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역적자가 내년 2월경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사진은 수출을 앞둔 컨테이너들. <사진=연합뉴스제공> |
대한민국은 수출이 경제를 이끌어가는 수출중심국이다. 역으로 수출이 부진하면 무역적자가 심화하고 결국 이것이 경제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세계적인 경기부진 여파로 수출이 둔화하면서 시작된 무역적자가 갈수록 쌓이며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 환율까지 급등, 무역적자로 인한 상대적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
정부가 수출종합대책을 내놓는 등 다각도로 무역적자 개선을 위한 노력을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러한 무역적자 기조가 앞으로도 6개월 더 지속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진단서가 나와 주목된다.
무역적자 규모 300억달러 육박 전망돼
글로벌 복합 위기로 인한 경기부진 여파로 수출 상승세가 꺾이면서,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무역적자 기조가 내년 2월께나 돼야 해소된다는 달갑지 않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무역적자 기조가 계속됨에 따라 올해 누적 무역적자 규모가 281억7천만달러로 무역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56년 이후 66년만에 최대기록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결과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역수지 및 환율 전망' 설문 조사에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간 무역적자 규모는 281억7천만 달러, 원·달러 환율 최고가는 1422.7원으로 전망했다.
무역적자 규모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06억 달러가 최고치였으나 올해 이를 75억달러 정도 웃도는 새로운 기록을 쓰는 셈이다.
이는 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133억달러 보다 150억달러 정도 많은 수치다. 조사에 응답한 증권 전문가들 중 40%는 올해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3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 중 9명(86.7%)은 올 11월 내로 무역적자가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응답자 대부분이 적자 기조가 끝나는 시점을 내년 2월 초반으로 예상, 향후 5∼6개월 동안 무역적자로 인한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들은 또 상반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연간 수출액이 기존 최대치인 2021년 6444억 달러를 상회하는 69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다. 수출 상승세가 꺾이기는 했으나, 올해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수출의 최대 위협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60.0%가 '글로벌 경기 부진'을 꼽았고,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공급망 애로'(26.7%), '원자재가격 상승'(13.3%) 등이 뒤를 이었다.
15대 수출 품목 중 하반기 수출 감소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품목은 컴퓨터,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이었다. 모두 IT업종의 대표 품목으로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를 가장 많이 받는 분야가 IT임을 방증한다.
이차전자와 석유제품은 증가폭 클 듯
컴퓨터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투자 위축과 소비 부진이, 반도체는 글로벌 수요 둔화에 재고 과잉이 수출 감소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반기 수출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 품목은 자동차, 이차전지, 석유제품 순이었다. 그러나, 자동차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 영향으로 대표적인 수출 주도 차종인 전기차 수출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공행진을 하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선 향후 최고가를 평균 1422.7원으로 예상했다. 고환율 지속 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말에는 응답자 66.7%가 '원자재가격 상승 등 환율로 인한 비용부담'을 꼽았다.
현 상황에서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경제대책으로는 '환율안정 등 금융시장 불안 차단'(28.9%)이 가장 많았다. 이어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 기업환경 개선'(17.8%), '원자재 수급 및 물류애로 해소'(17.8%) 등의 순이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무역 적자가 내년 초까지 이어지고 환율도 1400원대로 뛸 것으로 전망되는 등 무역과 환율에 비상이 걸렸다"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는 큰 위협이므로 규제개혁 등 경영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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