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하랄 땐 언제고 '서로 딴소리'

유상석 / 기사승인 : 2013-04-29 11: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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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이지구 신동아 파밀리에, 입주 못하는 이유…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아파트의 시공사와 채권은행이 입주계약자들의 입주를 막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저조한 입주율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아파트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경기 고양시 덕이지구 신동아 파밀리에 아파트의 이야기다. 이 아파트를 둘러싼 입주계약자와 시공사ㆍ채권은행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시행사와 약속한 대로 잔금(총 분양가의 20%)을 2년 후에 내는 조건으로 입주해 소유권을 넘겨받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공사와 주채권은행은 “잔금을 내지 않으면 소유권을 넘길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 입주자 “일단 입주부터”
2011년 3월께 준공돼 입주가 시작된 이 이파트는 당시 부실시공 문제가 불거지면서 입주가 예정보다 늦어졌고 집값도 하락해 주민들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도 한 곳이다.

소송이 길어지자 3020가구 가운데 532가구는 2012년 7월부터 입주하기로 시행사인 드림리츠와 합의했다. 분양대금의 80%를 내고 20%의 잔금은 2년간 유예하되 잔금 이자는 계약자가 부담한다는 조건이다. 입주가 늦어지는 것보다는 잔금을 유예하는 것이 입주예정자와 시행사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채권은행과 시공사는 “시행사와 입주자 간 일방적인 합의”라며 입주를 막고 있다.

입주를 희망하는 예정자들은 모두 532가구다. 이들은 ‘분양대금의 20% 2년간 납부 유예, 잔금 20% 소유권 이전 뒤 채권보전 조건’에 합의하고 지난해 7월 시행사 드림리츠와 새로 계약한 사람들이다.

시행사는 이 계약에 대해 채권은행에 2차례 보고,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공사와 채권은행은 이 계약이 사전 협의 없이 시행사와 입주예정자 간 일방적으로 이뤄진 계약이라며 이들의 입주를 막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와 채권은행이 입주를 막는 데는 다른 속내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공사는 임직원 명의로 허위 분양한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채권은행은 이미 부과된 세금 800억원(부가세 200억원, 법인세 600억원)을 납부하지 않고 잔금을 대출금(2천900억원)으로 회수할 목적으로 입주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종수 입주예정자 대표는 “워크아웃 상태인 신동아건설은 임직원 명의로 320가구를 분양받은 뒤 분양대금의 60%인 중도금 1300억원을 대출받아 공사비로 사용했다”며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없고 전매마저 어렵게 되자 시행사의 파산을 유도, 이 물량을 헐값에 공매로 처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은행은 잔금을 받더라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부과된 세금 800억원이 나가면 대출금(2900억원)을 회수하지 못한다고 보고 소유권 이전을 막고 있다”며 “결국 입주를 한다 해도 대출금 회수에 별 도움이 안돼 시공사와 한통속이 돼 소유권 이전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입주하면 채권은행은 총 1110억원을 회수할 수 있고, 중도금대출 2030억원도 담보대출로 전환돼 상환할 수 있다. 입주예정자들의 입주를 막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우리銀 “잔금부터 내라”
이런 논란과 관련, 우리은행 측은 “시행사와 입주예정자가 새로 맺은 계약대로 잔금을 유예하고 입주시켰다가 입주예정자들이 돈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처분되면 집값이 분양가보다 크게 떨어진 상태여서 금융권은 적지 않은 손실을 본다”며 “잔금을 내지 않는 사람에게 소유권을 이전해 줄 수는 없으며 이는 당연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입주계약자 대표단이 제기한 세금 회피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내는 세금과 계약자들의 주장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 신동아 “중간에 끼어 난감”
신동아건설은 “임직원 명의의 분양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을 파산시키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대주단(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를 지원하기 위해 건설업체에 돈을 빌려준 대주(貸主)인 채권금융회사들 꾸린 일종의 채권단)이 소유권 이전을 해주지 않은 탓에 입주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일 뿐, 신동아건설과는 관련 없는 논란”이라고 설명했다.

허위 분양 논란과 관련해서는 “임직원 명의로 100여가구를 소유한 것은 맞지만, 허위 분양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 허위로 분양을 시도한다면, 은행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심지어는 시공사인 우리가 사업을 망하게 하려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터무니없는 낭설이라우리도 황당하다. 이미 우리와 관련이 없는 논란임에도, 대주단과 입주자 사이에서 치이고 있어 입장이 난처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신동아 파밀리에 아파트는 전체 3316가구 중 3020가구가 분양돼 이 가운데 1280가구가 잔금 납부를 완료하고 입주했다.

나머지 분양자 중 532가구는 잔금 납부 유예조건으로 새로 입주를 원하고 있다. 또 770여가구는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분양대금 반환소송을 제기해 2심에서 패소,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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