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조영곤 기자] 영국 감청기관이 오랫동안 각국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첩보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외교적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영국은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앞둔 상태여서 각국 외교관들 간에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영국 감청기관 정보통신본부(GCHQ)는 영국이 주최한 G20(주요 20개국) 등 국제회의가 열릴 때 마다 참가국 외교관들의 전화를 도청하고 이메일을 해킹했다. 또한 중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협상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까지 만들어 해킹했다.
가디언은 미 국가안보국(NSA)의 감청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우든이 공개한 GCHQ 첩보활동 관련 정부보고 내부 문건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디언의 보도로 영국은 상당히 난처한 입장이 됐다. 특히 북아일랜드에서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영국이 이전 주최한 회담에서 동맹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의 외교관을 대상으로 첩보활동을 벌였다는 보도로 외교관들이 도청 및 해킹 등을 우려한 나머지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 등 해킹 피해
문건에 따르면 GCHQ는 지난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외무장관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해킹했다. 또 터키 대표단을 대상으로 첩보활동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가디언에 따르면 GCHQ는 각국 외교관을 대상으로 한 첩보활동에 스마트폰을 활용했다. GCHQ는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이용해 G20 장관회의에서 장관들의 브리핑 사본을 사전에 입수했다.
가디언이 인용한 또 다른 문건에는 GCHQ의 전용 인터넷 카페를 활용한 내용이 담겨 있다. GCHQ가 이 문건에서 인터넷카페를 이용해 외교관의 키보드 로그인 정보를 추출하고 신용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회담 후에도 외교관들의 정보를 수집할 수단을 갖게 됐다.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키보드 로그인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은 GCHQ가 인터넷카페에 있는 컴퓨터들에 키보드 입력 정보를 입수하고 비밀번호를 훔쳐 이메일을 몰래 볼 수 있는 악성프로그램을 사전에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GCHQ는 이 보도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GCHQ의 역사를 집필한 영국 학자 리처드 J. 알드리치는 “이번에 폭로된 영국의 첩보활동은 매우 교묘하다”며 “거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 나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극비 내부 네트워크 어떻게 접근?
가디언은 보도를 통해 진위 확인이 불가능한 정보자료가 여러 형태의 문서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로 작성된 문건, 브리핑 용지에 작성된 문건, 단순 문서형식의 문건도 있다고 보도했다.
편집한 일부 문건을 자체 웹사이트에 공개한 가디언의 대변인은 자사 방침에 따라 문서를 편집했다고 밝히고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가디언은 이날 기사에 이 자료의 출처를 GCHQ와 NSA가 공유하는 극비 내부네트워크라고 밝혔지만, 스노우든이 어떻게 영국 정보문건에 접근했는지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알드리치는 “이번 일로 상당한 외교적 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GCHQ와 NSA는 일부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마치 하나인 것처럼 효과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어 스노우든이 이 공유 네트워크에 접근해 GCHQ 자료를 빼냈다고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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