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78) 회장이 3남 윤재승 부회장을 후계자로 사실상 낙점했다. 지난 2009년 5월, 형인 윤재훈 부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지주회사 (주)대웅 대표이사로 밀려난 지 3년 만이다. 대웅제약 대표이사로 선임된 윤재승 부회장은 대웅제약뿐만 아니라 (주)대웅 대표이사 직함도 유지하게 돼, 대웅제약그룹 핵심계열사의 경영권을 모두 장악하게 됐다.
반면 윤재훈 부회장은 (주)대웅 등기이사만 맡게 되면서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이로써 대웅제약은 재승ㆍ재훈 형제간 공동경영에서 윤재승 부회장 단독경영체제로 들어서게 됐다. 하지만 윤 회장 자녀들이 지주회사인 (주)대웅의 지분을 골고루 나눠 갖고 있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윤재승 3년 와신상담 끝 대웅제약 경영 복귀
대웅제약 관계자는 “윤재승 부회장이 회사 경영을 맡고 윤재훈 부회장은 이에 대한 자문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영환 회장이 ‘국내 제약 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어 공동경영보다는 단독경영구도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대웅제약 후계구도는 윤영환 회장의 결정에 따라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회장은 윤재승 부회장과 윤재훈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번갈아 가며 맡긴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에 윤재승 부회장이 사실상 전권을 위임받으면서 후계구도가 윤재승 부회장으로 굳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 (주)대웅 지분 엇비슷… 경영권 분쟁 불씨 될 수도
다만 윤 회장 자녀들의 (주)대웅 지분이 엇비슷해, 향후 지분 경쟁의 불씨는 남아 있다는 평가도 있다. (주)대웅의 1대주주는 지분 11.5%를 보유한 윤재승 부회장이다. 윤영환 회장의 (주)대웅 지분은 9.1%이며 대웅재단은 (주)대웅의 지분 7.4%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윤재용 대웅생명과학사장의 (주)대웅 지분율은 10.4%, 차남 윤재훈 부회장은 9.6%다. 또 윤 회장의 딸인 윤영 대웅제약 부사장도 (주)대웅의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 자녀들의 지분율이 비슷해, 경영권을 두고 갈등이 벌어질 경우 형제들 간의 합종연횡으로도 경영권의 변동이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윤영환 회장과 윤 회장의 부인 장봉애 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대웅재단이 경영권 변동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윤재승 부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지만, 윤영환 회장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후계구도는 변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 대웅제약의 새 리더, 윤재승 부회장은?
당초 이사회에선 두 형제가 역할을 맞바꿔 차남 윤재훈 부회장이 (주)대웅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과 한 달 여 만에 윤 회장이 윤재승 부회장에게 지주회사의 경영을 다시 맡긴 것이다. 이런 배경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웅제약 고위 관계자는 “일괄 약값 인하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상황을 맞는 지금 사령탑이 둘인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윤영환 회장의 판단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후계구도 확정으로 형제간 다툼의 불씨를 없애 경영 안정화를 꾀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또 “내부에서도 마케팅을 주로 담당해온 윤재훈 부회장보다는 미래전략과 해외사업 등 큰 그림을 그려온 윤재승 부회장이 어려워진 경영환경 타개에 적임자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덧붙였다.
윤재승 부회장은 서울법대를 나와 1984년 사법시험에 합격, 1995년 초까지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를 지낸 법조인 출신이다. 지난 1997년 경영인으로 변신, 2009년까지 12년간 대웅제약 대표이사를 지내며 뛰어난 전략가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기준 제약업계 매출 2위(7111억원)로 올라선 대웅제약은 올해 지난 4월부터 실시된 약가인하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가져다 파는 상품매출의 비중이 높아 약가인하 폭이 복제약 중심의 다른 상위제약사보다 더 크기 때문.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32% 가량 감소했으며 2분기에는 60% 이하로 뚝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인사가 벼랑 끝에 몰린 회사를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라지만 갑작스러운 수장 교체를 놓고 업계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의 보이지 않은 암투에서 동생이 형을 누르고 승기를 잡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았다.
특히 윤재승 부회장이 변방에 머물러 있는 지난 3년간 절치부심하며 대웅제약 대표 복귀를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관측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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