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토픽-‘117년 전통이 악몽으로’

강수지 / 기사승인 : 2013-04-18 21: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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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마라톤 ‘폭탄참사’ 경악…9.11테러 재현되나?

▲ AP통신 등 미국 외신들은 지난 16일(한국시간) 두 차례의 폭탄이 보스턴마라톤 대회의 도착점에서 터져 최소 3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14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세계 4대 마라톤 대회인 미국의 보스턴마라톤 대회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폭탄참사가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수사 당국은 17일(현지시간) 한 남성을 보스턴 마라톤 폭발테러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체포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사로 전 세계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으며 특히 한국을 비롯해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는 다수의 국가들에서는 테러에 대한 안전 문제가 집중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인들은 9·11테러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AP통신 등 미국 외신들은 지난 16일(한국시간) 두 차례의 폭탄이 보스턴마라톤 대회의 도착점에서 터져 최소 3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14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폭발 사고는 우승자가 골인한 후 2시간 뒤 볼리스톤가 북쪽 사진기자들의 포토브릿지 바로 앞에서 일어났다. 사고 당시에도 경기는 진행 중이었으며 마스터스 부문에 참가한 일반인들은 결승선을 향해 모여들고 있었다.

이번 폭발사고로 일부 참가자들은 팔과 다리를 잃었고 또 목숨을 잃었다. ABC뉴스는 최소 115명이 이번 폭발에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IAAF와 전 세계 육상 공동체는 보스턴마라톤에서 발생한 끔직한 사건으로 인해 깊은 충격에 빠졌다”며 “참사로 인해 가족과 친구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한 이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보낸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스티븐 머피 보스턴 시의회 의장이 경찰 브리핑에서 수사관들이 보스턴 마라톤 폭발 사고와 관련된 사진과 비디오 등을 검색한 결과, 부근의 한 백화점에서 찍힌 비디오에서 폭탄이 든 가방 하나를 내려놓는 한 남성의 이미지를 포착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BS에 따르면 카메라에 찍힌 화면에서 가방을 놓고 간 사람은 백인 남성으로, 검은색 재킷과 회색 후드 티셔츠를 입고 흰색 야구 모자를 쓰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키는 약 6~6.2피트(183~188㎝)로 추정된다.

FBI는 휴대전화 사용자 명단을 토대로 CCTV에 찍힌 용의 남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해 CCTV 화면 속 용의자의 사진을 대조할 예정이다.

역대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서는 크고 작은 테러가 벌어졌다. 많은 관중이 모이고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스포츠 이벤트는 본의 아니게 테러리스트들의 타깃이 된다.

1972년 뮌헨올림픽 테러는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아랍의 ‘검은 9월단’에게 납치된 이스라엘 선수단 9명은 전원 희생됐다.

3년 뒤 2016하계올림픽을 치르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보스턴 폭발 사건을 접한 뒤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테러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리우올림픽조직위원회는 “보스턴마라톤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폭발에 애도를 표한다”며 “2016년 올림픽에서는 안전이 최우선 사항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사고로 인해 NBA 사무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7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TD가든에서 열리는 보스턴 셀틱스와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경기를 취소한다”고 지난 16일(한국시간) 밝혔다.


◇한국은 ‘스포츠테러’에 안전한가?
이번 보스턴 참사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오는 6월 인천의 실내아시아경기대회와 무도대회를 비롯해 큰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특히 8월 충주조정세계선수권대회와 2014인천아시안게임, 2018평창동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어서 안전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노태강(53) 문화부 체육국장은 “올해 충주조정선수권과 인천실내무도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는데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게 됐다”며 “국정원을 비롯해 경찰과 군부대의 협조를 얻어 안전하게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6월 29일 개막하는 인천 실내아시아경기대회는 풋살과 볼링, 킥복싱 등 12개의 종목이 인천 곳곳의 9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전 세계의 4500여명의 선수단과 임원이 대회에 참가한다.

조직위 안전부의 한 관계자는 “대회가 70여 일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고 전했다.

이어 8월에는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린다. 8월 25일부터 8일 간 충주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선수권에는 80개국에서 약 23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대회 관계자는 “세계대회이다 보니 전 세계 주요 인사도 많이 찾을 예정이다”며 “무엇보다 안전하게 대회를 치르는데 중점을 두고 관계기관과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에 이어 내년에는 12년 만에 인천에서 45개국의 1만 3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하계아시안게임이 열린다. 2015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와 3수만에 유치한 2018평창동계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도 예고돼 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49) 교수는 “아무래도 스포츠 경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게 돼 있고 방송중계 등 언론들에서 집중하기 때문에 테러단체 입장에서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다”며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리는데 매우 용이하다고 생각하기에 종종 스포츠 경기를 테러의 목표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곽 교수는 “조직위와 보안 당국이 합동으로 안전을 점검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경찰이 주도적으로 나서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며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감안해 가능한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인연 깊은 보스턴마라톤
한편, 보스턴마라톤은 세계에서 가장 유서가 깊은 연례 마라톤 대회로 미국독립전쟁의 첫 전투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이다. 1897년부터 ‘애국자의 날’인 매년 4월 19일에 열렸지만 1969년부터는 매년 4월 셋째 주 월요일로 고정됐다.

올해로 11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보스턴마라톤은 역사와 규모면에서 뉴욕과 런던, 로테르담 마라톤과 함께 세계 4대 메이저 마라톤대회로 꼽힌다. 여자부문은 1972년부터 신설됐다.

특히, 1997년부터 국제 마라톤대회로는 유일하게 참가자의 자격제한(엘리트 및 일반인, 대회 직전 2년 사이의 공인기록 필요)을 두고 있다. 초대 대회는 18명의 참가자로 시작했지만 올해는 무려 2만 7000명이 참가했다.

대회는 보스턴 서쪽의 메사추세츠주 홉킨턴을 시작해 애슐랜드와 플레밍턴, 네틱, 웨즐리, 뉴턴, 브루클린, 보스턴으로 이어지는 편도코스로 진행된다. 특히 32㎞지점부터 표고차가 100m가 넘는 ‘상심의 언덕(Heartbreak Hill)’이 시작돼 마라토너들에게 가장 험난한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최고기록은 2011년 대회에서 제프리 무타이(32·케냐)가 세운 2시간 03분 02초다.

보스턴마라톤은 우리나라와의 인연도 각별하다.

1947년 제51회 대회에 출전한 서윤복은 2시간 25분 39초로 당시 세계최고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950년 대회에서는 함기용과 송길윤, 최윤칠이 1~3위를 휩쓸면서 한국마라톤의 우수성을 알리기도 했다.

황영조와 이봉주는 1994년 대회에서 각각 4위와 11위에 랭크됐으며 이봉주는 2001년 제105회 대회에서 2시간 09분 42초의 기록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1950년 함기용 이후 51년 만에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렐리사 데시사(23·에티오피아)가 2시간 10분 22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라 3년 연속 에티오피아의 우승을 이어갔다.

폭탄 참사는 데시사가 결승선을 통과한 지 2시간여 후에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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