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으로 부터 2005년 부당해고 당한 이후 8년 동안 해고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이 검게 그을린 모습으로 27일 대검찰청 정문에 나타났다.
그들은 이상득 전 의원이 7억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해 26일 구속 된 것과 관련, 이 중 1억 5000만원의 검은 돈을 준 코오롱그룹에 대해서 검찰이 어떠한 사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자 ‘코오롱 그룹 불법정치자금 수수 고소’를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코오롱 해고노동자 최일배 위원장은 “노동자를 착취하고 길거리에 방치하면서 기업 경영과 무관하게 정권에 돈을 쏟아 부은 코오롱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고소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코오롱과 이상득의 관계가 30년 가까이 되기 때문에 1억 5000만원이란 자금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검찰이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검찰을 압박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 상황에서 코오롱은 다음 대권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박근혜의 동생 박지만과도 이미 친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검찰이 코오롱에 대한 수사를 미루는 이유는 또 다른 권력형 비리로 번질 것을 우려한 권력의 압력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 코오롱, 전형적 권력형 정경유착기업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2005년 수백명의 직원을 희망퇴직과 정리해고한 코오롱이 정작 이명박 정부의 실세인 이상득 전의원에게는 1억 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상득 전의원의 각종비리와 불법행위에 코오롱 출신 관계자가 차명계좌를 이용해 돈세탁을 한 정황도 발견됐고 여타 불법행위에 코오롱이 깊숙이 개입돼 있음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이는 코오롱이 현정부와 깊은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중간에 수 많은 이권이 오고갔음을 충분히 유추 할 수 있다. 즉 전형적 권력형 정경유착인 것이다.
이 자리에서 신인수 민주노총 변호사는 “돈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의 형량은 같아야 한다”며 “회사공금을 이용해 불법정치자금을 기부한 코오롱에 대해 검찰은 수사 속도를 내고 사실 그대로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나 검찰과 사법기관은 이상득 의원에 대한 수사만 진행할 뿐 불법의 또 다른 당사자인 코오롱에 대해서는 어떠한 사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코오롱에 대한 수사가 또 다른 권력형 비리로 번질 것을 우려한 권력의 압력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실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코오롱 출신의 간부들이 국가의 주요요직에 포진된 것은 이러한 의심을 하기에 충분하다. 대표적인 것이 코오롱 부회장 출신의 김주성은 기업인 임에도 불구하고 2005년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발탁됐으며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에는 국정원의 실권자인 기조실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또 이웅렬회장은 같은 해에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는데 당시 재벌총수가 경제위원회로 위촉된 것은 처음있는 일로 이와 관련, ‘코오롱은 분명 청와대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의혹도 많았다. 또, 코오롱 이수영 상무도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번 비리의 핵심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박배부 보좌관도 코오롱 출신이다.
한마디로 이상득 전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코오롱 멤버들이 현정권의 요직과 밀착돼 있어 상당한 특혜를 받았을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 코오롱은 녹색성장산업으로 손꼽히는 물산업과 태양광 산업에서 많은 이익을 보았을 것이란 추측도 여기서 나왔다.
코오롱의 이번 행동에 대해 최일배위원장은 “부도덕하고 반사회적이며 반노동자적인 코오롱에 대해 검찰은 일벌백계의 정신으로 각종 비리와 의혹을 조사해 사법적 처리를 하고 더 이상 이렇게 부도덕한 기업이 노동자들을 고통스럽게 하거나 사회비리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 “노래방 도우미와 못논다”고 쫓겨난 코오롱 정리해고자
코오롱의 불법정치자금은 회사공금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이상득 전의원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 코오롱 해고노동자들은 “우리에게 줄 월급이 아까워 부당해고하면서 회사공금으로 잘도 정권에 돈을 기부했다”며 “사회적으로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오롱의 해고이유는 ‘원칙도 기준도 없는 막가파식’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한 노동자는 평소 현장에서 일을 잘해 표창까지 받았지만 하루아침에 정리해고가 됐다.
그는 이유가 궁금해 간부에게 물었다. 그러자 “일은 잘해도 회식 때 노래방가면 도우미와 잘 놀지 못해서 잘랐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 기막힌 대답을 들으며 코오롱이 어떤 기업인지 그때서야 몸서리치게 깨달았다”며 고개를 저었다.
2005년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18개 계열사에 들인 자금이 부실과 적자로 이어지자 600여명을 강제 퇴직시키고 임금 200억을 깎고 78명은 정리해고했다. 부실의 책임을 떠안고 정리해고 된 노동자들은 그 후 해고투쟁을 벌였는데 코오롱은 용역깡패를 정식 경비로 채용해 그들을 막았다.
현재 해고노동자들과 주먹다툼을 했던 용역깡패들은 당시의 ‘공로’를 인정받아 구미공장에서 정식수위로 일하고 있다. 코오롱 해고노동자 이상진씨는 이 상황을 보면서 “그 더러운 이빨을 보이며 나를 보고 씩 웃는 걸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일배 위원장은 “이것이 8년이란 긴 시간, 수많은 고통에서도 우리가 투쟁을 포기 할 수 없는 이유”라며 “정리해고자는 사회에서도 패배자로 낙인찍히고 다른 곳에 취직도 안 된다. 시키는 대로 일한 죄 밖에 없는 우리가 왜 이런 고통으로 평생을 살아야 하나? 도대체 우리가 무슨 죽을죄를 저질렀나?”하고 반문했다.

◇ MB정권과 닮은 코오롱
코오롱이 대한민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대상을 받은 것과 관련, 해고노동자들은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상득 전 의원이 코오롱 전직 사장으로 10년간 일한 적이 있고 지금도 코오롱 고문으로 월 수백만원을 받고 있어서가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코오롱은 ‘낙동강에 페놀 유출 사고’, ‘노조 선관위를 돈과 향응으로 매수 해 인사팀장이 구속’, ‘희망퇴직, 임금삭감 고통분담 불구 노조와의 합의 파기 정리해고’, ‘용역깡패를 정식 경비 직원으로 채용’, ‘故장자연 리스트에도 연관’, ‘자켓에서 발암 물질 검출’, ‘듀폰사 기술 유출로 1조가 넘는 보상금 소송’, ‘이상득 의원 보좌관 비자금에 연루’등 온갖 비리로 얼룩진 기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코오롱 부당해고자들은 회사본사가 있는 과천 정부종합청사역 4번출구 앞에서 5월 11일부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제는 반드시 끝장내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끝장농성’이다. 회사측은 현재 집회신고를 선점하거나 혹은 영업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탄압을 시작했지만 노동자들은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코오롱 관계자는 이번 수사와 관련 “우리가 이상득 전 의원이나 박지만씨와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라며 “기자회견하는 것도 몰랐고 그것과 관련해 말할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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