해 어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첫 언급을 했다.
김 대표는 공무원 연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공무원 연금은 이대로 가면 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대표는 “당에서 개혁을 추진하면 표가 떨어지고, 그렇다고 공무원에게 개혁을 맡기면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벌써부터 공무원노조 등이 주축이 된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는 청와대 인근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과 연금학회의 개혁안은 결코 용납할 수도, 수용할 수도, 동의할 수도 없는 터무니 없는 얘기”라며 “100만 공무원, 36만 수급자, 500만 공무원가족이 나서 박근혜정권 심판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했다.
새누리당․보수언론...“각오해야 할 것”
이들은 “11월 1일 100만 공무원 총궐기 대회를 계기로 우리들의 분노를 보여줄 것”이라며 “박근혜정권과 새누리당, 보수언론, 언론학자들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새누리당의 의뢰를 받아 ‘더 내고 덜 받는’ 내용의 공무원연금 개편 방안을 마련한 한국연금학회는 대기업 소속 금융·보험회사가 주축이 돼 꾸린 연구단체로 확인됐다. 사적연금 확대를 줄곧 요구해온 민간 금융기관 주도의 연구단체에 여당이 공적연금 개편안을 맡긴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것만큼이나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적연금 지급액이 줄어 사적연금 시장이 커지면 이들 금융기관이 이득을 얻는다는 점에서, 연금학회가 공적연금 개편에 관여한 것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
한국연금학회의 ‘조직 및 임원 명단’을 보면, 이 학회 기관회원의 대다수가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기금 운용을 맡는 보험회사나 자산운용사다. 구체적으로는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와 삼성화재, 한화생명보험, 대우증권, 동양증권,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한국투자증권 등이다. 삼성생명은 7월 현재 103만여명의 퇴직연금 가입자(점유율 14%)를 확보해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압도적 1위 보험사다. 삼성화재(3.0%)와 한화생명(2.6%)도 퇴직연금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다.
연금학회 일반적인 학술단체와 ‘다르다’
연금학회의 임원진은 1년을 임기로 해마다 바뀌는데 올해 제4대 임원 명단에는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와 삼성화재,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관계자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 일부 국책연구소 관계자, 대학교수 등도 임원진에 이름을 올렸다.
연금학회가 일반적인 학술단체와는 사뭇 성격이 다르다는 점은 이 단체도 인정한다. 2011년 이 학회의 출범을 주도한 손성동 총무이사(미래에셋 소속)는 “일반적인 학회는 학자들이 주축이 돼 좀더 아카데믹한(학술적인) 연구사업을 펼친다면, 우리는 연금사업과 관련해 ‘산학협동’을 하자는 취지로 출범했다”며 “연금은 정부 제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정책 사이드에서 활약하는 몇몇 대학교수께 참여를 부탁해 이름을 올렸다”고 말했다. 손 총무이사는 “민간 금융기관이 실무적으로 고민하는 점이 무엇인지 다양한 학회 토론회를 통해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 우리 단체의 출범 취지”라고 덧붙였다.
연금학회가 그동안 국민연금·공무원연금·기초연금 등 공적연금과 관련해 재정 안정을 강조하며 연금액 축소를 주장하는 한편으로 사적연금 시장의 활성화를 강조해온 것은 이 학회 구성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무원들이 제일 만만하지?”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무원연금은 부족한 급여에 대한 보상 차원인데 이걸 줄여?” “공무원연금 개혁안, 세금 모자라면 부자 증세하세요” “공무원연금 개혁안, 정말 이해가 안 가 나는”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뉴시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