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보릿고개’…비빌 언덕은 있나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7-06 14: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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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축소·연봉 삭감 등 자구책 시급

여의도에서는 증권사들의 ‘보릿고개’라는 말까지 들려온다. 유럽재정위기 등으로 보릿고개를 만난 증권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봉 삭감, 점포 축소 등 구조조정 이야기까지 나온다. 증시 침체와 거래감소로 수수료 수익도 줄어드는 가운데 IPO마저 침체를 맞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증권사들의 수익이 크게 안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2개 증권사 중 11개 회사의 영업이익이 악화됐고, 2개 증권사는 적자를 이어나갔다. 증시전문가는 하반기 증시가 살아날 것이나 그 속도가 매우 더딜 것이라는 점에서 증권사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 22개 증권사 중 11개사 영업이익 악화
지난 2일 거래소가 발표한 3월결산법인 2011년 실적에 따르면 22개 증권사들의 개별실적 영업이익은 1조66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의 경우 1조 2709억원으로 14.0% 줄었다.


3월 결산법인 증권사 가운데 매출에서 대신증권이 1위, 영업이익의 경우 우리투자증권이 1위를 차지했다. 17개 증권사의 연결실적도 영업이익은 2010년보다 10.4% 감소, 순이익 및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각각 28.4% , 2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재정위기 등에 따라 증시가 출렁이면서 자기매매손익과 상품판매수수료가 감소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말께 2106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같은 해 12월 말 1825.74까지 떨어져 증권사들의 수익감소로 이어졌다.


또 기업들도 몸을 사리고 있다. IPO 건수가 급격히 줄었다. 상반기 IPO건수는 29건. 지난해 74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매출을 보면 대신증권이 4조297억5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투자증권은 3조5624억800만원으로 2위, 교보증권이 3조2131억19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대우증권 3조61억9100만원, 삼성증권 2조5274억6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법인세비용 차감전 순이익, 당기순이익 증가 영향이 있었다”며 “이는 하반기 증권시장이 나아져서 수탁수수료와 상품운용손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우리투자증권이 2242억4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우증권 2138억2900만원으로 영업이익에서 2위를 차지했고 삼성증권 2075억2700만원, 키움증권 1602억9900만원, 현대증권 1562억8400만원 순으로 영업이익을 얻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증권(IB)부문에서 현대건설 매각자문 등 규모가 큰 계약인 랜드마크딜의 수행 효과로 매수 및 합병수수료가 2010년보다 119.2% 증가했다”며 “트레이딩 부문에선 채권 이자 증가와 채권평가손익 개선 등으로 인해 전년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수익의 증감을 보면 22개 증권사 중 11개 증권사의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으며 2개 회사는 적자폭이 커지는 등 대체로 수익이 안좋았다.


동부증권은 2010년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80.6% 줄어들어 한해 농사의 흉작을 맞아야했고, KTB투자증권 -57.0%, 삼성증권 -38.8%, 유화증권 -35.6%, NH농협증권-29.6% 순으로 영업이익 감소를 겼어야했다. 이에 대해 동부증권 관계자는 “트레이딩 부문이 강함에도 작년에 시장이 워낙 안 좋아 변동성이 심했다”며 “적자전환 수준도 아니며, 실적이 안 좋은 것은 다른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2010년에 비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27.5% 줄었고 부국증권 -25.5%, 현대증권 -22.5% 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수익이 대체로 안 좋아졌지만 2010년보다 수배의 수익을 더 올린 증권사들도 있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701억87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2010년보다 1458.9% 증가한 수치다. 교보증권의 영업이익은 176억5800만원으로 393.1% 뛰었고, SK증권도 96.0% 증가한 269억94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메리츠종금 관계자는 “작년에 종금과 증권이 합병을 하면서 시너지가 나타났다”며 “채권, 트레이딩 등 전 부문에서 골고루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산관리위원회를 통해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면서 부실화된 자산이 없었다”며 “작년에 시장이 많이 안 좋았지만 우리 회사는 지점의 규모나 숫자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HMC투자증권은 54.6%, 한화증권은 20.1%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 증권사 관계자도 “지난해 상당히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라며 “거래수수료가 많이 빠졌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증권사, 이사 '모럴해저드' 규제
증권사들이 이사회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규제에 나섰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6월 중 주주총회를 개최한 증권사 51개사 가운데 29개사(56%)가 이사의 회사기회 이용 및 자기거래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지난 4월15일부터 시행된 상법개정안에 따라 이사의 회사기회 이용 및 자기거래 승인시 이사회 결의요건을 출석이사의 과반 이상에서 재적이사의 3분의2 이상으로 강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사회 결의요건 강화' 조항을 신설한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KTB투자증권 등 29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투자증권, 동양증권 등 8곳은 상법개정안의 '이사책임 감경' 조항 및 '이익배당 결정(재무제표 승인) 주체 변경' 조항을 동시에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법 개정안에 따라 이사(감사)의 책임을 최근 1년간 보수액의 6배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면제할 수 있다. 또 주주총회 대신 이사회 결의로 재무제표의 승인 및 이익배당을 결정할 수 있다.


‘이사 책임 감경’ 조항을 도입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등 19개, ‘재무제표 승인 및 배당 결정 권한’을 이사회에 부여한 증권사는 동부증권 등 13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의 경우 주주총회에서 이익배당 결정 주체를 이사회에 넘기는 내용의 안건을 처리하려고 했으나 주주가치 침해 등을 우려한 자산운용사,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아울러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회사를 중심으로 34개 증권사가 모회사와의 결산 일치 등을 위해 2014년부터 결산일을 3월말에서 12월말로 변경했다. 또 이익의 배당, 잔여재산의 분배, 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 등과 관련해 내용이 다른 종류주식 발행한 증권사는 1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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