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무한한 세계에 대한 탐구

송현섭 / 기사승인 : 2006-09-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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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에서 깨달은 것들

고요하고 맑은 시골 밤하늘에 쏟아질 듯 떠있는 별들을 바라본 기억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우주의 신비에 매혹된다. 무지와 두려움으로 가득 찬 우주를 재미있는 설명으로 대중에게 전파한 책이 과학사와 천문학 고전의 반열에 오른 코스모스이다. 지난 1996년 고인이 된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끝없이 광대한 우주 한가운데 미약하고 먼지 같은 존재가 바로 우리들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 책에는 20세기 태양계 행성탐사를 위한 노력과 외계의 지적생명체와 접촉하기 위한 시도, 그리스와 헬레니즘시대 지적 탐구와 핵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메시지까지 포함돼있다. 어느 하나 간과할 만한 주제는 아니다. 어린 시절 나는 태양계에 생명체가 사는 유일한 푸른 행정에 사는 우리가 공동운명체라는 그의 코스모폴리타니즘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지나칠 수도 있지만 칼 세이건은 소련이 붕괴하기 전인 1980년대에 그와 접촉하던 천문학자들에게 트로츠키의 러시아혁명사를 전해줄 정도로 인류의 역사적 진실을 알고 있었고 정치적 식견도 있었다. 물론 그는 트로츠키주의자는 아니지만 과학자의 양심과 정의를 위해 우리에게 많은 저작들을 남겼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책이 코스모스이다.

특히 칼 세이건은 핵무기 경쟁을 비롯해 인류의 미래에 대한 수많은 위험을 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우주의 탐구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이 책 속에는 상당히 발전한 그리스 고전과학이 노예경제로 소멸된 과정을 소개한 부분이 있다. 나 역시 노동하지 않는 권력자들이 지배하는 노예경제가 고전과학을 퇴보시켰다는 점을 밝힌 견해에 동의한다.

한편 이 책의 백미는 제일 마지막 장의 핵무기경쟁에 대한 반대주장에 관한 것이다. 그는 눈앞의 권력과 이익만 추구하려는 탐욕은 자칫 스스로 종말을 부를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 견해는 여전히 유효하다. 나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그냥 평범한 대중과학서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은 위기에 둘러싸인 인류에 대한 충고와 함께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넘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코스모폴리탄의 이상향인 헬레니즘시대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으로 안내한다. 물론 이 책의 최신이론은 이미 20여년이 지난 낡은 이론일 수 있다. 그러나 위대한 천문학자가 말했던 알렉산드리아의 번영과 지적 탐구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준다.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사이언스북스, 3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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