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 뺀 삼성 비상 날개짓

설경진 / 기사승인 : 2007-09-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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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조직 통·폐합...연구·개발 인력 전진배치

- 마케팅·개발조직 재편으로 스피드와 효율성 추구
- 고강도 조직개편...글로벌 경쟁력 강화
- 반도체 등 다른 계열사 후속 개편 준비

삼성전자의 조직 슬림화 작업이 실체를 드러냈다.

유사 조직은 통·폐합하고 연구·개발 인력도 ‘시장형제품’ 개발 조직으로 전진 배치했다.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의 변화의 움직임은 최근 이어진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04년 이후부터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의 영업이익률은 한때 30%를 넘겼지만 2.4분기에는 8%대로 추락했고 정보통신 총괄도 작년 두 자릿수에서 떨어져 8%에 그쳤다.

이와 함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10년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샌드위치' 경고도 삼성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과 중국의 틈바구니에 끼인 샌드위치 위기론을 강조하며 "5년 뒤, 10년 뒤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력과 신수종 사업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10년 뒤 그룹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각사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조직을 최상의 체력으로 단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살빼기 작업 실시

삼성전자는 올 초 경영부진을 겪은 정보통신총괄 부문이 군살빼기에 주된 대상에 올랐다.
무선사업부의 경우 상품기획팀, 디자인팀, 전략마케팅팀이 전략마케팅팀 1개로 줄었다.

대신 개발부문에서는 3~5년 뒤를 내다볼 수 있도록 선행개발팀과 개발관리팀을 신설했다. 또 각기 따로 운영돼온 ‘상품화 개발조직’도 미주, 유럽, 중국, 일본 등 지역 고객별 밀착형 대응조직으로 바뀐다. 기존 3개 제조팀과 글로벌운영팀을 ‘글로벌 제조팀’ 1개로 묶었다.

와이브로(휴대 인터넷) 사업의 경우 네트워크사업부와 통신연구소에서 각각 연구·개발 기능을 분담해 왔으나 이번에 네트워크사업부 산하로 합쳤다.

디지털미디어총괄 부문의 경우 디지털 TV 선행개발 태스크포스가 개발팀으로 옮겨졌다.
반도체총괄 부문은 반도체연구소 산하 공정개발팀과 차세대공정개발팀으로 나뉘어 있었으나 공정개발팀으로 통합됐다.

생활가전사업부도 냉장고, 세탁기 등 각 제품별로 나뉘어 있던 5개 개발팀이 1개팀으로 통합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 중심적인 조직 운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사업 역량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사업 강화

삼성전자는 “중복 조직을 통·폐합하고 뒷방에 있던 연구·개발 인력을 시장 공격형으로 전진배치해 차세대 먹거리를 찾게 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와이브로 관련 조직과 휴대전화 선행개발팀, 개발관리팀 신설도 눈에 띄는 내용이다.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와이브로나 반도체, 차세대 휴대전화를 단순히 연구·개발만 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취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방만해지고 거대해진 ‘골리앗’ 삼성전자의 군살을 빼 시장에서 좀더 능동·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7월1일자로 반도체 총괄과 LCD 총괄에 대한 사업 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이때 반도체 총괄 황창규 사장이 겸직하던 메모리 사업부장에서 황 사장이 물러나게 하고 후임에 메모리제조센터장이었던 조수인 부사장을 임명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해 책임 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한편 잇따른 조직 변화 속에서 인력 구조조정도 물살을 타면서 상시 구조조정 체제 이상의 인력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전자 계열사도 변화 바람

삼성의 변화는 비단 삼성전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 간 사업 개편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일에는 박종우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이 삼성테크윈의 디지털 카메라 사업부문장을 겸직하도록 하는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이는 디지털 카메라 사업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당시 계열사의 벽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인사로 주목받았다.

또 브라운관 유리를 생산하는 삼성코닝과 LCD TV용 유리를 만드는 삼성코닝정밀유리의 합병 방안도 그룹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PDP 사업 부진으로 경영 진단을 받은 삼성SDI도 사업 구조조정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LCD와 삼성SDI의 PDP 등 디스플레이 사업이 통합되거나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중복 사업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연료전지 사업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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