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험과 관련해 이통사, 보험사, 사용자들간 갈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사용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보험사들은 사용자들이 허위로 보험을 청구하고 있다고 나서 상호간에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휴대폰 보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제도 손질에 나섰다. 가입자가 이동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보험사와 직접 계약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인데 통신·보험 업계는 “보험료 인상이 우려된다”며 벌써 반발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는 휴대전화 보험 가입자가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계약하는 게 아니라 보험사와 직접 계약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휴대전화 보험을 이동통신의 부가서비스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방침을 확정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가입자-이통사-보험사’인 가입 단계를 ‘가입자-보험사’로 줄이는 첫 번째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큰 분위기다.
휴대전화 보험의 성격이 통신보다는 보험서비스에 더 가깝기 때문에 가입자가 보험사로부터 계약 내용을 정확히 전달받는 것이 민원을 줄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데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휴대전화 보험 분쟁은 대부분 가입자가 보상처리에 대한 내용을 잘 듣지 못한 것에서 출발한다”며 “휴대전화 판매가 목적인 이통사 대리점들이 보험 계약 내용을 잘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멀쩡한 스마트폰을 두고 새 스마트폰을 얻으려는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요건이 보험 약관에 포함돼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한 가입자들이 까다로운 보험처리에 불만을 느낀다는 것이다.
◇ 업계 “현행 유지가 좋아요”
반면 업계는 지금의 보험 가입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제도 개선에 반대하고 있다. 이통사와 보험사는 “이통사 대리점이 많은 보험 가입자를 한꺼번에 유치하는 지금은 ‘박리다매’가 가능하지만, 보험사가 직접 가입자를 모집하면 판매비용이 추가로 들어가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또 “휴대폰을 현물로 지급하는 휴대폰 보험의 특성상 이통사 대리점을 통하지 않으면 가입자가 보상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이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보험료가 오르면 업계와 소비자 모두가 휴대전화 보험을 외면할 것”이라며 “관계 당국이 민원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 혜택이 큰 상품을 없애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국은 업계의 반발과 보험료 인상 가능성 등을 인지하고 상품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금융위는 보험가입 단계 축소에 반대하는 양 업계에 자체적인 가입절차 개선 방안을 마련해볼 것으로 요청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통신사가 피보험자에게 계약 내용을 설명한 뒤 확인 서명을 받은 건에 대해서만 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손해율 감당 어떡하려고?
문제는, 현행 휴대폰 보험으로 인해 손보사들의 타격이 직접적이라는 점이다. 최근 보험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보험이 도입된 최근 3년간 손해율이 급격히 악화됐다. 손해율은 회계연도 기준 2009년 35.3%에서 2010년 88.0%, 2011년에는 131%까지 치솟았다.
구체적으로,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는 346억원, 629억원, 2291억원으로 늘었으나, 지급한 보험금 역시 122억원, 553억원, 3009억원으로 급증했다. 작년엔 휴대폰 보험 하나 만으로 718억원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현재 SK텔레콤은 한화손해보험, KT는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 LG유플러스는 LIG손해보험과 각각 협약을 맺고 휴대폰 분실보험을 판매하고 있는데 보험사들이 이로 인해 이처럼 큰 손실을 입은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리스크관리 실패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계열 보험사가 없는 SK텔레콤과 KT의 분실보험 물건을 잡기 위해 손보사간 경쟁 과정에서 적정 보험료 수준이 깨졌고, 제조사들의 고가화 정책에 더해 해외밀수출 가능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또 “스마트폰은 ‘분실 상태’로 만들어도 와이파이만을 이용해 태블릿PC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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