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사라지다
정진선
아이를 어르는 엄마 목소리가
가을 하늘이다
이 더위에 지쳐
짜증이 깊어지면
누구라도 소리치고 싶어지리
그러다 하늘 보면
조금
참을 수 있게 된다
잠시 서 있자니
많은 생명이 동시에 숨어
당황스런 정적으로 위로 받는다
태양에 저항하는 매미는
정복한 나무 늘려가며
무장한 계절을 다 홀렸다
길 그늘 가득
커지지 않는 위로의 경계에는
색으로 구분되는 솔깃한 소리가 있다
이념, 바람, 공허
서로가 왜 중요할까?
이 여름
변화를 즐긴 매미는
더 이상 울지 않는데
시내산 밑 광란 같은
공간 속 외침들이 이기리라 믿어도
승부는 이미 정해져
얼굴을 만지는 손에
더 이상 잡히는 날개가 없다
매미가 사라지다
매미가 사라지다
토요경제 / 정진선 기자 sunsun3345863@hanmail.net
* 그 무성한 소리 숲에서 지냈는데, 어느 날 매미가 모두 사라졌다. 자연은 규칙을 지킨다. 하늘은 파래지고. 그런데 오늘도 서여의도에서는 매미가 운다. 확성기로 사람소리를 낸다.

▲ 시인 정진선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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