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는 5일 현기환 전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책임질 일 없다"고 일축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지도부-대선 경선 후보간 연석회의에서 안상수 후보가 '박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 공천 비리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회의에 참석한 임태희 후보가 전했다.
박 후보는 또 이 자리에서 "당시 공천심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됐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후보는 이에 대해 "박 후보와의 인식의 차이가 있음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박 후보가 금품관련 공천 의혹 자체가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면서 "이후 그동안 공천위와 비대위의 관계에 있어 공천위 운영을 중립적으로 해왔다는 설명이 있었다. 임 후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박 후보가 비리 문제와 관련해 당 대표 시절에 당 중진을 검찰에 고발한 적 있었고 이번 일도 문제가 있었다면 단호한 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런 문제를 가지고 후보를 사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 이상일 박근혜 대선경선 캠프 대변인도 이날 오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임 후보가 박 후보의 발언을 잘못 전달했다"며 반박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박 후보는 "공천위는 독립적으로 독립성을 지키려고 했고 이런 사건이 비대위원장 시절에 터졌다면 강하게 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찌됐건 이런 사건이 터져서 송구스럽다"면서 "일부 후보가 말하는 후보 사퇴 요구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 김문수 "전부 박근해 책임"
그러나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후보는 6일 4·11 총선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 "황우여 대표에 비하면 10배 이상의 책임이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게 있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현기환 전 의원이 친박계 핵심이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고 본인도 그렇게 자처하고 공천심사위원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박 전 위원장이 책임을 면할 길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왜 최종 책임을 황 대표가 지는 것으로 합의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물론 제일 큰 책임은 박 전 위원장에게 있다"며 "당시 비대위원장으로 전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당시 두 번째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지금은 당의 공식적인 책임자"라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이 다 책임져야 한다는데 반론이 제기될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아는 사람은 반론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시 뿐만 아니라 지금도 당이 사당화 돼 있다. 과거에는 계보라든지 계파가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1인 정당화 돼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번 건은 제보자가 있고 선관위에서 상당한 자료수집과 일정한 조사를 마친 상태에서 수사의뢰를 했기 때문에 진장조사 위원회에서 일정한 사실규명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검찰이 밝히는 법률적 책임만이 아니라 정당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치적 책임의 범위는 법률적 책임보다 훨씬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도덕적 책임을 비롯, 국민과의 청렴의무에 대한 정당의 자기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전날 논란이 된 박 전 위원장의 '책임질 일이 없다'는 발언에 대해 "딱 부러지게 그 말을 했는가에 대한 기억이 없다"면서도 "박 전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책임이 없는 듯이 설명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청와대 개입설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가 없다. 지금 정치를 하는 것보다 본인의 친인척, 측근 때문에 매우 힘드신 형편인데 이런 문제에 개입할 여유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 임태희 "공천헌금 사실이면 대선 어렵다"
한편 임태희 새누리당 대선 예비후보는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공천헌금 사건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선 승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임 후보는 6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대선) 경선이 끝난 후에 공천헌금이 사실로 드러나면 경선의 효과는 모두 사라질 것이다. 그런 체제로 국민들에게 어떻게 표를 달라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경선효과가 사라진다는 얘기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말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임 후보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11 총선 공천 과정에 대해 모를 수는 없다 단언하면서 "당시 (현기환 전 의원이) 박 전 위원장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것은 (당의) 공통된 인식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듭 "공천헌금 사건의 핵심인물들이 당시 공천에서 (박 전 위원장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박 전 위원장은 이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의 발표가 나올 때까지 경선을 중단하든지, 경선 이후 공천헌금이 사실로 밝혀지면 박 전 위원장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약속을 하면 확실해진다"고 덧붙였다.
또 임 후보는 비박(非朴) 주자들의 경선 보이콧을 둘러싸고 당내 일각에서 '음모설'이 제기되는 데 대해 "당이 그만큼 이 상황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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