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집값 폭등에 숨은 욕망

김자혜 / 기사승인 : 2021-04-28 16: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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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서울시 아파트값이 평균 11억을 돌파했다. 한 달 만에 1천만원이 뛰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효과로 한동안 얼어붙었던 서울시 재건축·재개발시장까지 들썩인다. 여기에 인근 경기도까지 택지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달 중 토지거래건수는 통계 작성이후 역대 두번째를 기록했다.


집값이 오르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는 지난 3월 주택시장 매매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9.1% 늘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월은 미국에서 미분양 물량이 지난해 대비 29.5%나 줄었다.


올해 들어 집을 사들이는 수요가 더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집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고 전문가들을 말한다.


그리고 전 세계적 요인 코로나19를 제외하고 미국과 한국이 또 닮은 점이 있다면 초저금리 상태라는 것이다.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하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시기다.


집은 지구에서 살고 있는 모든 생물에게 주어지는 공간이다.


까치는 감나무 위에 나뭇가지를 모아 집을 짓고 문어는 버려진 코코넛 껍질을 은신처 삼아 쓴다. 미어캣은 굴을 파서 집단을 이루고 공동 거주한다. 아이도 공동으로 육아한다.


그런데 인간 만큼은 조금 달라 뵌다. 자산이 더 많은자가 집을 여러 채 사서 집이 없는 사람에게 빌려주기도 하고 집이 2채 있는 사람이 세금을 더 낼까 한 채를 팔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앞서 언급한 동물들과 인간이 다른 점이라면 국가라는 단위를 이루고 이 안에서 보호받거나 개개인에 부과되는 막대한 비용을 나눠 내면서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동물보다 국가에 속해있고 인프라를 나눠 쓴다고해서 이렇게까지 부동산과 세금에 울고 웃는 현상까지 동반되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자연에선 자기 몫의 먹이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제 힘으로 짓거나 확보할 수 있는 집이 인간, 여기 한국에서의 사람들에게는 이리도 어려운 현실이 됐다.


혹시나 집이 곧 그 인간의 가치를 대변하는 문화가 되어버려서 그런 것은 아닌가 짐작해본다. 신규 아파트들은 늘 ‘프리미엄’, ‘그 너머의 가치’와 같은 말들을 운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길에서 만난 60대 전후의 한 여성이 지인과 나눈 대화에서 부동산 왕국 한국사회의 단면을 본 것 같다.


"그 이가 서울에 집이 두 채 있는 며느리를 봤다 잖아, OO에 집이 있고 OO에 또 집이 있대" 좀더 엿들어 봤지만 남의 집의 자산 얘기는 끝이 없었다. 대화 속 그들 자신의 이야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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