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금융사 급증하는 소송에 한숨 푹푹

유지만 / 기사승인 : 2013-06-24 11: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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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소송 공시 분석]182개 상장사 총 2만6640건·20조 규모 소송

▲ 대기업과 금융사들이 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영평가 업체 CEO스코어가 소송 공시가 의무화된 182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총 20조가 넘는 액수의 소송이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소송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기업 경영평가 업체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중 소송내용 공시가 의무화된 182개 상장·등록사의 작년말 현재 소송현황을 조사한 결과 제소와 피소를 합쳐 총 2만6천640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20조5930억원에 달했다. 1개사당 소송가액이 평균 107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건수로는 제소가 훨씬 많았고 금액으로는 피소가 압도적이었다. 제소는 1만6495건에 7조2980억원 규모였지만 피소는 1만113건, 12조1470억원이었다.

피소의 경우 단일 건수당 소송가액이 13억1300만원이었지만 제소는 4억4200만원 규모로 피소 금액이 제소금액의 3배에 달했다.


◇ 우리은행·포스코 1,2위 기록
금액기준으로 소송 몸살이 가장 심한 기업은 우리은행으로 1천305건에 소송가액은 2조180억원에 달했다. 제소가 피소보다 건수나 금액에서 월등히 많았다. 제소는 952건에 1조4920억원, 피소는 353건에 5천260억원이었다.

2위는 포스코로 62건 1조558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신일본제철 및 스미토모금속과 영업비밀 침해 및 손해배상 등으로 1조1600억원이 넘는 소송을 벌이는 점 때문에 적은 건수에도 소송가액이 불어났다. 포스코와 신일본제철간 소송은 공시된 단일 건수의 소송가액으로도 최고를 기록했다.

3위는 국민은행으로 359건에 1조1670억원에 달했다. 외환은행(1천71건)과 신한은행(369건)은 각각 8천300억원대로 4, 5위에 올랐다.

이어 한신공영(6640억원), 한국전력공사(5380억원), SK건설(5200억원), 대우건설(560억원), 현대건설(5030억원) 순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애플과의 특허소송 외에는 공시를 통해 다른 소송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고 현대자동차는 아무런 소송 내용을 공시하지 않았다. 상장·등록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소송현황 공시가 의무화돼 있는데 500대 기업중 280개사가 상장·등록사인 것을 고려하면 이중 3분의 2만이 공시 의무를 지키는 셈이다.


◇ 은행·건설·보험에 집중돼
업종별로는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은행, 건설, 보험 3개 업종에 소송이 집중됐다. 전체 소송건수의 78%가 이들 3개 업종이었다.

12개 시중 및 지방은행의 소송은 총 6056건에 6조7000억원에 달했다. 182개 기업 전체 송사에서 건수로는 22.7%, 금액으로는 34.4%를 차지한다. 제소와 피소 금액도 각각 3조원 규모로 비슷했다.

경기침체로 소비자 및 협력업체, 은행 등과 잦은 분쟁을 일으키는 건설업도 1천681건, 5조600억원 규모의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은행과 달리 피소가액(3조4520억원)이 제소가액(1조6100억원)보다 2배나 많다.

보험은 소송 건수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총 15개사에서 1만2942건으로 전체 소송건수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제소건수(8344건)가 피소건수(4598건)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소송 건수에 비해 소송가액은 1조6250억원 규모로 많지 않았다.

소송건수가 가장 많은 곳에도 보험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LIG손해보험이 4515건의 제소를 포함해 총 5090건, 삼성생명이 3040건의 소송에 휘말려 있다. 삼성생명도 전체 소송의 94%가 제소다.

이어 삼성카드와 삼성화재가 각각 2000여건으로 소송건수 순위로 182개사중 3, 4위에 올라 삼성그룹 금융 3총사의 소송이 다른 금융사보다 많았다.


◇ 4대 금융지주 피소현황만 떼보니
상장사 소송 현황 중 눈에 띄는 업종은 금융업종이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하나금융, KB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모두 1천716건, 2조8천976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이행보증금 소송 등을 당해 2011년에 비해 소송 건수와 금액이 크게 늘어났다.

CEO스코어가 지난해 4대금융지주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4대금융지주가 금융소비자나 업체로부터 피소당한 건수는 1716건으로 2011년의 995건에 비해 72.5%가 늘어났고 소송금액도 2011년의 2조6082억원에서 2조8976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의 피소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동안 금융지주사들이 실적경쟁을 벌이면서 제대로 실사를 하지 않은 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인수합병(M&A)지원, 지급보증 등 무리한 경영을 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지주별 소송금액은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KB금융 순서였다.

우리금융은 소송액이 1조원을 돌파해 1조38억원에 이르렀고 신한금융(회장 한동우)은 두번째로 많은 7544억원이었다.


◇ 하나금융 소송액 두배 증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은 2011년보다 두배 반이 늘어 6997억원의 소송이 진행중이거나 당했으며 KB금융은 4395억원으로 소송액이 가장 적었다.

소송건수 역시 우리금융이 504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금융이 465건으로 다음이었으며 신한금융과 KB금융은 각각 425건과 322건이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김인호씨 등 409명에게 당한 분양대금 반환 및 채무부존재 소송(531억원)과 서초세무서의 압류예금 지급 관련 소송(450억원), 인수한 경남은행이 2010년 공평1차유한회사로부터 당한 금융사고 관련 소송(650억원)등이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호제지 주식의 불법 매각을 사전에 알았으면서도 이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 행사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유로 92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신한은행이 중개한 기업어음을 신용공여를 한 다른 은행이 지급하지못하겠다고 하자 원고측이 어음 중개관련 하자담보책임을 들어 650억원의 보상을 청구한 것 등이다.

이밖에도 신한금융은 위조된 지급보증서를 토대로 물품을 납입한 원고가 대금을 받지 못하자 지급 보증을 한 신한은행에 436억원의 지급보증 책임을 요구한 것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한편 하나금융의 소송 건수와 금액이 지난 2011년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외환은행 인수에 따라 외환은행에 제기됐던 소송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이 현대상선으로부터 피소된 3255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인수 받아 현재 소송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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