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 급부상…'기대 반, 우려 반'

송현섭 / 기사승인 : 2015-02-27 14:17:20
  • -
  • +
  • 인쇄
'금산분리' 규제 철폐론 비등·핀테크산업 육성 신호탄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핀테크가 최대 화두가 된 IT업계와 금융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우선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경기도가 사회적 기업과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설립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네이버·다음카카오 등 인터넷 포털업체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비대면 여신심사로 인해 기업금융의 취급이 여의치 않고 보안책임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고 유발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기존 금융권에서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확산된 마당에, 인터넷 전문은행이 핀테크의 대표적 사업모델로 볼 수 없다며 대신 금융관련 벤처기업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편집자 주>


정부가 올 들어 핀테크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금융혁신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선 경기도는 지난 24일 남경필 지사가 직접 '경기도형 아이뱅크(I-Bank)'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유력 포털사이트 역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정부의 핀테크 육성시책에 맞춰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붐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지난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2015 범금융 대토론회'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업무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특성상 여신심사가 여의치 않은 기업금융을 배제하고 개인금융 위주로 운영할 것임을 시사해 주목된다. 이는 대출심사에 각종 서류를 검토해야 하는 기업대출을 취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기 아이뱅크 설립방안 공개토론회에서 "해외사례를 보면 법인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비대면으로 기업대출을 심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경기도가 경기신용보증재단을 동원해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키로 결정한 뒤 나온 당국의 가이드라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과장은 중소기업 대출을 위한 자금지원 역할을 내세운 경기도의 구상에도 "지방은행이나 저축은행을 활용하는 방안이 더 나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더욱이 이 과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점포가 없을 뿐 분명한 은행"이며 "1992년 평화은행에 허용된 뒤 인터넷 전문은행을 신규 허가하는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금융위, 금산분리 규제 일부완화


이윤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금산분리 규제논란에 대해 "금융위도 금산분리 원칙을 기본적으로 견지하고 있다"면서도 "일정부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규제들 중 일부를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피력한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더욱이 경기도가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려는 의도에도 "우리은행도 민영화하려는 가운데 인터넷 전문은행에 정부가 참여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 경기도는 남경필 지사의 경기도민은행 설립에 대한 공약을 일부 수정해 사회적 기업과 금융 소외계층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영방향을 잡고 있다.


실제로 남 지사는 "금융산업의 발전과 적극적인 서민금융 확대 필요성, IT기술 발전에 따른 핀테크 산업이 주목받는 지금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의 골든타임"이라고 역설했다. 남 지사는 이어 "인터넷 전문은행 형태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은행 설립은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필요하다"는 의지를 새삼 강조했다.


경기도는 또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의 걸림돌로 현행 은행법과 금융실명제법, 금산분리법 등 3개 법을 지목해 개정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규제 완화를 건의한다는 방침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 금융권·포털업계, 신중한 진출 검토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포털업계와 보험·증권 등 제2금융권에서도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밝히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네이버측은 여건이 허락한다면 인터넷 전문은행에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제도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업 여건이 성숙해야 하기 때문에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도 역시 이석우 대표가 직접 나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들 IT기업의 은행업 진출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팽배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금융기관과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일단 금산분리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보험·증권·카드·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이미 상당수가 설립의사를 밝히거나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반증하듯 키움증권과 SBI저축은행은 인터넷 전문은행사업 진출을 확정지었으며 삼성화재 역시 실효성 검증에 나선 상황이다. 카드업계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인터넷 전문은행이 경쟁이 치열한 대출시장에서 블루오션 창출여부가 불투명하다면서 법 정비와 본격적인 준비절차 등을 감안하면 당장 단기적으로 은행업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욱이 사업경험이 일천한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보다 사업 다각화를 토대로 교차판매 플랫폼이 우위에 있는 대형 시중은행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눈길을 끌고 있다. 따라서 향후 핀테크산업 육성 및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논의과정에서 정부가 관련 규제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 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