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주 “안불러 주실까봐 사실 불안했어요”

전성운 / 기사승인 : 2012-08-09 11: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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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연기의 문 열어준 은인의 작품

SBS TV 월화극 ‘추적자’에서 의리파 열혈 여형사 ‘조남숙’을 열연한 영화배우 박효주(30)에게 이 드라마는 ‘보은’이고 ‘도전’이며 ‘배움’이었다. “조남국 감독님이 전화하셔서 ‘나 오랜만에 연출 맡았어. 함께 해볼래?’하셨을 때 제 입에서는 절대 다른 말이 나올 수 없었어요. 당연히 ‘네, 해야죠’ 였어요. 그런데 시놉시스를 보고 나니 오히려 감독님이 저를 안 불러 주실까봐 불안해 지더라구요.”



만 19세이던 2001년 잡지 모델로 데뷔, 주가를 높여가던 2003년 박효주에게 연기라는 더 큰 문을 열어준 은인이 바로 ‘추적자’의 연출자인 SBS 조남국(47) PD다.


“스무 살 때인가 처음 감독님을 만나러 방송국에 갔어요. 그때 잡지모델들 특유의 스타일이 있었죠, 긴 주름치마에 슬리퍼를 신고 껄렁껄렁하게 말이죠. 지금은 절대 꿈도 못꿀 차림새지요.”


박효주에게서 내재된 ‘끼’를 엿본 조 PD는 아침드라마 ‘이브의 화원’에 캐스팅했다. 공교롭게도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 역시 ‘추적자’에서 ‘강동윤’(김상중)의 아내이자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는 ‘서지수’를 호연한 김성령(45)이었다.


그 후에도 조 PD는 자신이 발탁한 박효주가 연기자로 꾸준히 성장해나가는 것을 지켜봐왔다. 특히, 작년 박효주가 영화 ‘완득이’에서 ‘동주 선생’(김윤석)의 여자친구인 무협소설 작가 ‘호정’으로 출연해 보여준 진솔한 연기에 만족하며 자신 있게 박효주를 캐스팅했다.


“감독님께서는 ‘완득이’를 보고 ‘우리 효주가 꾸준히 연기하더니 잘해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셨대요. 저 또한 등록금을 주신 아버지께 성적표를 갖다드리는 기분으로 작품을 하게 됐죠. 한편으로는 누를 끼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과 한 편으로 칭찬 받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 “형사라는 직업을 가진 ‘어떤 여자’의 이야기”
사실 박효주는 스릴러 영화 ‘추격자’(2008)에서도 여형사 역할을 맡았었다. 살인마 ‘지영민’(하정우)을 뒤쫓지만 ‘김미진’(서영희)이 살해당하는 것을 막지 못한 뒤 자책감에 오열하던 ‘오 형사’가 바로 박효주다.


드라마와 영화가 글자 하나 차이라 늘 헷갈렸는데 같은 여형사다 보니 그 여형사가 이어진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해석까지 나왔을 정도다.


“그 때도 여형사, 이번에도 여형사를 맡다 보니 전에는 점들이었는데 이제는 선으로 이어져 버렸어요. 사실 그 동안 완득이도 했고, 다른 작품들도 했는데 말이죠.”


하지만 박효주는 여형사에 대해 부담을 갖지는 않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조남숙은 형사라는 직업을 가진 어떤 여자의 이야기이지, 직업이 포커스인 적은 없다구요. 그래서 주변에서 부담감이 없느냐고 물으면 되레 되물었죠. 무슨 부담감을 가져야 하냐구요.”


박효주의 설명은 이어졌다. “남숙이의 첫 대사가 ‘선배님, 이런 사건이 터졌습니다’였으면 저도 부담스러웠을 거에요. 하지만 남숙이는 형사이기 전 두 번이나 이혼한 여자였어요. 게다가 첫 대사도 ‘선배, 저 시집갑니다’였어요. 그 대목을 읽는 순간, ‘뭐야 이 여자’ 싶더군요. 백홍석이 형사이기 전 ‘아버지’였던 것처럼 조남숙 역시 이혼의 경험이 있어 아프지만 삶을 유쾌하게 풀어나갈 줄 아는 여자 였던거죠.”


특히 박효주에겐 조남숙이 단편적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캐릭터라는 것이 행복했다. “남숙이는 입체적이에요. 주인공마저도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남숙이는 유머러스하게 삶을 만들어가면서도 선배인 백홍석이 겪는 일들에 분노하기도 하고, 처절하게 눈물 흘릴 줄도 알며, 건달 용식이와는 러브스토리를 꾸며가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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