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선 시인의 土曜 詩論] 겨울 목련꽃

정진선 시인 / 기사승인 : 2021-01-04 19: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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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목련꽃



빨간 벽돌담 위 가득

목련 꽃봉들이

눈 뭉치처럼 하얗게 달려있다

잎을 떨구면서 꽃을 준비했구나

어느 봄날 꽃잎 지울 때는

열매를 남기겠지

순종하는 겨울 햇살이

선물처럼 쏟아져 내린다

시간 따라 흐르며

서서히 떨어지는 사랑은

무엇도 남기지 않아

차라리 사랑을 지웠으면

떠난 사랑이 아파 그리움을 남겼을까

뒤 돌아서는 길 위

햇살에 눌린

겨울 목련 그림자가

커다란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나고 나면 그 많은 시간도 한 줄의 기억으로 남아 가끔 꺼내서 보게 된다. 모든 일은 끝이 있고 그래서 그 시작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기억이 많지는 않지만.


꽃만 먼저 피는 목련은 꽃만 있어 아름답지만 꽃만 떨어져 외로워 보인다. 사랑이 오래되어 사랑함을 잊으면 문득 사랑한 사람이 곁에 있어도 외롭다.



2021년 더욱 건강하시고 치열함이 뒤를 떠밀어도 가던 발걸음 그대로 또 한해를 즐겁게 보내세요 .



시인 정진선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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