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신유림 기자] 본격적인 ‘그린뉴딜’ 시대를 맞아 화석연료를 대체하려는 글로벌 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은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관해선 아쉽게도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친환경정책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어서 전 세계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잣대가 탄소배출량과 저감 목표 등에 달렸기 때문이다.
이에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낡은 산업 구조를 가진 제조업은 이른바 ‘좌초산업’ 군에 속해 국제적 보이콧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대표적으로 석유화학, 철강, 조선, 자동차, 시멘트 등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데다 같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외국보다 1.5배의 에너지를 사용할 만큼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라는 점에서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정유산업은 온실가스의 최대 주범인 화석연료와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에서 대표적인 좌초 위기 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정유·화학 분야는 ‘기후 악당’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두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전체의 약 30%나 차지한다.
이에 석유사들은 최근 석유·가스 생산량을 감축하는 등 탄소 배출 절감에 노력하고 있으나 석유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청정에너지로 급히 사업 방향을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임은 틀림없다.
GS칼텍스(대표 허세홍)는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63개국에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3조2610억 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800억 원, 4530억 원이었으나 올해 들어 극도의 업황 부진으로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7조166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868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는 78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었다.
GS칼텍스의 뿌리는 1967년 ‘락희화학’이 미국 쉐브론의 자회사인 칼텍스와 합작해 설립한 국내 최초 민간 정유회사인 호남정유다.
이후 1986년 럭키금성이 단독으로 경영을 맡았다. 1988년 폴리프로필렌사업을 시작하면서 미국 현지법인을 세웠으며 삼양사, 일본 미쓰비시화학과 합작해 삼남석유화학을 세웠다.
1994년 대일석유 등 7개 석유판매업체를 인수·합병하고 ‘호유판매’를 출범시켜 판매망을 통일했다. 1995년 카센터 체인 '오토 오아시스'를 설립, 1996년 LG정유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1997년 극동도시가스를 인수했다.
1998년 LG정유판매, 1999년 호유해운을 각각 합병했다. 2004년 신규법인 GS홀딩스 산하로 편입된 후 2005년 LG그룹에서 GS그룹이 분리되면서 GS그룹으로 넘어갔다.
GS칼텍스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에쓰오일에 이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회사별 배출량은 ▲에쓰오일 960만3008톤 ▲GS칼텍스 804만7242톤 ▲SK에너지 724만8678톤 ▲현대오일뱅크 712만5337톤 순이다.
특히 GS칼텍스는 대기오염과 관련해 대형사고를 친 바 있다.
지난 2015년부터 4년간 GS칼텍스, LG화학 등은 전남 여수국가산단에서 한 업체와 짜고 대기오염물질 배출값을 조작한 사실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관련자들이 모두 형사처분을 받았다.
이에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는 직접 여수시청과 시의회를 방문, 시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허 대표는 당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친환경 경영마인드와 사회공헌 사업 등을 통해 지역민과 상생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허 대표의 사과와 약속이 공수표가 돼버린 일이 발생한 것이다.
GS칼텍스 여수공장은 지난 4월 14일부터 23일간 기준치를 초과한 황화수소를 대기로 방출하다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당시 배출농도는 404.22ppm으로 허용기준농도 6ppm의 66배가 넘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3일 전남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났다.
민병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측정기록 조작사건 이후 GS칼텍스에서 황화수소를 기준농도보다 66배를 초과해서 행정처분을 당했다”며 “기업이 얼마나 나태하게 환경에 대처하고 있는지 이 한 가지 예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고 질타했다.
전남도의회 강정희 보건복지환경위원장은 “여수산단 굴뚝에 대한 전수조사를 약속했는데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기업들의 지역 상생 방안도 어느 하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재발방지대책으로 기업들이 약속한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설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GS칼텍스-주유소를 모빌리티 산업의 거점으로
GS칼텍스는 주유소를 주유, 세차, 정비공간에서 확장해 모빌리티 산업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재정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기차 충전, 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등 자동차 분야뿐 아니라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에 영향을 주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면 그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부터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기아차(전기차 제조), LG전자(관제솔루션 및 장비), 시그넷이브이(충전기 제조), 소프트베리(전기차 어플리케이션), 그린카(전기차 카셰어링) 등과 협업하고 있다.
또 전국 44개소 주유소·충전소에 100kW급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2022년까지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를 160개 수준으로 확장하고 차량 관련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에는 KST모빌리티, 소프트베리와 함께 전기택시를 위한 거점충전소 사업 MOU를 체결하면서 국내 최초로 주유소를 전기택시 충전 및 교대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 5월에는 현대차와 수도권에 처음으로 휘발유·경유·LPG·전기뿐만 아니라 ‘수소’까지 공급 가능한 1000평 규모의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또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화학, 시그넷이브이, 소프트베리, 케이에스티 모빌리티, 그린카와 함께 '충전 환경 개선과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S칼텍스와 LG화학은 배터리 안전진단 서비스를 개발, 내년까지 실증 사업을 완료한 후 국내 서비스 사업을 론칭하고 2022년부터 해외 충전 시장으로 배터리 특화 서비스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GS칼텍스는 2017년 12월 커넥티드 카 기술 전문기업 오윈에 투자하면서 커넥티드 카 시장의 성장에 대비하고 있다.
오윈의 기술을 통해 고객은 자동차를 결제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며 비대면으로 주유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오윈과 협업해 2017년부터 주유소에서 비대면 주유·결제 서비스를 제공을 시작한 이후 현재 330여 개 주유소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GS칼텍스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자동차 정비 고객의 활발한 추가 유입을 시도하고 있다.
또 국내 약 200만 운전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카닥은 차량 소유주와 자동차 외장수리 업체를 연결, 수리비를 사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카닥과 협업을 통해 고급형 손세차 서비스와 카페를 결합한 주유소 카닥일산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GS칼텍스는 국내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에 투자해 10% 지분을 확보하며 중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GS칼텍스는 현재 전국 130여 개 주유소에 공유차량을 배치, 주차와 차량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또 주유소를 물류, 픽업, 정류장 등의 기능까지 아우르는 모빌리티 산업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2018년 SK에너지와 함께 주유소를 거점으로 하는 홈픽 서비스를 선보였다. 홈픽 서비스는 주문 후 1시간 안에 물류 스타트업이 물품을 수거, 주유소에 집하하고 택배사가 주유소에서 물건을 인수받아 배송하는 서비스다.
지난 4월에는 인천물류센터에서 유류 샘플 드론 배송 시연 행사를 가졌으며 지난 6월에는 제주도 무수천주유소에서 편의점 상품 드론 배송 시연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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