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21.1%↓·휴대폰 12.2%↓...디스플레이만 소폭 증가
수입이 더 줄어 무역흑자 50억달러..."점진적 개선 흐름"
대한민국은 자타 공인 ICT(정보통신기술) 강국이다. ICT는 대한민국의 주력 수출업종이자, 산업의 핵심이다.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장비 등 글로벌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의 상당수는 ICT이다.
대한민국을 수출대국, 경제대국으로 올려놓는 데 일등공신이 다름아닌 ICT다. 이런 ICT의 수출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8월 ICT 수출도 두 자릿수의 높은 감소율을 면치 못했다. 작년 7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벌써 14개월째 연속 뒷걸음질이다. 최근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은 채 허우적대고 있는 것도 ICT 수출의 장기 부진과 맥을 같이한다.
자동차, 선박 등이 호조를 띠고 있으나, 아직은 ICT 부진을 상쇄할만한 수준은 못된다. ICT수출이 회복되지 않고선 수출플러스 달성과 경제성장률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 ▲ICT수출 감소세가 점차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15개월만에 수출이 증가했다. 지난 1일 오전 부산신항에 접안해 있는 선박에 화물이 가득 실려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 8월 반도체 수출 21% 감소...전체 ICT수출 하락폭 키워
8월 ICT 수출이 또다시 뒷걸음질쳤다. 1년전 대비 17% 가까이 줄어들었다. 결코 달갑지 않은 연속 수출감소 기록은 어느새 14개월로 늘어났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8월 ICT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ICT분야 총 수출액은 160억5천만 달러(약 21조3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7% 감소했다.
ICT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수요회복 지연 영향이 컸다. 여기에 중국 미국 유럽 등 우리나라의 3대 수출 시장에서 모두 20% 이상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품목별로는 우선 반도체 수출이 86억4천만달러로 1년전에 비해 21.1% 감소하며 전체 ICT수출 하락폭을 키웠다.
업황 회복 지연과 메모리 단가 하락이 지속된 결과다. 메모리의 수출하락폭(26.1%)은 비메모리(14.9%)의 2배 가까이에 달한다.
주력 수출품목인 D램의 부진의 골이 깊기 떄문이다. D램 단가는 8Gb 기준으로 작년 7월 2.88달러에서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달엔 1.30달러까지 추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업체들의 잇단 감산에도 가격반등이 늦어지고 있다.
올들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가, 고부가 제품 수출이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은 전체 흐흠을 돌려놓기엔 절대량이 부족하다.
휴대폰은 9억9천만달러를 수출, 전년대비 12.2% 줄어들었다. 기기 수요 회복 지연으로 완제품(-30.6%)과 부분품(-6.9%) 모두 수출이 감소했다.
| ▲8월 ICT 수출이 160억5000만 달러, 수입은 110억7000만 달러, 무역수지는 49억8000만 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사진=과기정통부제공> |
◇ 日스마트폰 수출 716% 성장...디스플레이 15개월만에 증가
주목할만한 것은 일본 수출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일본은 한국산 휴대폰의 불모지에 가까웠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갤럭시'를 내세운 브랜드 마케팅과 프리미엄 제품에 포커스를 맞춘 덕에 전년대비 완제품 수출이 무려 716.5% 증가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지난달 총 휴대폰 완제품 수출액(1억8천만달러)의 33.3%에 달하는 6천만달러를 일본 수출에서 올렸다는 사실이다.
갤럭시S시리즈와 폴더블폰 갤럭시Z시리즈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군을 내세워 중국과 함께 일본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한 삼성의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방증이다.
컴퓨터·주변기기(-47.4%), 통신장비(-9.5%) 등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위축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보조기억장치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부진(-63.3%)이 컸다. 통신장비는 인도(121.8%↑)의 고성장세 덕에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ICT 품목중에선 유일하게 수출플러스를 달성한 것은 디스플레이다. ICT 품목별 수출규모면에서 반도체에 이어 두번째론 큰 디스플레이는 지난달에 21억3천만달러가 수출돼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이 증가한 것은 무려 15개월만이다. 디스플레이 깜짝 돌풍의 견인차는 단연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다.
OLED는 LCD를 대체하며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계의 거센 반격 속에서도 OLED만큼은 대한민국이 절대강국이다.
| ▲OLED 최강국답게 디스플레이 수출이 8월에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일 'IAA 모빌리티2023'에 전시한 OLED부스. <사진=삼성전자제공> |
◇ 수출감소폭 둔화세...."수출플러스의 길 아직 요원"
ICT수출을 지역별로 구분해서 보면 중국(홍콩 포함, -20.6%)과 미국(-29.5%), 유럽연합(-20.0%)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모두 20%를 웃도는 감소세가 지속됐다.
우리나라의 해외 스마트폰 생산거점인 베트남이 디스플레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수출이 13개월 만에 소폭(1.7%)증가세로 전환했고, 스마트폰 효과로 인해 일본 수출(13.0%)이 크게 늘어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전반적으로 지난달 ICT수출이 부진했으나, 수입은 더 크게 줄어들어 무역수지는 50억달러 가량 흑자를 냈다.
지난달 ICT수입은 총 110억7천만 달러(약 14조7천억원)로 지난해 같은기간(135억2천만 달러) 대비 18.1%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49억8천만 달러(약 6조6천억원)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든데 따른 '불황형 무역흑자'가 ICT분야에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반도체의 부진 계속, 중국 등 주요국의 수요위축 등으로 8월에도 ICT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수출감소폭이 둔화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과기정통부 측은 "반도체 회복 지연 등으로 ICT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수출감소율이 올들어 처음으로 10%대로 내려오는 등 지난 4월 저점 이후 점진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ICT업계 한 전문가는 "반도체시장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이 큰만큼 ICT 수출플러스가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면서도 "HBM을 중심으로 반도체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어 연말이나 내년초엔 오랜 부진의 탈출을 기대해볼만하다"고 내다봤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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