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챗GPT효과' AI반도체, 올해 70조 큰 시장 열린다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6 09: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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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 챗봇 열풍에 AI반도체 수요 폭증 예측..."2026년 100조대 광폭 성장"
AI반도체와 패키지로 묶인 '메모리특수' 기대...'혹한기' 반도체의 봄 기폭제?
▲ 미국의 R&D전문기업 오픈AI가 훌쩍 진화한 'Chat GPT'란 대화형 AI솔루션을 내놓은 이후 전세계가 AI열풍에 휩싸인 가운데 AI용 반도체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연합뉴스제공>

 

전세계가 AI열풍에 휩싸여있다. 미국의 R&D전문기업 오픈AI가 작년 12월 내놓은 대화형 AI 솔루션 '챗GPT'가 한층 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파죽지세의 인기몰이에 나서면서부터다.


챗GPT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출시 단 5일 만에 사용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글로벌 SNS플랫폼이라는 페이스북(10개월)과 트위터(2년) 보다 훨씬 페이스가 빠르다. 현재 챗GPT의 글로벌 이용자는 가뿐히 1천만명을 넘어서며 AI바람이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챗GPT가 쏘아올린 AI열기로 인해 글로벌 ICT기업을 중심으로 AI 관련 기술 개발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챗GPT 열풍으로 위기에 몰린 구글을 비롯해 애플, MS, IBM, 아마존, 인텔,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개발에 뛰어들었다. 오픈AI에 투자자그룹 중 하나인 테슬라도 모빌리티용 AI반도체 개발에 가세했다.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 업체 구글은 아예 챗GPT에 맞설 제품을 개발 중인 AI스타트업 앤스로픽에 4억달러(약 5천억원)를 투자했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창립자 그룹 일원이었던 대니엘라 애머데이, 다리오 애머데이 남매가 2021년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지난달 '클로드'라는 새로운 AI챗봇 테스트 버전을 공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ICT강국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SKT, KT 등 통신업체는 물론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기업들이 AI 및 응용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T는 이미 2020년 11월 국내 최초로 사피온이란 AI반도체를 개발,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계열사와 연합전선을 구축, 본격적인 글로벌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들은 차별화된 AI용 반도체 기술 확보에 혈안이다.

AI반도체 시장 2020년 대비 2.5배 이상 성장 예고

챗GPT가 쏘아올린 AI 열기는 반도체로 이어지고 있다. AI솔류션을 구현하는데는 GPU와 같은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채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챗GPT 같은 AI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빅데이터)를 확보한 뒤 이를 반복 학습(딥러닝)시켜 결과를 추론한다.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빠르게 꺼내 쓰는 고성능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AI 업체들이 특히 자신들이 추구하는 서비스 영역에 특화된 맞춤형 AI반도체를 직접 개발한다. 기존의 엔비디아나 AMD의 GPU를 응용하든 전용 반도체를 개발하든 AI서비스를 구현하는데는 막대한 양의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동반한다.


이같은 AI시장의 특수성을 감안, AI반도체 시장이 올해 지난해에 비해 2.5배 이상 성장하고, 오는 2026년엔 100조가 넘는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PC, 모바일, 서버 등 반도체 시장이 극도의 침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 비춰보면 AI시장이 반도체 시장반등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20억달러(한화 약 27조원) 규모였던 AI반도체 시장 규모가 올해는 553억달러(약 70조원) 규모로 2.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트너는 작년에 2023년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34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챗GPT의 예상 밖 열풍에 힘입어 올해 당초 예상치 보다 61% 정도 더 성장할 것으로 본 것이다. 가트너는 또 AI반도체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 3년 후인 2026년엔 시장규모가 861억달러(약 107조원)까지 성장하며 100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의 이같은 낙관적 전망은 최근 음성인식, 기계번역, 자율주행, 메타버스 이미지 분류 등 A 산업의 응용 분야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다가 오픈AI의 챗GPT의 유저풀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 예측으로 풀이된다.

GPU와 패키지로 묶인 메모리 대량 수요 기대

GPU 시장 점유율이 80% 이상인 엔비디아가 1월 한 달간 주가가 30% 이상 급등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현재 AI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반도체는 데이터를 한 번에 대량으로 처리하는 병렬 처리 방식의 GPU다. 즉, AI시장이 확대될 수록 GPU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GPU와 함께 메모리업체들도 대량의 신규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 AI시스템엔 GPU와 고성능 메모리가 마치 패키지처럼 탑재되기 때문이다. AI 기술에 기반한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위해선 대량 연산이 가능한 GPU와 이를 지원하는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의 조합은 필요충분조건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이 지난달 31일 작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자연어 기반 대화형 AI 서비스가 미래 메모리 수요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한 것도 AI용 GPU제품군에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고성능 D램이 대거 탑재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AI용 GPU에 탑재되는 HBM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뿐이다. 두 회사는 이점을 십분 활용, 후발 메모리업체의 추격을 완전히 따돌리기 위해 각각 메이저 GPU업체와 전략적으로 손잡고, 시장 선점을 위해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이닉스는 GPU 시장 최강자인 엔비디아는 손을 잡았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H100’ 패키지에는 하이닉스의 차세대 D램 ‘HBM3’가 패키지로 묶여있다. HBM은 고대역폭 메모리의 약자로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한층 끌어올려 AI시스템 구현에 안성맞춤이다.


삼성은 GPU 시장 2인자이자 엔비디아의 최대 라이벌 AMD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했다. AMD는 자체 GPU ‘MI-100’에 삼성전자의 HBM-PIM(Processing-in-Memory) 메모리를 연개해 공급한다. PIM은 메모리 내부에 연산 기능을 추가한 고성능 메모리다. PIM을 활용하면 CPU와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이 줄어 시스템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의 AI시스템 등에 탑재되는 고성능 메모리 HBM-PIM. <사진=삼성전자제공>

공급가 높아 삼성 등 메모리 수익성 개선될 듯


반도체업계에선 AI서버에 들어가는 GPU용 메모리 수요가 올해부터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AI 특수가 혹한기의 반도체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AI가 전세계적인 열풍에 휩싸여있다 해도 아직은 AI반도체와 고성능 메모리 시장이 반도체 시장 전반의 대세를 좌우할만한 규모는 결코 아니다. 그러나, AI열풍으로 클라우드업체를 중심으로 AI붐에 대응, 서버교체와 증설이 수반된다면 메모리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임팩트는 충분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상이다.


AI시스템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는 일반 D램이나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비해 공급가격이 훨씬 비싸고 판매 구조가 주문형으로 이뤄져있다는 점도 삼성이나 하이닉스에겐 매우 유리한 부분이다. 고객사의 협의를 통한 장기 계약으로 공급, 경기 변동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AI서버향 반도체 시장은 공급이 한정돼있고, 평균판매가격(ASP)이 상대적으로 높아 적자의 늪에 빠진 메모리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메모리 불경기인 요즘 챗GPT가 불러온 AI열풍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박명수 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도 지난 1일 콘퍼런스콜에서 챗GPT 열풍과 관련, "언어 모델의 확장성, 대중을 활용한 AI의 일반화와 상용화라는 점에서 파급성이 크다"며 "향후 웹 3.0으로 발전하면 기술적 진화에 따른 메모리 뿐만이 아니라 업계 전반의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장기적 메모리 시장 성장동력 자리잡나


이에 따라 삼성과 하이닉스는 AI 반도체가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시장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더욱 업그레이드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개발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전문가 45인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보면 향후 반도체 산업의 미래 지형 변화를 이끌 핵심 동인으로 ‘지정학’(국제정치)요인이 가장 많았지만 AI반도체, 초미세 공정 등 기술 요인이 2순위였다.


대화형 AI 챗GPT로 대표되는 AI 관련 반도체 시장이 올해부터 고성장 반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AI반도체가 2분기 이후 국내 반도체 산업이 바닥을 찍고 재도약하는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챗GPT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 샘 올트먼 등이 공동 설립한 미국의 비영리 연구소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봇이다. MS가 최근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2조3000억원)를 투자하기로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 챗GPT(GPT-3.5) AI모델의 성능 수준인 매개변수(파라미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 모델인 GPT-3는 매개변수가 1750억개에 달했다. 업계에선 올해안으로 공개 예정인 다음 모델(GPT-4)의 매개변수는 조 단위(1조∼100조개)로 예상한다. 매개변수가 높아진 다는 것은 챗봇의 정확도가 높아지며 사람을 닮아간다는 의미이다. 오픈AI는 최근 올해 2억달러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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