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실손보험 ‘확’ 바꾼다

전성운 / 기사승인 : 2012-07-12 11: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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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별도판매’ 상품 나올까?

실손의료보험의 보장범위가 진료비의 90%에서 80%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갱신 주기는 3~5년에서 1년으로 바뀔 예정이다. 매년 보험료를 올릴 수 있는 한도도 현행 25%보다 축소된 10% 안팎의 한도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개정안은 공청회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확정된다.


금융위는 실손의료보험의 자기부담금을 늘려 보장범위를 축소할 방침이다. 자기부담금은 건강보험 지급분을 뺀 진료비 가운데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돈이다. 2009년 9월까지 팔린 상품에는 자기부담금이 없고 이후 팔린 상품은 자기부담금이 10%다.


그러나 앞으로 팔리는 상품은 이를 20% 정도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된다. 또 자기공명영상장치(MRI)처럼 불필요한 고가 진료가 잦은 항목만 보장범위를 줄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건강보험도 항목별 보장범위가 다르다”며 “자기부담금을 모두 늘릴지, 일부 항목만 늘릴지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상품 갱신 주기는 기존의 3년에서 1년으로 짧아진다. 갱신할 때 보험료가 급격히 비싸지는 부담을 덜고, 가입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위험률(보험금이 나갈 확률)이 오르는 폭을 매년 최고 25%로 못박은 한도는 더 옥죈다.


위험률은 보험료 책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금감원은 10% 안팎의 한도로 줄이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3년에 걸친 위험률 인상 한도는 최고 1.95배에서 1.33배로 낮아진다. 이론상으로 100% 가까이 뛸 수 있는 보험료 최고 인상 폭이 33%로 줄어든다.


◇ 금융위 “실손보험 ‘별도 판매’ 필요”
금융위는 일반 장기손해보험 상품에 특약으로 끼워파는 실손의료보험의 설계 방식을 바꾸는 방안도 추진한다.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려면 불필요한 다른 상품까지 계약해야 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점에서 ‘별도 판매’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일부 대형사는 당국의 주문에 이미 별도 판매용 시안을 만들고 있다. 다만, 별도로 나온 실손의료보험 상품은 판매 수수료가 낮은 탓에 설계사의 판촉 유인이 적다는 점도 고려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과잉진료 축소'와 '보험료 인하'를 기대한다. 자기부담금 상승으로 실손보험 가입자의 반발이 있겠지만 과잉진료, 손해율 상승,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자기부담금 인상 등은 환영하지만 ‘실손주계약’ 상품 출시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손만으로는 수익은커녕 버겁기만 한 손해율 관리로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순수 실손만으론 보험료 수입도 적고 치솟는 손해율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사망담보 등을 추가한 통합형태의 실손보험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라며 “순수형 실손보험은 가입자입장선 좋겠지만, 보험사 입장선 위험부담이 큰데 좋아할 리 없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금감원은 업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위험률이 급등해 보험료를 많이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 뜯어보려고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검사 대상은 삼성, 동부, 현대, LIG, 메리츠, 한화, 롯데, 흥국 등 실손의료보험을 많이 파는 8개 손해보험사다. 실손보험료 관련 검사는 이번이 역대 처음이다.


금감원은 검사에서 2009년 8~9월 ‘절판마케팅’으로 60만건 넘게 판매한 상품의 위험률 책정이 제대로 됐는지 따져볼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험률을 잘못 책정해 가격을 덤핑했을 수 있다”며 “실제로 한화, 롯데, 흥국 등 일부 손보사는 상품을 너무 싸게 팔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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