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중국 수출 회복세...'불황형 흑자' 속 희망 보인다

박미숙 / 기사승인 : 2023-09-01 12: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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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수출 8%↓,11개월째 내리막…수입 더 줄어 8억불 흑자 달성
'HBM효과' 반도체수출 100억달러 돌파...전달대비 21% 증가
對中수출도 회복세...에너지수입 급감 따른 불황형 구조 계속
▲부산항 신선대부대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8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8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8.4% 줄어들며 11개월째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수입은 수출보다 2배 이상 줄여들어 연속 무역흑자를 3개월로 늘렸다.


흑자 기조를 계속 이어가며 누적 무역적자가 줄어들고 있으나, 수출과 수입의 동반 감소로 인해 교역량이 쪼그라드는 등 소위 '불황형 흑자'가 고착화된 양상이다.


한가닥 희망이 있다면, 수출부진의 주요인인 반도체와 대 중국 수출이 점차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반도체는 단일 품목으론 수출 1위이고,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다.


반도체와 중국 수출이 살아난다는 것은 결국 수출이 깊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동시에, 고질적인 불황형 무역흑자 구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 반도체수출 13개월연속 감소..월 평균 80억달러대 회복

1일 관세청이 발표한 '8월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518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줄어들었다. 

 

11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이다. 2018년 12월∼2020년 1월까지 이어진 연속 수출감소 기록(14개월)마저 꺨 태세다.


이같은 흐름은 무엇보다도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부진의 늪에서 완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인해 8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무려 13개월 연속 감소다. 다만 반도체는 7월에 비해선 15% 늘어나며 가파르진 않지만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 올들어 반도체 수출액은 1분기 월 평균 69억달러에서 2분기 월 평균 75억달러로 늘어났다.


7∼8월엔 더욱 상승폭이 커져 월 평균 80억달러까지 증가했다. AI(인공지능) 열풍을 타고 고가, 고부가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글로벌 HBM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HBM은 수출단가가 범용 메모리의 3~4배를 웃도는 등 수출증가 효과가 특히 크다. 'HBM효과'가 향후 반도체 부진 탈출과 대한민국의 수출플러스에 강력한 기회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 위기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온 자동차(29%)와 고부가선박을 중심으로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 선박(35%)은 8월에도 고성장을 질주하며 무역흑자 달성에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자동차는 역대 8월 실적 중 최고 수준을 나타내며 14개월 연속 수출플러스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8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중국 수출 20% 감소...점차 회복세 100억달러 돌파

석유제품(-35%), 석유화학(-12%), 철강(-11%) 등 15대 주요 품목 중 9개 폼목의 수출이 전년동기에 비해 감소한 가운데 자동차 부품(6%), 일반 기계(8%), 디스플레이(4%), 가전(12%) 등 6개 품목이 증가, 수출플러스 품목도 점차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는 대 중국 수출이 8월에도 20% 가까이(19.9%) 줄었다. 이로써 대중 수출의 감소세는 지난해 6월(-0.8%)부터 이달까지 15개월 연속 감소하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이어갔다.


이는 국가별 수출통계를 집계한 이후 사상 최장기 감소세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수출의 감소는 전체 수출감소의 주요인이다. 

 

특히 중국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지역이어서 반도체 수출 부진에 가장 큰 요인도 중국이다.


업계는 중국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서방국가들의 견제 등으로 인해 중간재 수입이 급감하며,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수출이 전년대비로 계속 감소하고 있으나 2분기 이후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중국의 내수 경기 위축 우려 속에서 8월 대중국 수출 감소율은 -20%로 전월(-25%)보다 5%포인트 둔화했다. 대 중국 수출규모 역시 7월 99억달러로 내려갔다가 8월엔 105억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100억달러대를 회복했다.

 

▲자동차에 이어 선박이 위기의 한국 수출의 구원투수로 맹활약중이다. 사진은 HD한국조선해양이 건조 계약한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제공>

 

◇ 3개월 연속 무역흑자...'불황형'에 큰 의미없어

대 중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미국(2%), 유럽연합(3%), 중동(7%) 등은 자동차와 일반 기계의 양호한 수출 실적에 힘입어 플러스로 전환했다.


수출이 부진속에서 반도체와 중국 리스크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입은 매달 큰 폭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8월 수입액은 510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2.8% 감소했다. 수 개월째 20%를 넘나드는 급감 기조의 연속이다.


유가 등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라 원유(-40%), 가스(-46%), 석탄(-42%) 등 3대에너지원이 일제히 40%를 넘게 줄어든게 결정적인 요인이다. 전체적으로 에너지 수입은 42% 감소했고, 비에너지는 15.3% 줄었다.


이처럼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을 2배 이상 웃돌며 8월 무역수지는 3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간 아어져온 연속 적자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분명하나, 수입급감이 빚어낸 기형적인 불황형흑자 구조란 점에서 흑자의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에도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와 반도체 수출 개선세에 힘입어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며 "정부는 엄중한 상황 인식 하에 수출 증가율의 조기 플러스 전환을 위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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