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죽음의 강' 낳다

정수현 / 기사승인 : 2012-07-05 17: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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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녹조현상 심각…시민 생존권 위협

▲ 낙동강 본포 취수장이 있는 본포 다리밑 모습 (사진=환경운동연합 제공)


유사 이래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국책사업으로 투입된 공공재원만 22조원이 넘는 4대강 민자 사업이 이번에는 ‘낙동강 녹조현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업 실시 3년 내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4대강 사업은 특히 환경단체와의 마찰이 많다. 지난 4일에도 마산 창원 진해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이것이 녹색성장이라면 관둬라’는 제목으로 낙동강 녹조현상이 담긴 사진을 공개해 4대강 사업을 이끌고 있는 수자원공사의 발목을 한번 더 잡았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9일 ‘낙동강 본포 취수장이 있는 본포 다리 밑의 모습은 녹조가 심각해 마치 페인트를 풀어놓은 듯한 모습’이라며 촬영사진을 공개했다.


낙동강 녹조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환경운동연합은 수자원공사측에 즉각적인 대책을 요구했지만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낙동강 녹조현상에 대한 대책요구를 수자원공사에 문의했지만 ‘단순히 매년 있어왔던 문제’라며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자원 공사의 성의 없는 대답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이 정도의 녹조가 매년 있어 왔다면 관리가 허술하고, 도민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당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수자원공사가 낙동강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환경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낙동강의 녹조현상은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 운동본부가(이하 부산본부) 공개한 사진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지난 달 25일에도 부산본부가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나루터에서 경남 창녕군 부곡면 본포교까지 촬영한 낙동강 항공사진을 공개하면서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은 생태계 파괴로 녹조와 흙탕물로 뒤덮인 죽음의 강”이었다고 발표했다. 부산본부는 부산시민의 식수로 이용되는 낙동강 물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부산본부는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수질이 개선된다고 했으나 구미보 상류에서부터 하류 전 구간에 걸쳐 물색은 녹색이거나 검은색을 띠고 강 바닥으로는 녹조 등 오염물질이 퇴적돼 있어 지천과 만나는 지점에서는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오염물질이 지천의 물에 의해 분무되는 등 낙동강은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었다”면서 “낙동강이 부산시민의 식수로 이용되는 것을 감안할 때 강의 오염은 시민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제점은 계속 나왔다. “황강, 회천 등 주요 지천이 만나는 지점에서는 물이 본류로 흐르지 못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고 본류에 물을 채우면서 지천의 유속이 급속히 느려져 지천의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낙동강 전 구간에 걸쳐 버려진 폐준설선, 준설자재 등이 강이나 둔치에 방치돼 있어 홍수기에 준설선 등이 유실될 경우 교각과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며 교량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서 “지천 합류부, 보 하류지역에서는 재퇴적이 진행되고 있었고, 영강합류지 상부지역, 감천합류지, 합천보 하류, 황강 합류지 등에서 쉽게 재퇴적 현상이 목격됐다. 특히 합천보는 직하류의 세굴과 동시에 세굴된 하류지역에서는 재퇴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부산본부가 공개한 사진과 녹조현상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해 낙동강운동본부는 “4대강 사업이 완공되기도 전 많은 지역에서 재퇴적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이 국민 혈세만 낭비할뿐 아무런 실익이 없는 사업인 것이 입증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낙동강운동본부는 낙동강의 심각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즉시 보의 수문을 개방해 물의 흐름을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아야 하고, 강에 방치된 준설선과 폐기물에 대한 조사를 실시함과 동시에 즉각적인 철거 작업이 진행하는 등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정책적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도 (이하 경남본부) 창원본포취수장 취수구 주변에 녹조류가 번식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경남본부는 28일 창원시 성산구 반송동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창원시민의 식수원인 본포취수장에서 취수하는 물은 녹조서식지”라며 “4대강사업 수질개선은 거짓말이며 이런 물을 창원시민이 먹고 있다니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하고 창원본보취수장 취수구 주변에 녹조류가 번식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경남본부는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수질이 개선됐다는 터무니없는 정부의 거짓말은 도무지 그냥 넘길 수가 없다”며 “낙동강은 창원시민의 식수원으로 시민들의 생명의 원천이기 때문에 사실마저 왜곡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남본부는 “27일 창원시 의창구, 공단, 진해구에 공급되는 식수를 취수하는 본포취수장의 취수구에서 취수되고 있는 물은 그야말로 녹조덩어리가 빨려 들어가 주변에 오탁방지막을 쳐놓고 있지만 소용없다”며 “낙동강에 준설과 보를 건설하게 되면 거대한 호수로 변해 녹조가 뒤덮을 것이며 죽음의 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남본부는 또 “4대강사업이 준공도 채 하기 전에 지금 창원시민은 녹조범벅인 물을 취수해 마시고 있다”며 “녹조발생은 4대강사업의 준설로 인한 낙동강 자정역할을 했던 모래가 사라지고 자연환경이 파괴돼 낙동강의 자정능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창원시와 경남도는 환경단체와 함께 낙동강 수질을 정기적으로 공동 조사해 시민식수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해야한다”며 “수자원공사는 반송정수장의 정수처리실태와 전과정을 공개하고 원수, 정수, 수돗물 검사 등 민간합동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자원공사가 실시해야 할 과제를 설명하면서 정부에게도 “4대강사업의 실패를 인정하고 낙동강 8개의 보는 철거돼야 한다”며 “지금 당장 낙동강의 8개 보에 대한 모든 수문을 개방하라”고 덧붙였다.


녹조현상이 심각한 낙동강 사진의 공개로 논란이 가중되자 4대강사업 추진본부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짜고 치는 고스톱’현장이 들키는 일도 발생했다. 추진본부는 보도 자료를 내고 “부산본부가 촬영한 사진과 추진본부가 찍은 사진을 비교해 봤지만 ‘낙동강 단 한곳에도 녹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진본부가 보도를 낸 사진은 낙동강에서도 녹조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단 ‘한곳’의 사진만을 공개한 것으로 밝혀져 환경단체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지난 20일에는 야당의 초선국회의원의 낙동강 현장투어 중 낙동강유역환경청장도 4대강사업이 낙동강수질을 개선시켰다는 브리핑을 했다고 밝혔다.


낙동강 녹조문제의 심각성은 추진본부 외에도 사업을 이끌고 있는 수자원공사가 관련 대책에 대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것이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한편 창원본포취수장은 낙동강 본류에서 일일 28만 톤을 취수해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창원 반송정수장과 창원공단 등으로 이송돼 창원시내 공장, 상가, 주택의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로 공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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