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집이 살기도 좋다”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8-09 18: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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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디자인 특화’로 분양난 정면승부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로 인해 분양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브랜드와 기술력 등 기존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남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디자인’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다. 획일화된 모양은 더 이상 눈길을 끌지 못한다는 데 건설사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콘셉트와 아이디어로 디자인이 진화하고 있다.


최근 주택 시장엔 소형 바람이 불고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택 시장의 대세가 중대형에서 중소형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 부동산 정보 사이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급된 분양 단지의 면적별 청약 경쟁률은 전용면적 85㎡(약 25.7평) 이하가 4.52로 85㎡의 3.84보다 높았다.


소형 주택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스마트 디자인’도 등장했다. 같은 공간을 두 배로 활용할 수 있는 똑똑한 설계와 기능이 도입된 형태다. 내부 전용면적이 너무 좁거나 생활 편의성이 낮으면 거주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기에 나온 아이디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소형 주택 설계에 맞춘 ‘신주택 평면 24종’을 개발해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침실보다 수납공간과 주방을 크게 만들어 실용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GS건설도 ‘소형 주택 신평면’을 특허 등록했다.


한화건설은 ‘스마트셀(smartcell)’과 ‘스마트핏(smartfit)’을 도입했다. 스마트셀은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 전용 평면이고 스마트핏은 수요자의 생활 스타일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경이 가능한 평면이다. 무빙 퍼니처(moving furniture : 이동이 가능한 가구)를 활용해 집이 넓어 보이는 효과도 얻었다. 책장을 밀면 벽 안의 화장대와 옷장이 드러나는 식이다.


건설업계에 자연 친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을 위해 집을 진정한 ‘휴식’ 공간으로 꾸며야 한다는 점이 부각돼 ‘힐링 디자인’도 뜨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최근 단독 주택의 인기가 자연 친화적 환경의 가치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건설 회사들은 아파트 단지 내에 대규모 녹지 공간을 조성하거나 산이나 공원과 가까운 곳에 아파트를 짓는 등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울산에서 분양한 ‘문수산 푸르지오’ 단지 내에는 ‘힐링 포레스트’가 조성된다. 이 단지에는 잔디와 침엽수가 대량으로 식재돼 사계절 푸른 녹지 공간이 조성되고 소규모 텃밭도 마련된다. 또 문수산ㆍ영축산ㆍ태화강 등이 인접해 있어 등산로와 강변 산책로 등을 즐길 수 있다. 지난 7월 입주가 시작된 부산 화명동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는 금정산 상계봉과 단지 내 산책로가 연결돼 언제든지 등산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한옥 디자인’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베이비 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한옥이 재평가받기 시작하고 외국 관광객을 위한 숙박 시설로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중소 규모 한옥 단지들이 조성되고 있다. 이런 대세에 힘입어 아파트 안에 한옥 디자인이 접목된 형태도 등장했다.


LH는 한옥 평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랑방형ㆍ한실형ㆍ안마당형ㆍ다실형의 4개 타입을 ‘한국형 LH 주택’으로 명명, 연말에 공급하는 하남 감일지구 보금자리주택에 처음 적용할 예정이다. 주재영 LH 주택디자인팀 차장은 “지난 2008년부터 복고 트렌드 등을 내다보고 한옥의 장점을 아파트에 접목하는 작업을 시작해 왔다”며 “평면 개발이 알려진 이후 기존 분양자들에도 적용 요청 문의가 올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분양한 ‘래미안 용강 리버웰’ 단지에는 한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주민 공동 시설이 들어선다. 재개발 구역인 이곳에 있던 한옥 세 채를 헐지 않고 한 채는 게스트하우스로, 나머지 두 채는 주민사랑방ㆍ공부방ㆍ전통공방 등으로 꾸밀 계획이다.


디자인 특화로 분양난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건설사들의 노력 덕분에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디자인과 평면 등을 두루 살피되 생활양식과 가족의 필요를 잘 점검하고 무리한 투자가 아닌 실속 있고 효율적인 주거 공간을 선택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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