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국내 2위의 대형 마트인 홈플러스가 영국 테스코 본사의 각종 스캔들과 경영난 심화로 매각설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과 농심·농협 등 국내 유통업체들이 인수의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세계 4위의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과 국내 1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인수를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적게는 7조원 많게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홈플러스 매각이 현실화되면 유통업계는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편집자 주>
영국 테스코 본사가 심각한 스캔들과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국내 2위의 대형 마트 홈플러스 매각설이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테스코는 올해 2억6300만파운드(4600억원)의 분식회계가 적발되면서 상반기 순이익 규모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나 급감했다. 이 같은 스캔들은 곧바로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현지 은행들의 채무상환 압력으로 이어져 주가가 대거 폭락했으며, 테스코는 당장 50억∼60억파운드(8조7000억원∼10조4300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유통업계와 금융권에선 테스코가 조만간 홈플러스를 비롯한 주요 자산을 매각해 자본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현대백화점과 농심 메가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등이 홈플러스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세계 사모펀드(PEF) 4위인 칼라일이나 국내 최대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후보자로 거론된다.
이들 사모펀드는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들과 인수금융 문제를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현재 구체적인 인수 후보자들까지 거론되는 만큼 매각이 현실화될 여지가 많다.
◇ '일괄매각' vs '분리매각' 시나리오 나와
우선 업계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밝힌 바와 같이 이마트와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등은 상권이 대부분 겹치고, 높은 인수가격 때문에 매각에 다소 미온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인수자금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분리매각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한다.
실제로 작년말 기준으로 홈플러스는 국내시장 점유율은 29.5%로 이마트 32.9%에 이어 업계 2위에 랭크되고 있으며 매각가격은 최소 7조원 많게는 10조원까지 추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는 다수의 유통업체에 점포 매각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본사인 영국 테스코가 아시아지역 자산 매각을 위해 유럽계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S)를 자문사로 내정했다는 소식도 흘러나왔다.
따라서 일괄 매각방식보다는 점포별 분리매각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잠정적인 인수 후보자로는 현대백화점과 농심그룹 계열사인 메가마트, 농협의 하나로마트 등이 있다. 우선 메가마트는 홈플러스 영남지역 5∼6개 점포의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현재 메가마트는 영남권을 기반으로 13곳에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만약 메가마트가 홈플러스 일부 점포를 인수할 경우 영업기반인 영남권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된다.
◇ 유력 인수후보들, 인수 가능성엔 거리 둬
다만 현재 거론되는 인수자들 중 명확한 의향을 밝힌 곳은 전무한데, 농심측은 홈플러스 인수제안을 받은 적은 있다고 확인했으나 인수를 검토하고 않았고 협상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현재로선 사업 포트폴리오상 대형 마트사업이 들어있지 않다면서 표면적으로 인수 가능성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다. 다만 현대백화점은 내년 2월 김포지역에 프리미엄 아울렛 출점을 비롯해 아울렛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농협 하나로마트는 앞서 미진출 점포의 경우 인수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농협측은 공식적으로 제안이 오지 않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일각에선 개정 농협법에 따라 내년 2월까지 유통사업을 경제지주로 이전해야 하는 처지라서, 외연확대에 치중할 수 없는 상황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긴 하지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공식적인 입장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최악의 위기에 처한 테스코 본사 상황으로 매각설이 재론되며 내부 불안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테스코가 운영하는 홈플러스가 과거 까르푸와 홈에버에 이어 또다시 경영권이 넘어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수개월간 계속되는 매각관련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심지어 홈플러스 노조측은 이번 매각설의 경우 구체적인 정황까지 포착되고 있는데도 회사측은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노조측은 업계가 예상하는 대로 분리매각 시나리오가 구체화되면 추후 대규모 정리해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 대형 사모펀드 위주로 인수전 준비정황
정작 영국 테스코 본사나 국내 홈플러스 모두 매각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고 있으나 국내외 투자금융업계에선 PEF(사모펀드)에 의한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우선 세계적인 사모펀드 운용업체 칼라일과 KKR,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이 홈플러스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칼라일과 MBK 등을 포함한 대형 사모펀드들은 홈플러스의 대주주 테스코그룹에 비공식 루트를 통해 홈플러스 인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홈플러스만 일괄 인수하거나 테스코의 아시아사업부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이들이 국내 시중은행들과 인수자금 조달문제 등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주목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칼라일은 최근 신한은행과 외환은행·농협 등과 인수금융 관련 협의를 진행중이며, KKR은 국민은행과 산업은행·우리은행 등과 접촉하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인 MBK의 경우 홈플러스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차원에서 하나은행과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들 대형 사모펀드가 시중은행과 인수자금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것은 테스코가 홈플러스 매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홈플러스 인수전이 본격화되기 전에 인수자금을 미리 확보해 신속하게 참여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테스코 아시아사업부 매각여부도 주목
무엇보다 매장 631개를 운영하는 홈플러스 매각가격은 7조∼1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테스코 아시아사업부 인수에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참고로 테스코 아시아사업부는 우리나라와 태국·중국·말레이시아·인도 등에 총 255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매출은 195억달러(21조6363억원)에 이르고 있다.
아울러 테스코 아시아사업부 인수에는 호주 울워스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국내 홈플러스보다는 테스코 태국사업부가 매각될 여지가 큰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태국사업부의 경우 연 매출 65억달러, 영업이익 3억9900만달러로 홈플러스에 미치진 못하지만 매년 평균 5%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매각가격은 홈플러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산된다.
만약 테스코가 홈플러스 매각방안 대신 태국사업부 매각을 최종 결정하면 현지 CP그룹 등 태국의 2개 대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테스코 본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들이 경쟁적으로 인수의사가 포착되고 있는 홈플러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매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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