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의 겨울은 일찍 시작됩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로부터 내려온 차가운 공기가 온 도시를 겨울의 왕국으로 만들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코트 깃을 여미고 카페를 찾습니다. 냉기를 헤치고 고풍스런 카페의 문을 여는 순간 진한 커피향이 전해진다면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하겠지요. 여기에 모차르트나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선율이 더해진다면 커피를 즐기는 동안만이라도 겨울은 그리 춥지 않을 것입니다.
그 커피들 가운데 특히 오스트리아의 정서가 듬뿍 담긴 커피가 바로 우리가 흔히 ‘비엔나커피’라고 알고 있는 ‘아인슈패너’입니다.
‘아인슈패너’란 ‘한 마리 말이 끄는 마차’라는 뜻의 독일어인데 카페 밖에서 기다리는 자신의 마부를 위해 커피를 준비해 주면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비엔나엔 ‘비엔나커피’라는 이름을 가진 커피는 없는 셈이죠.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아인슈패너‘와 함께 ’사커 토르테‘라는 이름의 쵸콜릿 케잌을 곁들여 먹습니다. ’사커‘라는 오스트리아의 전 재무장관이 동명의 고급 호텔과 함께 카페를 열고 이곳에서 케잌을 팔면서 유명해 졌습니다. 지금은 비엔나를 여행하는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들러서 맛보고 싶어하는 음식이 되어 있습니다.
‘아인슈패너’를 만드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따뜻하게 데워진 커피 잔에 진하게 추출한 커피를 담고 그 위에 달콤한 휘핑크림을 얹으면 완성됩니다. 취향에 따라 설탕, 계피가루, 쵸콜릿 시럽 등을 토핑해서 즐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커피를 더욱 맛있게 즐기기 위해선 약간의 요령이 필요합니다. 먼저 커피 위에 얹어진 휘핑크림을 스푼으로 떠서 입 안에 넣습니다. 차갑고 달콤한 휘핑크림의 부드러움을 느끼면서 말이죠. 이 때 휘핑크림을 삼키지 말고 입 안이 골고루 코팅되도록 머금고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 휘핑크림 아래 담긴 커피를 한 모금 흘려 넣는 겁니다. 그러면 커피가 가진 첫 쓴 맛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고소하고 달콤한 맛만 남게 됩니다.
사람들이 ‘비엔나커피’를 마시는 유형은 대체로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휘핑크림만 먼저 다 떠먹고 그 다음 아래 담긴 커피를 마시는 것이죠. 이 경우엔 커피의 쓴 맛이 도드라져서 진한 커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마시기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휘핑크림이 다 녹을 때까지 스푼으로 휘휘 저어서 마시는 경우입니다.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엄청나게 ‘느끼한’ 커피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물론 웬만해선 다 마시지 못하고 남기게 됩니다. 마시는 방법이야 자유겠지만 제대로 즐긴다면 더 풍부한 즐거움이 남을 것입니다.
지루한 장맛비가 마음까지 눅눅하게 만드는 계절입니다. 마부를 배려하는 마음을 기억하면서 ‘아인슈패너’ 한 잔 한다면 아랫목이 아니어도 몸과 마음이 한층 따뜻해 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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