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호재?' 삼성전자, 분위기 반전 할까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2-05-02 18: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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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출범 등 주목할만한 변수 잇달아...고환율도 실 보다는 득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의 당초 추정치를 보란듯이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란 대형 악재를 딛고 거둔 놀라운 성적표다. 계절적인 비수기임에도 수 년전 반도체 초호황기, 즉 '수퍼사이클' 절정기의 실적을 뛰어넘는 저력을 보였다.

삼성은 2분기엔 이같은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성장 폭이 1분기보다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우려와 달리 주력 캐시카우인 메모리 부문이 선전하고 있는데다, 갤럭시S22시리즈의 판매 호조와 계절적 요인 등이 맞물려 상승효과를 내면서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파죽지세의 호조세에도 불구, 최근 곳곳에서 삼성의 위기론이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텔과의 격차를 벌리며 세계 반도체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는 삼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는 것은 세계 반도체시장의 패권 전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 삼성전자의 온양 반도체패키지 라인에서 관계자로부터 현황을 듣고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문재인 정부 마지막 사면에 이 부회장 포함 여부가 재계 핫이슈다.


반도체 패권전쟁, 삼성에 불리?

반도체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기위한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각국의 패권 전쟁이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 지각변동을 일으켜 결국 선발주자인 삼성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삼성의 주가 흐름이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때 주가 10만원대를 향해 쾌속질주하던 삼성 주가가 마지노선인 6만원대마저 위협받고 있는 현상황이 이를 방증한다. 잇따른 실적 호전에도 불구, 증권가가 제시하는 목표주가는 8만원대로 주저앉았다. 

미국 바이든행정부까지 가세, 최근 반도체 세계대전은 날이 갈수록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마치 에너지-자원을 둘러싸고 미, 중, 러, EU 등의 주요 강대국들이 국운을 걸고 싸우는 에너지대전과 흡사하다. 급기야 바이든정부는 최근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자는 이른바 '칩4동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모든 전자, 정보통신, 자동차 등의 '머리와 심장'에 비유되는 반도체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념적, 경제적 라이벌인 중국의 추격을 원천봉쇄하자는 게 숨은 취지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이달 중 방한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평택캠퍼스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이처럼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갈수록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이달중 삼성전자와 관련된 굵직한 3가지 이슈가 부각돼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들 이슈는 삼성에겐 악재라기 보다는 호재로 간주되고 있어 실적호조 속에서 심각한 위기론에 봉착한 삼성이 과연 분위기를 대 반전시킬 계기를 만들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원톱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문제다. 대한민국 경제를 좌지우지할만큼 절대적 영향력을 지닌 삼성의 최고경영자가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줘야한다는 산업계 여론을 의식, 오는 8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준비한 문재인정부 마지막 사면에 이 부회장이 포함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2일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사면은 없다는 보도도 이어져 최종 사면여부는 알 수 없다. 

현재 가석방 상태라 경영 활동에 적지않은 제약이 따르는 이 부회장으로선 사면이 돼 모든 족쇄가 풀린다면, 긴박하게 흘러가는 세계 반도체 패권전쟁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M&A 등 공격적 투자를 재개하는데 적지않은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용 부회장 '족쇄' 풀리나?
여론은 삼성의 편이다.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삼성의 중대 결정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답보상태에 빠져있는 동안 글로벌 경쟁기업들이 맹추격에 나서 좁게는 삼성, 넓게는 국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의미다. 우리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국가대표기업 삼성이 피 튀기는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선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는 지난달 25일 청와대와 법무부에 이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제출했다.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인들의 헌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청원서는 강조했다. 그런가하면 삼성전자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 역시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복권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와 법무부에 지난 29일 제출했다. 협성회는 삼성과 거래하는 1차 협력회사 중에서 매출 비중, 업체 평가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한 207개 체가 소속돼 있는 자체 협의기구다.
 
다만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 없이 마지막 임기를 마무리한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8일 예고된 이 부회장의 사면이 불발에 그치더라도 새롭게 들어서는 윤석열 정부가 '경제 활성화' 등의 이유를 들어 정권 초기 임에도 사면령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이래저래 멀지 않아 해결될 문제'라는 얘기가 솔솔 나온다.

협성회 맴버인 A사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재벌기업은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때 총수의 입김이 절대적인 상황이어서 이 부회장의 사면 문제는 위축된 삼성이 공격적인 움직임을 재개하는데, 절대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며 삼성이 활기를 찾아야 수 많은 협력업체에도 생기가 돌 것이며, 국가 경기도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親기업형 차기정부 출범에 기대감 고조
오는 10일 윤석열 정부의 출범도 삼성에겐 재도약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반도체산업의 중요성을 누누히 강조해왔다. 국가기간 산업으로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는 것. 특히 차기 정부의 산업정책의 큰 방향이 정부 간섭을 최소화하는 대신에 시장 자율에 맡기는 친기업형 실용주의 노선으로 결정돼 삼성 역시 이로인해 적지않은 반대급부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삼성은 차기 정부 출범 이후 태세를 수비에서 공격 중심으로 전환해 최근 세계적인 추세인 M&A에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삼성이 공격적 M&A에 나선다면 세계를 깜짝 놀라게할만한 '빅딜'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최근 삼성이 미국 유수의 IB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출신 반도체 업계 인수합병 전문가 마코 치사리를 영입한 것이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다.

삼성의 분위기 반전에 영향을 미칠 또하나의 변수는 고환율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회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작된 세계 각국의 화폐가치 하락, 즉 환율상승은 원화도 예외는 아니다. 완만하지만 우상향 곡선을 그려오던 원달러 환율은 어느새 1300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삼성의 주요 매입매출이 주로 달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최근 환율 상승세의 실질적인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서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은 삼성에게 있어 고환율은 실보다 득이 많다는게 중론이다. 악재라기 보다는 호재에 가깝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삼성이 불화수소 등 일본의 소재를 무기로한 파상공세에 대응, 핵심 소재와 부품, 장비 등 소부장을 상당부분 국산으로 대체한 것도 최근 고환율의 상황에선 적지않은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시트는 "삼성이 소부장 분야의 국산대체율을 상당히 높인 것이 사실"이라며 "수출 비중은 커지고 수입비중은 낮아진 것이 적지않은 환차익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현재 TSMC와 불꽃튀게 경쟁하는 비메모리 분야에서 투자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등 리스크요인도 적지않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제하며, "하지만 이 재용 부회장이 다시 경영전면에 나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차기 정부의 전폭적인 후원이 뒷받침돼 준다면 강력한 반등 모멘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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