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입물가 3개월 째 상승...10월 후 소비자물가 반영 우려
정부 물가 안정책 마련 고심...경제 회복 발목 잡을 가능성 차단
고물가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올해 7월만 해도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를 보였던 소비자물가가 8,9월 3%대 중후반으로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9월 수출입물가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여기다 10월 들어 기온이 낮아지면서 배추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마저 들썩이는 양상이다.
정부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덕수 총리에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고물가 조짐에 장바구니 물가 안정 의지를 잇따라 밝히고 있다. 가뜩이나 고금리 속에 서민경제가 팍팍해지고 있는 상황인 데 환율까지 달러당 1,350원대로 오르면서 경기 회복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물가를 잡지 못하면 정부의 통화긴축 정책이 이어질 뿐더러 고금리도 계속될 수 밖에 없어 자칫 저성장을 고착화시킬 우려를 키운다. 또한 물가 상승이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선제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물가 불안 키우는 국제유가·환율 상승
9월 수출·수입 제품 물가가 국제유가 상승 탓에 석 달 연속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이달 수입물가지수는 139.67로 8월(135.68)대비 2.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로 보면 7월(0.2%)오름세로 전환한 이후 3개월 연속 올랐다, 다만 상승 폭은 전월(4.2%)보다 둔화했다.
수출물가지수도 119.56으로 8월(117.55)에 견줘 1.7% 올랐다. 역시 7월(0.1%)이후 석 달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전월(4.2%)보다 줄었다..
걱정스러운 것은 수출입물가가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달 이후 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국제 유가가 지난 8월 평균 배럴당 86.46달러(두바이유 기준)이던 것이 9월 93.25달러로 7.9% 올랐다.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이 격화되면 그나마 이달 들어 다소 하락세를 나타냈던 국제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커 불안하게 만든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도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8월만 해도 1,318.47원이던 원/달러 평균 환율이 9월 1,329.47원으로 0.8% 상승한 데 이어 17일 1353.6원으로 마감하는 등 1350원대로 크게 올랐다.
여기에다 미국이 물가가 잡히지 않자 통화긴축 정책을 계속 고수할 의지를 보인 것은 적잖은 부담이다. 강달러로 인한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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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 상승 등에 물가 불안이 재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17일 민생물가안정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경기 부진 속 물가 안정 고심하는 정부
문제는 가뜩이나 경기 부진 속에 물가가 정부 목표치인 2%를 훌쭉 넘겨 4%대에 육박할 경우 정부가 선택할 카드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부진한 경기 반등을 위해서는 금리를 인하해야 하지만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고금리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가계와 기업부채가 역대급 수준인 상황에서 고금리에 따른 금융 이자 부담으로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게 된다. 자칫 고금리·고물가에 저성장까지 겹쳐질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
추경호 부총리는 17일 민생 및 물가안정 관계장관회의에서 “국제유가 큰 폭 등락으로 세계 경제의 고물가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됐다”고 밝혔다. 또 “이달 들어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등 농산물 가격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효성 있는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하는 등 서민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을 강조한 것은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앞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서민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필요 시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그만큼 정부로서도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물가 불안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고조될 우려가 커지는 데 잔뜩 긴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정부가 이번에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올해 연말까지 연장키로 한 것도 물가 안정을 위한 고육지택인 셈이다.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가 안정이 절실한 과제다. 정부는 현재 가동 중인 품목별 가격 수급 동향 일일 점검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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