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칼럼]문고리 권력과 서민의 삶

권희용 / 기사승인 : 2014-12-15 1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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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전 국정신문 편집장
어쩌면 이런 나라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
민생은 그 어느 때보다 살기가 팍팍하다는데도 아랑곳없이 연일 권부에서 빚어지는 암투가 밖으로 삐져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세월호 사태가 겨우 잦아드는가 싶더니 이제는 문고리권력을 둘러 싼 이전투구가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참말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나라꼴을 온 세상에 펼쳐 보이고 있다. 부쩍 늘어난 TV방송에서는 하루 종일 떼를 지은 출연자들이 대통령을 둘러싼 권력쟁탈전을 현장 중계하듯 떠들어 대고 있다. 우리나라에 저런 전문가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듣도 보도 못한 사람들이 대통령의 뒤에 숨어 대한민국을 말아먹고 있었다는 소문을 들으면서 하루 끼니때우기도 어려운 서민들의 심정은 어떠할지. 위정자들은 생각해 보았는가. 얼마 남지 않은 한해를 보내는 즈음에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부끄럽기 그지없다.
경제형편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이미 정평이 나있다. 뭔가 확 달라지지 않고는 헤어날 방법이 없어 보이는 지경이다. 대통령도 권력암투를 두고 짜증어린 투로 '찌라시같은 수준'이라면서 경제 활성화의 골든타임을 놓칠까 두렵다고 일갈했다.
정말 찌라시같은 정국을 걷어내고 어려운 민생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경제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민생현안을 테이블에 얹어놓고 묘수를 찾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이다.
세계경제상황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일찍이 우리경제는 미국경제사정에 따라 향방을 좌우했다,
마침 유가가 거의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넘던 석유 값이 지금은 65달까지 떨어졌다. 머지않아 60달러 이하까지 내려간다는 전망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가 되는 석유 값이 이렇게 떨어졌다는 것은 호재 중에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상품원가가 그만큼 절감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과거처럼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번 유가하락이 우리경제회복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까닭은 세계경제가 미국을 제외하고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생산하는 수출품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란다.
기름 값이 치솟을 때도 제일 먼저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허전했는데, 모처럼 이제는 그 정반대가 되었지만 역시 걱정이 된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 경제사정이다.
이런 때 일수록 경제주체는 물론이고 조야 모두가 나라경제를 생각해서라도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외환위기 때 보여준 금모으기로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웅변했던 그 장면이 그립고 그리울 지경이다. 그런 국민적 공감대와 그것을 이끌어 낼 리더십이 아쉽다.
그래서 생각나는 것이 경제정책의 '우선입법과 시행법'이다. 개헌과 관련해서 권력독점을 막기 위한 대통령중심제 보완이 긴요하다지만, 보다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내지 정부정책시행은 언제든 제일먼저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는 예외규정을 두자는 것이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하고 시급한 게 또 무엇이 있겠는가. 그걸 두고 여야가 밀고 당기고, 시간을 끄는 행태는 다시없어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경제문제라는 제목이 붙은 사안이라면 여타 법안에 앞서 처리하는 법을 만들자는 것이다.
올해처럼 한심한 정국을 관망하면서 한숨처럼 이런 생각을 해본 것이다. 서민의 차디찬 가슴속에서 내뱉는 한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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