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하면 현금 줘요” 카드업계 불법 모집 여전…삼성·신한 최악

문혜원 / 기사승인 : 2021-03-24 17: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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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4개 사 모집인 102명 과태료…카드사들 “신규 유치, 자연스러운 일”
자금조달 규제가 과도한 실적 압박만 부추겼다? 일각 “현실화 필요성” 주장
최근 카드사들의 불법모집행위가 여전히 성행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금융당국의 카드사 불법모집 문제에 대한 강력 제재가 무색하게 여전히 불법영업 행위는 성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안팎에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카드사의 호객행위가 소비자 피해를 부추길 것을 우려하면서 규제 현실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를 비롯해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대형 카드사의 모집인들이 불법행위를 벌이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태료 처분 및 무더기 제재를 받았다.


지난 19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제재 공시안에 따르면 신한·국민·삼성·현대 등 4개 카드사의 신용카드 모집인 총 102명에 대해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과태료가 최소 40만원에서 최대 12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제재 받은 직원이 가장 많은 삼성카드나 신한카드의 경우 최대 수천만원을 부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카드사 모집인의 경우 신용카드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현금 제공을 조건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불법을 가장 많이 저질렀다. 최고 31만원에 이르는 현금을 줬고, 현금 및 상품권을 섞어 25만원을 주기도 했다.


길거리 모집도 연이어 적발됐다. 삼성카드 모집인은 서울 은평구 NC백화점 푸드코너와 성남시 성남시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불법 모집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불법 영업이 다시 기승을 부리는 이유로 시장불황이 겹치면서 카드사마다 카드 모집인을 늘리며 손쉬운 방법으로 실적을 올리려 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에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불법행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에서 추진한 과거의 카드업계 규제관련 현실화 개선방안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 2011년 6월 여전법을 개정해 자기자본의 10배까지 가능한 현행 회사채 발행 특례조항을 폐지하고,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일정 배수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레버리지 규제를 도입한 바 있다.


‘신용카드사 등의 과도한 외형 확대 경쟁 차단 특별대책’에서 외형 확대 경쟁에 대한 밀착 감시에 나선다는 방침이었다.


당시 카드사들의 반발에도 금융위는 카드자산의 총량을 규제한다는 내용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카드사 자금조달 규제가 카드사들의 과도한 실적 압박만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또한 금융당국이 지난 2012년 12월 도입한 ‘불법 모집 신고포상제(카파라치 제도)’도 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악성 카드모집인만 늘었다는 분석이 많다. 이밖에도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때 연회비 범위 내에서 10%를 지원하는 여신법 개정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카파라치 제도’는 모집인이 불법 모집을 한 경우 불법행위 건별로 과태료를 부과해 모집인의 금전적 책임을 강화하는 제제다.


실제로 신용카드 불법 모집 신고포상제는 2012년 12월부터 운영돼 오고 있으나 최근 신고 접수 집계 결과, 월평균 11건, 포상 실적은 월평균 4건에 지나지 않는 등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불법모집은 결국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발생하는 요인이 되고 부담은 혜택 축소 등으로 인한 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피해 발생만 되고 있어 카드사압박만 주는 과거 보수적인 규제를 벗어나 현실화에 맞는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특히, 연회비 10%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주는 불법 행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만큼, 현실화에 맞는 지원혜택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신용카드 발급과 관련해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모집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25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카드사들의 불법영업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카드사들의 자정노력은 물론 소비자들의 카드 선택에 대한 인식전환도 지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카드산업 연구위원은 “카드사들이 자사 비용을 들면서 회원을 많이 모집하는 형태의 마케팅은 자금조달 규제로 인해 경쟁구도를 부추기는 셈”이라며 “향후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인해 설명 의무화 등이 강해지면 어느 정도 근절에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강형국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이제는 소비자들의 카드를 선별하는 인식 전환과 문화 조성은 물론 카드사들은 과거 마케팅 방법에서 벗어나는 자정 노력도 필요한 시대”라며 “카드사들 홈피나 여신협회를 통해 카드별 비교정보 안내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카드사들은 신규 고객회원 유치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다만 불법모집을 근절하기 위해 나름의 직원교육 및 ‘고객의 소리’를 기반으로 하는 소비자보호장치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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