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의 비밀주머니 '세종이엔지'

신유림 / 기사승인 : 2021-07-21 10: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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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 "문제없다"…차입금 4천억 돌파에도 총수일가 4%대 사익추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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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그래픽=신유림 기자, 자료= 중흥그룹>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대우건설 인수 주체로 떠오른 중흥건설그룹이 계열사 중흥토건의 종속회사인 세종이엔지를 활용해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세종이엔지는 첫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16년부터 줄곧 영업적자를 냈다. 2016년 -7000만원, 2017년 -14억3580만원, 2018년 –22억5460만원, 2019년 –8억4670만원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비로소 229억5800만원 흑자를 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16년 145억6450만원, 2017년 20억2780만원, 2018년 7억840만원, 2019년 236억원 등 미미한 수준을 보이다 지난해 1637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경기도 화성 봉담지구 분양수익 영향이다.


문제는 세종이엔지가 매년 지급하는 지급수수료와 이자 비용이다. 공시자료 주석에 따르면 로열티 등 지급수수료와 이자 비용이 모기업인 중흥토건과 특수관계사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세종이엔지는 2016년에 수수료로 1억2473만원, 이자 비용으로 11억195만원을 냈다. 이어 2017년엔 각각 4억4736만원과 3억3300만원, 2018년 10억6510만원과 68억210만원, 2019년 27억445만원과 98억9420만원, 지난해엔 37억4453만원과 98억9430만원을 썼다.


중흥토건은 중흥그룹 창업주 정창선 회장의 큰아들 정원주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중흥토건은 지난해 매출액 1조6533억원, 영업이익 2525억을 기록할 만큼 우량 회사지만 아직은 비상장사다.


정 부회장은 중흥토건 외에도 세종건설산업, 중흥종합건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흥토건은 다시 중봉건설, 중흥엔지니어링, 중흥에스클래스, 헤럴드 등을 지배하고 있다.


그룹사는 모두 35개인데 정 부회장이 이끄는 계열사들의 규모가 아버지 정 회장이 소유한 중흥건설, 세종건설, 중흥주택 등 계열사를 압도한다. 중흥토건은 성장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들의 일감을 독식하며 덩치를 키워 사실상 정 부회장으로의 승계작업은 완료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비해 세종이엔지는 계속된 적자로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는 4493억원으로 전년 3114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자본금은 155억 원인 데 반해 자본총계는 42억6000만원에 불과, 이미 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률은 72.5%에 달한다. 이 때문에 회사는 사실상 차입금으로 연명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수관계사로부터의 차입은 올해만 해도 벌써 7회이며 지난해엔 총 21회에 걸쳐 같은 방식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차입금을 갚기 위해 일종의 돌려막기를 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장·단기 차입금 규모는 4050억원에 달한다. 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자회사는 영업 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도 총수 일가가 막대한 로열티와 금융권 이율을 초과하는 연 4% 중후반대의 이자를 받으며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세무조사도 받았지만 문제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대우건설 노조는 매각과 관련해 전날 실시한 총파업 찬반 투표에서 참여율 85.3%, 찬성률 95.9%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대우건설 매각은 밀실과 특혜로 얼룩진 비리라고 규정하고 채권자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를 상대로 총력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DBI가 매도자 실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흥그룹 측의 인수가격을 받아들인 것은 원칙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중흥그룹 측의 가격 수정 요구까지 수용한 건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앞서 중흥그룹은 지난달 5일 2조3000억원을 인수가로 제시,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나 금액이 과도하다며 재입찰을 요구했고 KDBI가 이를 받아들여 결국 2조1000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인수가가 낮아 재입찰하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금액을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이 결정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에 산업은행이 어떻게든 대우건설을 넘기기 위해 혈안이 됐던 건 아니냐는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 이미 대우건설에 3조원 넘게 자금을 투입한 상황에서 최대한 금액을 많이 받아 내야 할 산업은행이 1조원이 넘는 금전적 손해를 선뜻 받아들였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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